해를 품은 달 2
정은궐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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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반부로 넘어선 이야기를 보면, 왕이 허연우의 죽음에 대한 의문을 품기 시작하고 비밀리에 병사인지 타살이었는지 조사해 나가게 됩니다. 왕의 비밀 조사가 윤대형 진영에서 알게 되면서 갈등의 골을 더욱 깊어가고 , 여러 사건들이 전개됩니다. 곧 드라마를 통해 알게 될 내용들이라 줄거리에 대한 내용은 생략하겠습니다. 2권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작가가 참으로 시적이다라는 느낌을 많이 받게 되었습니다. 등장인물의 이름을 가지고 많은 심리적인 묘사를 하게 되는데요. 왕의 이름은 이훤(李暄), 훤은 따뜻하다는 의미로, 왕이라는 의미에서도 해를 뜻하지만 이름에서도 해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연우(煙雨)는 보슬비라는 한자의 이름이지요. 드라마에서는 아직 크게 부각되고 있지는 않지만 이훤의 운검인 김제운의 모습이 서서히 나타납니다. 운검은 임금을 보좌하는 무관인데, 훤이 가장 믿는 옛 친구인 <김제운>이라는 자가 항상 호위를 하고 있습니다. 김제운의 운은 구름으로 제운도 연우가 아닌 액받이 무녀 월을 홀로 짝사랑하면서 괴로워하지요.

 

제운은 서자 출신으로 예전 연우가 죽기전 허염의 집을 드나 들때는 연우에게 감히 마음을 열수도 없는 자신의 처지를 생각해 연우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액받이 무녀로 와있는 월을 보고 사랑에 빠지면서 자신이 자신의 주군에 대한 배반의 감정을 가진것을 질책하기도 합니다. 짝사랑의 아픔을 지닌 또 한사람, 월의 옆에서 항상 남장을 하고 호위를 하고 있는 <설>이라는 여인이 있습니다. 허염의 집에서 노비로 있다가 하찮은 자신의 이름을 허염이 설이라는 이쁜 이름으로 고쳐주고 다정하게 대해주자 홀로 허염에 대한 사랑을 키우는 설이, 허염의 염(炎)은 불꽃이라는 뜻으로 설(설)인 눈이 가까이 가면 녹아 없어지는 운명을 가지고 있었지요.

 

이런 짝사랑의 아픔을 지닌 제운과 설이 우연히 만나서 하는 말입니다. "구름은 달을 가리는 것일뿐, 품는 것이 아니옵니다." 제운의 월에 대한 마음을 눈치 챈 설의 말이엇습니다. 구름은 제운, 달은 월, 구름이 달을 품을수는 없다는 말이지요. 이에 제운은 이렇게 반박합니다.  "구름은 달을 가릴뿐이지만 비는 품을수 있습니다." 제운은 비인 연우는 품을수 있다는 뜻이지요. 그렇게라도 사랑하는 연우인 월을 품고 싶어하는 그의 애절한 감정이 실려 있는 말입니다. 이름가지고 장난하는 것 같지만 그 이름속에 담겨있는 서정성이 또한 아름답게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결국 설은 허염이 어려움에 처해 있을때 허염대신 자신이 자객들을 막아 내고 죽어 갑니다. 그리고 자신의 주검을 허염이 보기 전에 치워 달라는 유언을 남기기까지 합니다. 해와 달의 아름다운 사랑의 배경에는 이런 가슴아픈 사랑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랑들이 있었기에, 들러리라는 생각도 들지만, 주인공이 해와 달의 사랑이 더욱 빛나고 돋보이게 해주고 있습니다.

 

한 여인인 달만을 품을수 있게 운명 지어진 태양, 훤은 가짜인 달을 몰아내고, 결국 진짜 달인 연우와 좋은 가약을 맺게 된다는 해피앤딩으로 마감을 하게 됩니다. 그런 과정에 파란 만장한 여러 일들이 일어 나므로 그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흥미진진할 것입니다. 장씨 도무녀가 연우와 중전인 윤보경의 운명을 바꾸는 무고술을 행하는 이유가 자신의 안위보다 성수청의 존재유무때문이었다고 합니다. 그런 장씨 도무녀가 연우에게 말합니다. 그 어떤 주술보다 강한 것은 사람의 간절한 마음, 그리움이라고...... 그런 그리움이 결계를 깨고, 악한 주술을 이길수 있는 초능력임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하늘이 정한 운명이지만, 주위의 정치적 음모와 술수로 만날수 없었던 인연은 그런 강한 그리움으로 하늘의 운명을 이어나가게 되는 셈이지요. 찐한 감성을 자극하는 대화내용들이 독자들에게도 촉촉한 심장을 가질수 있게 해줄 것입니다. 한편의 아름다운 서정성을 좋아 하시는 분이라면 반갑게 펼칠수 있을 만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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