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그네 오늘의 일본문학 2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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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문학에 익숙하지 않은 내가 요즘 열심히 그것들에 빠져들고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 님의 소설, 히가시노 게이고님의 추리소설이나 요시다 슈이치님의 잔잔한 작품에서 부터 강렬한 소재의 작품까지. <오쿠다 히데오>라는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처음이다. 131회 나오키상 수상작이다. 히가시노 게이고님도 <용의자 X의 헌신>으로 이 상을 받았었다. 감동적이거나 유쾌하거나 . 이런 류의 작품들이 받는 상인 듯 하다. 두가지 기준 밖에 모르는 건 내가 나오키 수상작을 두권 밖에 읽지 않아서 일 것이다. 각설하고 이 <공중 그네>는 한마디로 예능을 보는 것 같다. 유쾌함을 주는 매력이 뛰어나다. 그런 매력이 근엄하고 무거움을 주어야 하는 의사가 , 그것도 정신과 의사가 너무도 낙천적이면서 어찌보면 엽기적인 행동을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사를 보면서 '뭐 이런 의사가 다 있어? 또라이이나 돌팔이 아냐?' 이런 의문을 가지면서도 그의 매력에 빠져 들어 가는 것은 그들을 찾은 환자들의 느끼는 공통된 감정이다.

 

154 그건 그렇다 치고, 자기는 왜 시키는 대로 가만있는 거지. 이라부나 간호사나, 모두 한통속인 이 진찰실은 흡사 유원지 관참차 같다. 일단 타면 일주하는 동안. 그 페이스에 맞출수 밖에 없다.

우리는 유재석이나 혹은 지금은 나오지 않지만 강호동 같은 사람을 보면서 묘한 매력에 빨려 들어감을 느낀다. 그들의 순수해 보이는, 동심으로 돌아간 듯한 행동, 유치한 말과 제스츄어로 대리만족을 느낀다. 그런 대리만족을 이 소설의 정신과 의사 <이라부>는 환자들에게 보여 주고 있다. 권위와 예의범절에 어긋나면 안되는 신분에 있는 의사가 개그맨 같은, 혹은 어린아이 같은 행동과 말투로 다가오면 환자들은 처음 당황 할 것이다. 하지만 너무나 무거움에 짓눌려 있어 찾아온 정신병을 하찮고, 가볍고, 보잘 것 없음에서 오히려 그 해답을 찾게 되는 경우를 저자는 보여 주고 싶었을 것이다.

 

106 " 그야 물론 깊이 사귀는 것도 중요하긴 하지. 하지만 지금은 사회가 점점 커지는 시대니까 뭐든 받아들이는 넓은 마음도 필요할 것 같아..."

"그렇잖아 이라부 선생님처럼 숨김없이 활짝 여는 성격이면 얼마나 좋아. 그런말이 하고 싶었어."

......... 

"치유사.? 그 풍선같이 생긴 사람이? 그게 아니라 그런 희한한 놈도 살아 갈수 있으니 세상은 아직 살만한 곳이다. 그런 안심이 되는 거겠지."

"뭐 그러면 또 어때 주위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성격이 소중한 거지."

많은 상담을 해 봤자 뻔한 이론만으로는 해결이 되지 않을 것 같은 정신과 치료의 묘미를 의사 이라부씨는 자기가 환자가 된 것 마냥 행동을 한다. 의사가 짧게 내 뱉는 조언들이 환자들에게 뇌리에 깊이 박혀 자신에게서 직접 그 원인을 찾아 해결해 나가는 방법을 찾아 가게 된다. 정말 기인 같은, 도사 같은 비법을 전해 주는 의사 이라부가 좀 현실감은 떨어지지만 현실에서 많이 생겨났으면 하는 바램도 가져본다. 마음을 비우고, 내키는 대로 자연스럽게 행동하고, 주위의 시선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트라이 해보고, 체면때문에 절절 매는 것보다 꾸밈없이 소탈하게 살아가는 것. 이것이 의사 이라부가 , 저자 오쿠다 히데오님이 많은 것에 찌들려 사는 우리 들에게 전해주는 메세지이다.

인간은 겉과 속이 다른 경계에 살듯이, 가벼움과 무거움의 경계를 넘나 들면서, 완벽함과 허당스러움이 공존하고 있다. 지위나 직업이 주는 근엄함이나 무거움 속에 눌려 지내다 보면 부자연스러움때문에 자신의 정신과 영혼이 병들어 가는 것을 의식하지 못할 때가 많다. 오히려 이런 질병들이 하지 못해 안달이 나서 강박증에 시달리느니 보다 일단 시도를 해보는 것이 하나의 치료가 될수 있다. 자신만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되는 그런 병들이 자신만이 아닌 동종의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도 나타날수 있구나 하는 안도감속에서 신경증은 사라지고 있다. 단순한 이치를 실천하는 행동력, 긴장이나 공포감을 아예 잊거나 타인에게 자신을 쉽게 열고, 포용하는 마음을 가진 <이라부>야 말로 오늘날 각박한 시대의 정신병에서 벗어나는 지침을 알려주고 있다. 이라부처럼 자신을 열어 당신의 가면을 벗어 던지고 마음을 열어보자.  그러면 자신의 강박증이 조금씩 사라져 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유쾌한 이  소설을 통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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