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똥 민들레 그림책 1
권정생 글, 정승각 그림 / 길벗어린이 / 199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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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순전히 한국적인 동화책을 한번 살펴 보겠어요. 영국의 동화와는 좀 분위기가 달라요. 영국의 동화는 주로 무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하는 판타지한 동화가 많은데 반해 한국 동화는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희생, 겸손 등을 가르치는 동화가 많아요. 가장 대표적인 동화가 권정생 선생님의 강아지똥이라고 생각이 되네요. 이 <강아지똥>으로 권정생 선생님의 월간 <기독교 교육>의 제 1회 아동문학상을 받으셨어요. 권정생 선생님의 종교적인 색채가 다른 동화책에도 잘 녹아 표현되고 있어요.
돌이네 강아지가 똥을 누었으니 그 똥의 이름은 강아지똥이 맞지요. 이 강아지똥의 운명이 어찌 될지 궁금해져요. 아이들은 똥을 무척 좋아하지요. 똥이야기만 나오면 까르르 재밌다고 쓰러지는 모습이 얼마나 귀여운지 모르겠어요.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똥시리즈로 된 여러가지 동화책이 많이 먹혀 들어가는 것 같아요.

강아지똥은 소달구지에서 떨어져 나온 흙덩이보다도 못한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면서 울게 되요. 홀로 떨어져 나와 강아지똥을 만나 자신의 이야기를 늘어 놓던 흙덩이조차도 소달구지 아저씨가 다시 와서 곱게 자신의 밭으로 모셔 가니 자신의 신세가 얼마나 처량해 보였겠어요. 그런 강아지똥이 위대한 일을 해내게 되지요.

흙덩이는 자신이 산비탈 밭에서 곡식과 채소를 가꾸고, 보랏빛, 하얀빛 감자꽃을 피우는 역할을 했는 무용담을 늘어놓고, 지난 가뭄때 키우던 아기 고추를 살려 내지 못한 것을 후회하기도 하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었어요.흙덩이가 가버리자 혼자 남은 강아지똥은 추운 겨울을 나고 봄에 자신에게 다가왔다가 냄새가 난다면서 가버리는 엄마닭과 병아리들을 보아야 햇어요.

그런 강아지똥이 민들레 싹을 만나면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깨닫게 되요. 민들레 싹은 자신의 거름이 되어 자신이 예쁜 꽃을 피울수 있게 도와 달라고 하자 너무 기뻐 민들레 싹을 힘껏 껴안아 주었어요.


강아지똥이 민들레 싹을 껴앉고 비를 맞고 있는 모습이 한국의 정서에 잘 어울리네요. 자신을 희생하여 녹이면서 민들레의 좋은 영양분이 되어주었어요. 이 모습에서 성경의 말씀인 <한알의 밀알이 썩어 없어져야 > 다시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킬수 있다고 한 말이 생각이 나네요. 

내리는 비에 녹아 강아지똥은 땅속으로 스며들어 민들레 뿌리로 모여 줄기를 따고 올라가 꽃봉오리를 맺게 해 주었어요. 강아지똥이 녹아 없어지면서 민들레 꽃봉오리로 모습을 바꾼 것이지요.방긋 방긋 웃는 꽃송이엔 귀여운 강아지똥의 눈물 겨운 사랑이 가득 어려 있었어요.-

라고 동화는 끝을 맺고 있어요. 권정생 선생님은 <이세상 가장 낮은 곳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대요. 이 세상에서 가장 소외된 존재, 버림받은 존재에 관심을 쏟아 만들어 내신 작품이 <강아지똥>인 셈이지요. 아무리 천대받는 존재라 할지라도 아름다운 꽃을 피워 내는 놀라운 일을 할수 있듯이 인간의 세계에서도 마찬가지겠지요. 왕자와 공주가 나오는 동화만 보던 아이들과 어른들도 새로운 소재를 가진 <강아지똥>의 메세지에 찬사를 보내고 있는 이유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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