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고백
김려령 지음 / 비룡소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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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흥행을 올렸던 영화 <완득이>의 원작 <완득이>의 저자 김려령씨의 최신작, <가시고백>입니다. 완득이가 제1회 창비 청소년 문학상 수상작이었는데, 제가 김려령씨의 다른 작품은 안 읽어보아 잘 모르겠지만 , 이 가시고백 또한 완득이와 같은 청소년 문학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청소년 문학하면 성장소설이라고 보면 되지요. 난장이 아버지와 필리핀 출신의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반항아 완득이를 다문화 가정에 대한 시각으로 접근했다면, <가시고백>은 성장하는 가운데 맞벌이 부부 사이의 어린 자녀가 홀로 지낼때의 두려움과 외로움이 정신적인 영향을 미쳐 스스로 도둑이 되어 버린 민해일이라는 고등학생의 이야기입니다. 마음보다 손이 먼저 행동하는 해일은 자기가 비정규직 프랜랜서 절도 전문가라고 혼자 자칭하면서 버릇을 떨쳐 버리지 못합니다. 그러나 친한 친구의 물건을 훔치게 되고, 아무도 알지 못한다고 생각한 완전 범죄로 끝나버립니다. 자신때문에 물건을 잃어 버린 친구와 우연한 기회에 친해지고, 또 그 친구의 아픔도 알게 됩니다.

 

부모의 이혼으로 인해 , 친 아버지를 미워 할수 밖에 없는 허지란은 어머니를 외롭게 만들고 자신을 힘들게 만든 아버지에 대한 원망때문에 마음속에 가시를 박고 살아 갑니다. 친구의 물건을 훔치지만 떨치지 못하는 해일속에 깊이 박힌 가시와 아버지에 대한 원망의 가시를 ,  이들은 병아리 부화 실험을 매개로 친해지고, 여러 경험을 통해 그런 가시들을 빼 낼수 있는 용기를 가지게 됩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학생들은 대부분의 고등 사교육을 받아 뛰어난 지식과 정보력을 소유하고 있어 워낙 뛰어나지 않는 이상 잘난척을 하면 살수 없어집니다. 그런 학생들이 튈 수 있는 것은 상대방을 공격하는 것이지요. 자신의 기준에서 상대방을 헐뜯고 비방하고, 질투하고 시기하는 <인격 살인>이 자행되고 있는 것입니다. 인격 살인에서 더 나아가 왕따와 폭행등으로 우리 나라 학생들은 더욱 공격적이 되면서 한편으로는 큰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불행한 세대인 셈이지요.

 

이런 세대의 아픔을 잘 아는 담임 조용창 선생님은 그들에게 백설공주와 거울, 독사과에 대한 이야기를 해줍니다. 이 부분이 작가가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메세지를 담고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왕비의 거울은 가장 아름다운 사람을 왕비라고 해야만 되지만 다른 사람을 지목하게 되고, 결국 그 다른 사람인 백설공주는 독사과로 희생이 되고 말지요. 이 왕비의 거울은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자기 내면의 거울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내면에 비춘 거울속에 자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비치면 , 그 사람에게 독사과를 먹이는 나쁜 행동을 보일 것이 아니라 , 자신의 내면을 성찰해야 하는 것입니다. 독사과를 먹이는 자만심을 탈피하여 성찰로 인해 자신의 자존감을 높여 나가는 반성을 해 나가야 하는 것이 정석일 겁니다. 하지만 , 다른 사람에게 독사과만 먹이기 때문에 따돌림문제나 폭력의 문제가 생겨나는 것이 학교와 학생들의 세계가 아닐런지요. 무릇 학교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라 사회전반에 이른 현상들이 일어나기 때문에 범죄들이 양산되고 있는 것입니다.

 

심장에 박힌 가시를 빼고 싶어도 고백을 들어 줄만한 , 믿음직한 사람이 없다면 보통 사람들은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리겠지요. 하지만 다행이 주인공 해일은 그런 친구들을 얻게 됩니다. 빼내고 싶었던 가시를 빼내어도 믿어주고 , 받아주고, 이해해주고, 들어주는 이들이 존재해야 되는 것입니다. 이런 이들이 없는 사람들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합니다. 삶은 좋은 추억으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 버린 나이에, 미운 사람은 여전히 미워할수 밖에 없는 자신을 자책할수 있습니다. 하지만 좋은 사람을 붙들지 못하고 그냥 떠나보내는 실수는 하지 않는것이 진정한 삶의 태도가 아닐지요? 작가 김려령의 이런 고백이 우리 독자들의 고백이 될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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