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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장 지글러 지음, 유영미 옮김, 우석훈 해제, 주경복 부록 / 갈라파고스 / 200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인간의 욕망중에서 가장 기본적인 것이 식욕이다. 먹는다는 것을 떠나서는 인간의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런 인간적인 기본 욕망도 채울수 없고, 굶어 죽어가는 제3세계의 어린이들의 모습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생각해보아야 하는 것일까?
오늘날 세계인구는 60억정도인데, 지구는 60억인구보다 두배나 많은 120억 인구를 거뜬히 먹여 살리고도 남는 식량을 생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얼마나 아이러니한 일인가. 이런 기아문제가 발생하는 문제의 핵심은 사회구조에 있다는 것이다. 식량자체는 풍부해도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그것을 확보할 경제적 수단이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불공평한 식량의 분배가 매년 10만명 정도가 기아나 영양실조로 죽어가고, 매 5초마다 1명의 어린이가 기아로 죽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서구의 부자나라들은 <자연도태설>이라는 가혹한 신화를 들어 늘어나는 인구 조절이 <기근>을 통해 지구가 적당히 조절하고 있다는 가설을 내놓으면서 그들 자신의 양심을 가리고 있는 것이다. 정말 기근이 지구의 과잉인구를 조절하는 것일까?
기아의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첫째로 들자면 경제문제에서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를 말할수 있다.
애덤 스미스에 의해 만들어진 시장경제체제의 업그레이든 버젼인 <신자유주의>는 자유라는 미명아래 부조리하게 조장되는 경쟁의 모순이 부의 창출이 쉬운 반면에 인간의 이기심을 자극하여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가중화 시킨다는 것이다. 부자나라의 거대 기업들은 자신의 이윤창출을 위해 노력할 뿐이지 제 3세계의 기아 문제는 유엔이나 국제식량대책의 세계 기구들이 할일 이라면서 외면해 버리는 것이다. 인간의 이기심은 어디까지 일지 그들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 기대해본다.
둘째는 국제 구호 조직에서 보내진 식량들이 제 3세계 자국의 정부와 고위관리들의 부패로 난민들에게 식량이 전해 지지 않는 정치체제의 문제점이다. 우리나라도 조선후기의 세도정치로 인한 부패로 백성들의 생활이 도탄에 빠졌던 역사들이 그들나라에도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셋째의 원인은 가뭄과 홍수, 환경파괴로 인한 환경난민의 증가이다. 이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이슈화되고 있지만 역시 부자나라들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고 가장 가난한 나라가 가장 많은 피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두번째 원인인 자국 정치의 부패로 인한 경우에는 단순한 식량 배급을 구제목적으로 삶지 않고 그나라의 개혁을 우선 순위로 두게 해주는 것이 가장 관건이다. 칠레의 경우 소아과 의사 출신인 개혁가 아옌데는 당선공약을 아이들에게 분유의 무상 공급으로 두었다.
당선후 공약의실천 문제에서 <스위스의 네슬레>회사가 미국정부와 손잡고 아옌데의 계획을 무산시켜버리고 결국 아옌데는 살해당하는 비극을 맞이한다. 칠레가 국가의 자립성을 높혀 외국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는 것을 두려워한 미국과 유럽국들의 횡포라고 볼수 있는 것이다. 이런 사실들을 빌어 우리 나라 역사에 빗대어 보아도 비슷한 경우가 많다는 것을 우리는 잘알고 있다.
또 한사람의 개혁가 아프리카의 <부르키나파소>라는 나라의 <토마스 상카라>를 들수 있다. 장 지글러가 직접 만나기도 햇던 상카라는 부르키나파소를 개혁하기 위해 장 지글러의 도움을 받고 싶어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 상카라는 자국의 힘으로 철도건설사업을 벌이고, 인두세를 폐지하므로 국민들의 세금부담을 들어 주어 농민들이 안심하고 농사에 전념할수 있게 해주었다.
그런 4년동안의 상카라의 개혁이 식량자급자족이라는 결과물이 나오고 있을 무렵 프랑스의 지지를 받고 있던 그의 동료였던 <현재의 부르키나파소 대통령인 콩파오레>에게 살해당하고 만다. 쿠바의 <체 게바라>를 멘토로 삼아 그처럼 살고자 했던 상카라는 자신의 멘토처럼 젊은 나이에 살해되는 비극을 맞이하게된다. 이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일인가.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도 2차세계대전 후 독립을 얻은 식민지였던 터라 같은 입장이었던 아프리카, 아시아의 여러나라와 비교해 볼때 정말 감사함을 느끼게 된다. 그런 세계적인 음모와 글로벌 기업들의 횡포에도 불구하고 이만한 경제성장을 이끌어 냈다는 자부심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는 아니라는 안심단계에서만 머물러서는 안될 것이다. 경제적으로 상위권에 속하는 우리나라이지만 주변의 강대국의 횡포로 언제나 피해를 볼 소지들은 다분하기 때문이다.
현재도 중동의 몇몇 나라와 아프리카는 내전으로 그나라 국민들과 아이들이 희생양이 되고 있다.
리비아 사태를 보아도 그렇고, 북아프리카 나라와 중동지역의 민주화 영향과,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의 내전 등으로 기아가 오히려 테러리즘의 무기가 되고 있는 형편이다. 이 책이 나온지 거의 10년이 지나고 있다. 그 때 당시에는 기아에 대해 전혀 교육현장에서도 무지 몽매했던 것에 비하면 지금은 많은 홍보로 세계에서나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관심과 인식을 새롭게 하고 있기도 하다
한비야의 <지구밖으로 행군하라><그건 사랑이었네> 등의 책을 통해 기아와 전쟁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느껴 <월드비전>에 작은 후원금을 내게 된 계기가 있었다. 먼저 깨달아 구호의 장소에 들어가 직접 경험한 그들의 생생한 정보들이 있었기에 편안하게 살던 우리들에게도 각성의 기회가 왔던 것이라 생각된다. 이 책 역시 한비야씨의 추천 목록에 있던 것이었는데, 지금에야 접하게 된 것이지만 학자이자 활동가 였던 <장 지글러>의 노력은 헛되지 않을 것이다. 세계 사회와 경제, 정치 구조의 문제로 인해 구호단체의 활약만으로 이들 나라의 가난을 해결할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가장 본연의 인간성의 회복만이 이 문제의 해결이라고 할 만큼 문제의 심각성을 토로하고자 했던 것이다. 텔레비젼에서 간간히 들려오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희생정신을 보고 받기도 한다.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우리의 <새마을 운동>을 전파하고 있는 사람에서 부터 종교의 힘으로 그들에게 가난을 극복하는 힘과 열정을 불어 넣어 주는 종교인들까지 존경할만한 사람들은 주변에 많이 있다. 단순하게 내가 나서서 구호의 현장에 뛰어 들지 못하는 양심의 가책은 잠시 벗어 버리더라도 작은 후원금을 낸다던지 주위의 사람들에게 기아 문제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해주는 노력만이라도 우리가 할수 있는 작은 영역이 아닐까 한다.
장 지글러 교수는 기아 문제 해결의 핵심을 밝히고 있는데, 아래와 같다.
p. 169 시카고의 곡물거래소는 문을 닫아야 하며, 협의등을 거쳐 제 3세계에 대한 식량 공급로가 확보되어야 하고, 서구정치가들을 눈멀게 만드는 어리석은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는 폐지되어야 한다.
세계에서 불공평하게 분배되는 곡물거래소의 폐단을 지적하고, 서구정치가들과 다국적 기업들의 횡포에 대해 따끔한 충고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모든 일들은 <다른 사람이 처한 고통에 함께 아파할수 있는 유일한 생물인> 인간만이 할수 있는 일이기에 그들의 양심에 호소를 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