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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이 사랑한 천재들 - 클림트에서 프로이트까지 ㅣ 도시가 사랑한 천재들 1
조성관 지음 / 열대림 / 2007년 2월
평점 :
오스트리아 수도 빈을 배경으로 예술과 학문의 세계를 펼쳤던 천재들의 삶과 그 유적지에 대한 소개와 감상으로 이루어진 책이다.
저자 조성관은 특파원 기자로 활동하면서 자신이 관심있었던 예술가들에 대한 탐방을 시작하게 된다.
신경과 의사 김종성씨가 학회차 다녔던 유럽 여러 지역을 다니면서 예술가들의 뇌속을 파헤치는 여행서 겸 의학서적이었던 <뇌과학 여행자> 와도 비슷한 느낌이 난다. 김종성씨는 의사의 입장에서 예술가들이 앓았던 질병을 파헤치면서 그들의 고통을 같이 하고자 했던 방향성으로 써 내려갔다. 각별히 다른 점을 찾자면 이 책은 조성관씨가 개인적으로 관심있고 존경했던 예술가들이 살았던 빈의 유적들을 찾아 나서면서 그들의 저서나 예술작품을 조명하고자 했던 것이다.
이책을 읽으면서 놀라웠던 사실은 베토벤이나 모짜르트를 예를 들었을때 그들이 살았던 장소들에 대한 조사가 그들 나라에 의해서 철저히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모차르트의 첫 하숙집인 베버하우스(밀크 가세 1번지)에서 1781년 <후궁으로부터의 탈출>을 작곡
하였고, 돔 가세 5번지에 있는 일명 피카로의 집에서 <피가로의 결혼>을 작곡했다던가, 베링게르 슈트라세 26번지의 집에서 1788년 교향곡 39.40.41번을 작곡했다는 식의 모짜르트 거처에 대한 조사가 놀라울 정도로 철저히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오스트리아 빈에서의 가이드북이 따로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조성관씨가 미리 다 조사를 해보고 답사를 한 것인지 알지 못하지만 음악가 한사람에 대한 조명이 철저히 이루어 졌다는 사실에 그들의 철저함이 느껴진다.
모차르트와 베토벤 만을 두고 보았을때 사실 우리는 베토벤이 훨씬 더 비극적으로 살았고 청각장애 때문에 더 비참했을 거라고 미루어 짐작한다. 하지만 그들의 말로에서는 모차르트가 자신의 아내 콘스탄체의 진료비의 지출이 컷던 이유었는지 정확한 이유는 알수 없지만 말년에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생 마르크스 묘지에 행려병자처럼 버려졌던 모차르트의 시체를 생각하면 너무나 가슴이 아파온다.
반면에 베토벤의 장례식에는 그를 기리기 위한 조문객이 1만여명에 달할 정도로 위대한 음악가에 대한 조의를 표하여 대비를 이루고 있다. 모차르트가 죽고 60년 동안 방치 되었던 그의 업적과 묘지에 대해서 늦게 나마 죄의식을 느낀 빈의 시민들은 똑같은 오류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다. 베토벤의 장례식에 참석했던 사람들은 앞서 죽은 모차르트에 대한 방치에 대한 가책을 면해 보고자 했던 행동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게 만든다.
비엔나 분리파의 창시자인 클림트와 <장식은 범죄다 > 라고 주장한 <아돌프 로스>는 기존의 화풍과 건축의 주류에 반하는 독창적인 작품들이 처음에는 많은 반발을 샀던 것으로 나타난다. 모든 예술과 학문의 면에서 주류에 반하는 혁신적인 흐름이 나타나면 거의 뒷따르는 비평이 등장하기 마련이듯이. 이런 비평에 굴하지 않고 그들이 표현하고자 했던 작품들 속에 그들의 철학과 의미를 담아내고자 했던 , 천재들은 옹고집 이었던 것이 틀림없다
그렇게 뚜렷하고 방향성이 독특한 그들의 표현들이 처음에는 반발을 사지만 결국은 그 시대의 사람들은 그들의 매력에 빠져 들기 마련이다. 절묘한 황금빛으로 몽환적 에로시티즘의 절정을 표현한 화가,클림트 , 모노톤의 삶 속에서 위대한 학문을 일궈낸 정신분석학의 대가, 프로이트, 가난과 질시 속에서도 열정의 삶을 불태운 음악 신동, 모짜르트, 폭풍같은 운명에 맞서 불멸의 음악을 남긴 비운의 천재, 베토벤, 장식과 치장을 거부함으로써 제국의 심장부를 뒤흔든 건축가, 아돌프 로스, '필요만이 예술의 주인' 임을 설파한 현대 건축의 거인, 오토 바그너 이렇게 6명의 빈이 사랑한 천재를 찾아 다니면서 저자는 진정 행복했을 것이다.
클림트의 <키스>라는 황금빛 그림의 원작을 직접 볼수 있다는 환희를 느꼈을 것이고, 정신분석학이라는 위대한 집착에 빠져 그의 이론이 환영받지 못했던 프로이트의 좌절이 가슴속으로 저며옴을 온몸으로 맞볼수 있었을 것이다.
화려하게만 보였던 모차르트의 생애가 말년의 비참함으로 끝나 버리지 않았던 안도감도, 베토벤의 단 하나의 혈육인 딸 미노라의 알려지지 않은 무명의 설움이, <로스 하우스>라는 장식이 없는 , 기존의 역사주의에 어긋나는 설계도가 경찰에 의해 저지당했을때아돌프 로스가 느꼈던 아득함도, 50세가 되어서야 필요만이 예술의 주인이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치욕과 영광을 한자리에 나란히 지어 보여 주었던 오토 바그너의 당당함이 저자의 체험을 통해 읽는 독자에게도 고스란히 전해 질 것이다.
빈에서 자신들의 인생을 누구보다 치열하게 보낸 여섯 명의 천재들에 대한 사생활과 사적인 공간들이 흔적으로 남아 여행할수 있는 행운을 직접 맞이 하진 못하더라도 이 책을 통해 마음껏 내 것으로 만들어 보고 싶어진다.
6명의 천재들은 분명 위대한 정신적 소유자 였지만 역시 지극히 평범한 인간이기도 하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던 의도가 다분히 보인다 . 빈의 골목, 골목을 찾아 그들의 집들속에 그들의 희노애락이 고스란히 기억되고 있던 현장을 꿈에서라도 가고 싶은 심정이다.
예술기행이든, 역사기행이든, 휴양을 위한 여행이든 그곳으로 떠나고 싶은 여행가들에게는 좋은 길잡이가 되고 있다.
여행에세이의 매력이 이런 것에 있는 것이다. 존경하는 천재들의 삶속으로 떠나고 싶은 사람들은 과감히 이책을 펼쳐 들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