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나무에게
더불어숲(신영복 홈페이지 이름) 지음 / 이후 / 2001년 6월
평점 :
품절


-난 살아 있으니까... 난 꼭 나무처럼 살고 싶어요.

-어촌에 사는 사람은 해가 바다에서 떠서 바다로 진다고 알고 있고, 산에 사는 사람은 해가 산에서 떠서 산으로 진다고 생각해요.

-걱정하지 않습니다. 세상에 크지 않는 나무가 없기 때문입니다.

 

나무, 비, 구름, 햇살, 바람, 이슬, 안개, 숲 ~이름도 들어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자연이 그리워지게 만드는 단어들을 소제목으로 붙여 놓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2001년도에 출간했던 책으로 신영복 선생님의 홈페이지 <더불어숲> 회원들의 글을 모아 놓은 책이다. 잔잔하게 마음을 파고 드는 글이 있는 가 하면, 사회주의니 운동이니 하는 말처럼 보통사람의 생활과 거리가 있는 글도 있었다.  모두 그네들의 마음속에 있는 앙금과 상처를 승화시켜 내놓은 글들이라 자연적이며, 감성적이었다.

 

두드러지게 와닿았던 문구가 있다. <강의실로부터의 사색>이라는 글에서 <반미=친미> 를 해석해주시는 교수님의 위트가 참으로 재미나다. 여기서 美란 미국이 아니라 완전함, 아름다움, 어떤 가치에 관한 것으로, 반미란 즉 완전하지 않은 아름다움은 역설적으로 친미, 그러니까 완전함에 가까운 아름다움이다 라는 말로 풀어 주고 있다.

완전한 것은 오히려 아름다운 것이 아니다. 완전한 것은 싫증을 내게 하고, 되레 재미가 없다. 아하 그렇구나 하고 무릎을 치고 싶을 정도로 역설속에 진리를 발견한 순간처럼 다가온 순간이었다. 교수님의 서예에 대한 화두라고 한다.

 

갖가지 생활속에서 겪었던 가슴찡했던 순간들과 고민, 자신들이 겪었던 경험과 그들의 사상이 녹아져 나오면서 평범함 속에 어떤 진리와 공감을 얻고자 하는 목적을 보여주고 있는 책이었다.

같은 생각과 비슷한 운명을 가진 그들의 생각이 여러 사람들과 같지 않은 면이 있긴 하지만 <더불어 숲>이라는 공간을 통해 만들들어 가는 그들의 만만과 나눔, 공유에 대해서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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