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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2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작가의 말을 빌자면 우스갯 소리 , 즉 유머를 통해 작가 베르나르는 큰 깨달음을 얻습니다. 우리가 즐겨읽었던 <개미>의 초판본을 처음 집필하고 나서 지인들에게 읽으라고 했을때 , 대부분 끝까지 읽지 못하는 결과를 자신이 경험했다고 합니다. 그러던중 친구들과 여행을 떠나 우스갯소리를 지어내는 게임을 한적이 있는데, 한 친구중에 어쩌구니 없는 결말을 지어낸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 그 속에서 이야깃꾼의 기법을 깨닫게 되었다고 고백합니다. 나이가 들어 요즘을 덜 이야기 하지만 우리도 <참새시리즈> 등의 우스갯소리를 많이 하면서 컸던 세대입니다. 지금 생각하면 <썰렁 개그>시리즈가 되겠지만 그 당시에는 참 재미있었지요. 그런 유머에서 우리는 삶의 의미를 찾고 불행을 극복하고, 현재의 고통을 참아내는 효과를 볼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런 소중한 웃음에 대한 이야기를 작가는 역사속에 나오는 희극 작가들이나 여러 철학자들을 유머 기사단으로 소속시켜 그들이 지켜 내려고 했던 <살인소담>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 갑니다.
유머는 경제적인 무기, 정치적인 무기라고 작가는 말하고 있습니다. 농담삼아 상대방을 조롱하는 신문의 만평속에도 유머가 들어 있지요. 이 시대의 대세인 국민엔터테이너 들이 갖추어야 할 덕목은 유머이기 때문에 충분히 경제적인 무기도 될수가 있지요. 유머는 권좌에 앉아 있는 위선자들보다 그들을 조롱할수 있으므로 그들에게 맞설수 있는 힘도 되는 것입니다. 사실 유머는 저속한 표현에서 시작되기도 하지요. 음담이나. 분뇨담이나 모든 금기에 대한 도전이 유머라고 할수 있답니다. 그러므로 유머는 반사회적이고 기성질서를 뒤흔들수 있는 혁명으로도 작용할수 있는 셈이지요. <개그 콘서트>의 최효종과 국회의원의 한판 말씨름을 우리는 지켜 본적이 있습니다. 덕분에 최효종의 인기가 더 높아지는 결과를 가져 왔지요.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합니다. 자신이 알고 있는 역사속에 유머를 끼워 넣어 자신의 역사지식을 한껏 더 발휘시키고 있습니다. 성전기사단의 패러디로 보이는 유머기사단을 등장시키고, 예수님의 성배가 아닌 솔로몬의 보배, 우리의 성스러운 보물, 진정한 왕으로 인정받게 해주는 엑스칼리버, 우리에게 정통성을 부여하고 우리를 3천년의 유구한 역사속에 뿌리내리게 하는 성배를 <살인소담>으로 패러디 하는 신선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살인소담>즉 사람을 죽게 만들수도 있는 우스갯소리를 지키기 위해 유머기사단의 활약은 끊임없이 지속되어 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프랑스인이 가장 존경하는 코미디언으로 알고 있던 다리우스의 실체를 밝히는 모험이 되어 버립니다. 코미디언의 이중성을 고발하고 있기도 합니다. 무대위에서의 유머와 태도에 매료되지만 그들의 사생활에서 코미디언의 본성적인 삶과의 대비가 다리우스라는 코미디언을 통해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403 상상력은 인간에게 주어진 것은 인간의 현재 모습이 아닌 것으로 인간을 보완하기 위함이요. 유머가 인간에게 주어진 것은 인간의 현재 모습에 대하여 인간을 위로하기 위함이다. =헥터 휴 먼로
상상력과 유머를 인간이 가질수 있는 것은 행운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유머를 통해 자신의 나약함과 고통을 이겨 낼수 있고, 삶에 대한 위로도 받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사랑의 에너지인 에로스와 죽음의 에너지 타나토스를 우리는 베르나르의 소설을 통해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세번째인 가장 중요한 웃음의 에너지 "겔로스"를 통해 우리는 삶에서 많은 것들을 극복할수 있을 겁니다. 고아였던 여주인공 뤼크레스가 자살 직전에 다리우스의 유머를 통해 삶의 희망을 찾았듯이 우리에게도 불행을 극복하고 희망을 볼수 있는 활력소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많은 역사적인 인물과 역사적인 사실들이 쭉이어져 현대의 유머기사단의 역사 까지 읽어야 하는 고단함을 줄수 있는 소설 <웃음>이지만 , 이 소설을 통해 웃음에 대한 진실을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어하는 것이 작가의 의도인 것입니다. 언젠가부터 텔레비젼에 나오는 드라마보다 책이 더 재밌어 책을 열심히 읽게 되었습니다. 책속에서 얻는 지식과 공감과 감동도 크지만 읽기라는 노동이 필요한 만큼 스트레스가 쌓일때가 있습니다. 그럴때는 과감히 전 예능 프로를 보면서 스트레스를 훌훌 털어 버립니다. 그래서 책속의 주인공 다리우스 처럼 우리나라의 유재석, 이수근 등이 일상에서 소중한 개그맨이 되는 셈이지요. 저만의 공감일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