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웃음이 예쁘고 마음이 근사한 사람 '
- 안 대 근 - @Yellow_t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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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힘이 들면,
무언가를 질리도록 생각한다.
그게 이번에는 자신이었으면 좋겠다.
주변 말고, 책 말고.
영화 말고, 사람 말고, 짝사랑 말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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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만큼, 아쉬운 만큼,
서로를 생각하는 만큼,
그리워하는 만큼,
입을 크게 벌려 소리쳤어야지.
지금 이 마음이 가짜가 아니라고
그렇게 티를 냈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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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 나는 이 문장을 읽고 기절초풍하는 줄 알았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 치약을 소금맛 치약으로 바꿨다. 참치에게 바다를 선물하고 싶었다. '
이 글을 읽고, 이 책을 읽은 다른 친구에게 이 문장을 보여주면서 정말 좋다고 이야길
했더니,
그 친구도 이미 이 문장을 읽었고, 너무 좋아서 손글씨로 적어 방 벽에다가 써붙여놨다고 이야길
했다. '
사람은 조금 비슷한가보다, 싶다가도
아 다는 아니고, 비슷한 사람이 있는가보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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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읽다가 너무 예뻐서 따라서 쓰고 싶었다.
그래서 따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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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에게. 산책 같은 사람이고 싶다.
여행처럼 멀리 떠나야만 만날 수 있는 거 말고. 소소하고
작게, 집 앞에서 편하게 만날 수 있는.
그리고 자주. 산책 같은 사람이면 좋겠어. 너에게. 참
좋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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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사람에게서 온
메시지를
일부러 읽지 않는 경우,
내가 뭔가 이겼다는 생각이
든다.
빨간 동그라미 안에 늘어나는 숫자를 보며
나를 향한 마음들이 쌓여간다고
좋아했다.
선물 같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나에게 관심이 없었으니
당연히 그들은 나에게 선물을 주지
않았다.
그냥 메시지를 안 읽었을 뿐.
내가 부여했던 수많은
의미들은
아무 소용없다는 거 사람들이 다
안다.
부끄럽다.
많이 외로웠었나보다.
사실 나는
항상 졌다.
매번 지고 고작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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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6page에 나오는
내용. 이 책을 처음 딱 펼쳤는데, 이 페이지가 나왔다.
무슨 내용일까 궁금하여 읽어보았더니 내 이야기였다.
아니 이 사람은 도대체,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을 여기에
적어놨네, 하면서 얼른 첫 장부터 읽어야지-하는 마음을 갖게 했다.
웃음이 예쁘고 마음이 근사한 사람은 두 사람일수도 있겠다
싶었다.
웃음이 예쁜 한 사람과 마음이 근사한 한 사람. 그러다가
한 사람이 두 가지를 다 가지고 있다면 정말 멋지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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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있는 생각을 꺼내어 이렇게 글로 쓸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마음이
근사하다고 생각했다.
웃음이 예쁜 건 그 후의 문제지만, 마음이 근사하다면
이미 웃을 때 예쁘지 않을까 생각을 했다.
마음이 근사한 사람이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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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그러더라.
헤어짐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을 만나야만 한대.
늘 최선을 다해 이별하는 사람.
정들었던
사람들,
정들었던 시간들,
정들었던 공간들을
가슴에
차곡차곡 쌓아놓을 줄 아는
그런 사람은
눈앞에서 사라져도 늘
생생하대.
남기고 간 온기가 오랫동안 따뜻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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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헤어짐을 항상
소중히 생각한다. 이번이 마지막일지도 몰라, 하는 마음을 가지고.
그래서 만나면 하이파이브를 하고 헤어지기 전에도
하이파이브를 한다.
내가 하는 "또 보자."라는 말에는 다음에 연락해서 다시
만나자,
아니면 우연히 어디선가 마주치자,라는 정도의 의미를 담고 있다.
쿨하게 헤어지는 듯 보이지만
나는 다시 고개를 돌려 그
사람이 잘 가고 있는지 지켜보는 사람이다.
그러다 그 사람이 점이 되어 사라지거나, 모퉁이를 돌아
사라지면 나도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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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엊그제 이사를
했다.
바로 옆 동네지만, 수백 번의 밤을 보낸 공간과의 이별이 쉽지는 않았다.
이사를 하고 난 다음 날 저녁.
머리로는 새로 이사 간
집으로 가라는데, 발은 자꾸 전에 살던 집으로 갔다.
내 머릿속에 있는 네비게이션이 "경로를 이탈하였습니다.
경로를 재탐색합니다."라고 자꾸 외쳐댔다.
그리하여 나는 전에 살던 집 앞을 거쳐 새로 이사 간
집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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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과의 이별이 이토록
어려운데,
정들었던 사람과 함께 보낸 정들었던 시간들과의 이별은 어려움을 넘어 아프다.
헤어짐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면
분명 따뜻한 사람이겠지.
지난 일들을 돌이켜보고, 후회와 반성을 번갈아가며 한
발짝씩 내딛는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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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이 예쁘고 마음이
근사한 사람이 되고 싶다.
책 속에 한 알 한 알 박혀있는 글자들이 참 예쁘다는 생각이 든다.
귤 한 박스를 사서 열심히 먹고 마지막 남은 귤 하나를
하나씩 떼어먹는 것처럼,
아껴 먹고 싶은 책이다.
그리고 이미 웃음이 예쁘고 마음이 근사한 사람과,
나처럼
웃음이 예쁘고 마음이 근사한 사람이 되고 싶은 사람과,
웃음이 예쁘고 마음이 근사한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사람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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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서 '너무'라는 일을 지우려고 노력했다.
너무 슬프거나, 너무 힘들거나, 너무 답답하거나,
가끔은 너무 행복한 순간들에도 눈물이 조금씩 나가지고.
자꾸 울다보면, 그건 잘못 사는 인생인 것만 같아,
그랬었다.
그렇다 해도 사실 나는 다시 '너무'라는 말을 찾아오고
싶다.
그러다 너무 울고 싶은 날이 오면, 너무 울어버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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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이 예쁘고 마음이 근사한 사람.
선물하고 싶은 책.
갖고 싶은 책.
읽고 싶은 책.
선물 받고 싶은 책.
글쓴이를 만나보고 싶도록 만드는 책.
참 좋다 -
나도 근사한 사람이, 예쁜 사람이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