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은 괜찮지 않았던 날들
허윤정 지음 / 자화상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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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 힘들 때 어루만져 줄 것 같은 책이었다. 다른 사람보다 내가 더 소중하고 나를 아껴주는 내용이 많아서 자존감이 낮은 사람에게 추천해주기 좋다는 생각도 했다.

이별의 아픔을 담은 에세이들이 참 많은데 특히 이 책은 그 아픔을 딛고 이제는 덤덤해진 작가가 있다. 그 사람과의 만남과 헤어짐이 좀 더 단단해진 지금의 자신이 되었다는 것을 부정하지 않는다. 더 행복해지자고 다짐하며.

실은 괜찮지 않았던 날들. 내게도 분명 있었다. 괜찮다고 스스로 다독이며 그저 웃었던 날들. 그런 날들이 떠올랐다. 문득 내가 지금 많이 괜찮아졌다고 느꼈다. 삶의 소용돌이 안에서 어느정도 안정을 찾은 요즘이다. 누구에게나 괜찮지 않은 날들이 있다. 내 주위의 누군가 그런 상황일 때 나는 따뜻한 말 한마디 할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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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죽으러 갑니다
정해연 지음 / 황금가지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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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기억을 잃은 태성. 그는 부모가 자신을 죽이려 번개탄을 방에 넣고서 자살로 위장했다가 체포됐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기억은 없고 사실만 있는 태성은 부모마저 버린 자식이라는 생각에, 판자촌의 삶이 너무 힘든 나머지 자살을 결심한다. 인터넷 자살 카페에 가입하여 '메시아'라는 운영자로부터 집단 자살을 하자는 제안을 듣게 된다.

집단 자살의 멤버들은 메시아인 한동준을 따라 산속으로 내달린다. 어떤 계획으로 죽게 될지 알지 못한채. 그들은 각자의 아픔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한동준의 제안이 이상하다. 5일간 함께 살다가 죽자는거였다. 그동안 호화롭게 먹고 지낼 수 있도록 해주겠다면서.. 이게 무슨 제안이지? 싶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 같이 살다가 죽자는 제안이 마음에 안들었던 최린이 자살을 한다.

태성의 시점에서 서술된 소설은 각각의 인물의 분위기와 상황들을 추측해본다. 성폭행, 왕따 등의 피해자들..그저 스릴러 작가인 자살멤버로 위장한 남자, 그리고 어딘가 수상한 한동준이다. 그들은 산속 별장에서 어딘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낀다.

민서라는 살고 싶어졌다. 며칠을 그렇게 보내고나니 어쩐지 억울해서 살고싶었다. 자살하는 꽤 많은 사람들이 실은 가장 강렬하게 살고싶었던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문득 스쳤다. 삶이 얼마나 무서우면 죽음을 택할까? 그 죽음을 선택하면서도 살고 싶은 모순적인 감정을 조금은 알 것도 같았다.

사실 전개는 조금 뻔하다고도 느꼈다. 반전이 있긴 했지만 너무 빠른 전개들로 급히 마무리한 느낌이어서 아쉬움이 남았다. 결국 누구도 다르지 않다는 결론. 같은 핏줄이라서 그런걸까. 정말 누구라도 그렇게 생각을 했을까. 나는 진성도 태성도 동준도 다 똑같은 사람으로 보였다. 다 똑같은 사이코 혹은 소시오 패스 정도인 것이다.

인간의 내면은 누가 판단하기 참 어려운 부분인 것 같다. 태성이 가진 마음은 어떤거였을까. 진성에 대한 분노와 배신감? 아니면 그럼에도 이 모든 것에 대한 고마움. 그냥 태성은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니었을까. 이 형제를 키운 부모까지도 다 똑같은 그런 사람.

제이티그룹이 입을 막는 것을 보고 우리나라 대기업들도 충분히 저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씁쓸했다. 아무리 큰 돈이라도 사건의 모든것을 다 묻을 수 있을 정도인걸까? 안타까운 현실이다.

엔딩은 확실히 세드엔딩인 것 같다. 그 누구도 행복하지 않은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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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 한책 서평단 이민주입니다

실패에 대해 쓴 글을 읽어본 적이 없다. 이런 내용으로 책을 쓰다니 너무 궁금했다. 실패의 미덕이라.

우리는 수많은 사소한 실패를 하며 살아간다. 태어나자마자 젖을 빠는 것부터가 고난이다. 제대로 걷기위해 얼마나 많이 넘어져야 하는지 모른다. 사소한 실패들을 딛고 일어나 지금의 내가 있다. 그런데 큰 실패는 두려워 한다. 인생이 망가질 것 같은 공포에 떤다. 게다가 실패하면 인생을 실패한 것과 같이 평가하는 사회 분위기가 더욱 도전하지 못하게 하는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진짜 실패한 삶은 실패를 한 적이 없는 삶'이라고 이야기 한다. 실패는 성공으로 가기까지의 발판이며 삶에서 실패는 큰 경험이라는 구체적인 내용이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배웠지만 막상 내가 무언가를 실패할 것을 생각하면 겁이 났었다. 책을 보면서 꽤 많은 훌륭한 사람들이 어마어마한 실패를 겪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의 철학을 뒷받침해줄 뿐더러 그냥 그 사실 자체로 실패를 겁낼 필요가 없다는 것을 상기시켜준다.

우리 교육이 실패를 좀 더 격려해주고 도전했다는 것에 중점을 두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들을 키우는 방향이었으면 좋겠다. 실패는 인생의 실패가 아니다.

약간 내겐 어려운 부분들도 있었던 책이었다. 언젠가 한번 다시 꺼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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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린 데 자긴 싫고
장혜현 지음 / 자화상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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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이별, 그와 그녀 이야기. 종종 내게 이야기를 건네거나 본인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여행을 좋아하는 그녀는 특히 일본 여행의 이야기를 많이 담기도 했다.

전 작인 <어른이 되긴 싫고>에서처럼 '어른이 되는 것'과 '자는 것'. 어떤 것을 하기 싫다는 표현의 제목이 흥미롭다. 지금 이대로 '어른이 되기는 싫다는 것'이며 '지금 이대로 자기는 싫다'는 뜻으로 보인다. 지금 순간이 너무 아까운 것이다.

그녀의 이별은 아름다웠나? 대체로 그를 걱정하거나 그리워 했기 때문이다. 어떤 내용은 소설 같기도, 어떤 내용은 수필 같기도 했다. 편지같던 내용들은 그에게 쓰려던 것인지.

완전하지 못한 자신을 인정하면서도 나아가려고 애쓰는 모습이 안쓰럽다. 그리고 격려해주고 싶다. 이 책으로 표출함으로서 더 나아지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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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계절
백가희 지음, 한은서 그림 / 쿵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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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일을 하며 책을 많이 접하고 읽을 수 있다는 것이 특히 좋다는 작가. 참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속의 내용은 사랑했던 이와의 이별, 그 후였다. 어떨 때는 회상으로 어떨 때는 아픈 감정으로 표현된 말들이 가슴아팠다. 그러나 그 사랑의 실패가 그를 원망하는 것이 아닌 '어딘가에서 잘 살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들이 더 먹먹하게 했다.

마지막의 소설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그녀와 함께 사는 고양이 '강'이의 시점에서 쓰여진 소설이었다. 강이를 보며 상상하며 썼을 것을 생각하니 귀엽기도 하고 재미 있기도 했다. 그 고양이는 새로 온 '연'이라는 고양이와 함께, 그녀와 함께 계속 살아가는 것을 이야기했다. 이 고양이의 입에서 나온 말들은 사실 작가가 자신에게 하는 말이 아닐까 했다. 가끔 힘들지만 의지하며 서로 잘살자 하는, 그런 말.

사실 공감요소가 크지는 않았다. 미친듯이 사랑했던 사람과 이별해 본 경험도 없었고, 원래 나는 사랑,이별 이야기를 좋아하진 않는다. 그런데 느낀게 있다. 그녀가 그를 너무 소중히 여길 때, 이별한 사람이지만 그와의 추억을 아낄 때, 그 추억을 회상하고 잊어갈 때의 감정들을 보며. 내가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지 않고' 살고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새삼 놀라웠다. 이 사람과 사는 것, 이별하지 않고 함께 하는 것이 내겐 너무 당연했지만 그 누군가에겐 이런 일상이 그립고 절절한 일일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익숙하고 편안해서 내가 사랑했던 마음을 잠시 잊었었나? 싶기도 했다. 사랑하는 내 남편과 이별하지 않고, 계속 사랑하며 살 수 있음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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