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인의 인문학 - 삶의 예술로서의 인문학
도정일 지음 / 사무사책방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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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창조해나가는 인간, 자기 존재의 확장을 부단히 시도하는 인간, 공생의 윤리 위에 만물을 서로 연결하는 인간을 만날 수 있게 하는 것이 시학이라는 생각을 나는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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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부 만인의 시학 /2부 만인의 인문학 /3부. 다시 인간이란 무엇인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신문을 비롯한 다양한 매체에 발표된 원고의 모음으로 구성된 이 책을 읽으면서 종종 이 글을 저자가 언제 쓴 것인가를 짚어보며 마음 한켠의 울림을 받곤 했다. 그 당시에도 강한 울림이였을 법한 이야기는 지금도 여전히 지속되는 이야기로 전해주기 때문이다.




1부 만인의 시학

문학에 기반한 이야기들 -시, 반전, 아이러니, 역설, 이야기의 전파, 은유, 이디엄, 그 속에 내재된 신화- 에 대한 이야기들을 다룬다.

2부. 만인의 인문학

인문학 저변에 널려있는 화두 - 엿보기 문화, 자기애, 부끄러움, 환대, 텍스트, 종교, 민족, 이분법 등에 대한 -를 저자의 감각으로 감춰진 이면에 대한 이야기, 답답함에 대한 호소와 꼬집음, 질문을 던짐으로써 굳어져 있던 머리에 환기와 각인, 깨달음을 던진다.

3부. 다시, 인간이란 무엇인가?

과학과 기술, 현대 생물학의 발전으로 이전까지의 패러다임은 계속 변화하고 있다. 무엇이 인간이게 했는가에 우리는 ‘복잡한 언어 구사능력’이란 것을 그동안 알아왔다면 저자는 이것이 앞으로의 시대에도 얼만큼 큰 차이를 벌려놓을 것인지에 대한 인지를 강조하면서 문학교육의 중요성과 현재의 영상문화적 ‘단순 문장의 시대’가 문화적으로 인간 퇴보의 가능성을 안고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한다.

“무엇이 인간을 인간이게 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상기와 계속적인 변화에 발맞춰 사고 전환의 노력을 하라고 일침 하는 느낌을 받았다.

인식의 부패와 의식의 부재를 청산할 것과 통찰의 힘을 기르라는 주문을 한다. 나누고 분할할 것이 아니라 연결하고 공통된 분모를 찾아 우리 사회의 공동가치를 세우고 공동선에 대한 헌신이 존중받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좀 더 깨어나라라는 것이 저자의 주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리딩투데이에서 지원받은 도서를 읽고 소신껏 작성한 후기입니다.






시의 풍요성은 시 그 자체의 풍요한 비밀로부터도 나오는 것이지만, 대부분 그 풍요성인 읽기에 의해 덧붙여지고 만들어진다. 그러므로 읽기의 목표는 하나의 작품을 소진하는 데 있지 않고, 또 다른 읽기의 가능성을 촉발하는 데 있다. - P20

시학은 문학에 대한 담론이지만, 삶이 마치 한 편의 이야기처럼 이야기의 구조로 짜여지고 진행되는 한 그 삶은 동시에 시학의 대상이다. - P30

‘관용‘이란 강자가 약자에게 베푸는 자비나 허용이 아닌 ‘차이에 대한 존중‘이다 문학은 그 존중을 통해 인간에 대한 이해를 확장한다. 아직도 계급, 성차, 인종, 민족, 국가, 지역 등 수많은 인간분할의 도구들이 허다한 고통과 희생을 강요하는 시대에 타자 존중의 태도로서의 관용은 참으로 중요한 윤리적 가치가 아닐 수 없다. - P63

텍스트의 현대적 효용이라는 문제는 과거 회귀나 구질서 또는 구시대적 인식틀의 복원을 위해서가 아니라 현재의 삶에 의미, 가치, 방향을 주는 어떤 안정원칙이 필요성이라는 관점에서 사색되어야 한다.

텍스트를 가진 사회는 업는 사회보다는 안정되어 있고, 변화 앞에서 경박하게 들뜨지 않으며, 미래에 대한 불안을 관리할 정신적 능력을 갖고 있다. - P177

인문학은 모든 곳에 있어야 하고, 만인의 것이어야 한다.

이 먹고살기조차 바쁜 계절에 웬 인문학 얘기?

인문학의 중요한 사회적 효용의 하나는 그것이 민주주의의 토대를 다진다는 것이다.

인문학이 실패하는 곳에서는 정치가 실패하고, 경제가 실패하고, 사업이 실패한다.

그런 곳에서는 시장전체주의가 사회를 거꾸로 세우고, 사람을 물건 만들고 팔 것과 팔아먹을 수 없는 것의 구분을 사라지게 한다. 수단과 목적의 자리가 뒤바뀌고, 어떤 것이 중요한 사회적 가치인가를 따지는 토론도 불가능해진다.

인문학자를 정치인으로 뽑을 필요는 없다. 그러나 "나는 인문학 같은 것 잘 모른다"고 공공연히 말하거나 행동하는 사람에게는 표를 줄 필요가 없다. - P193

인간의 생물학적 자질들은 인종, 국경, 문화를 뛰어넘는 공통성과 보편성을 크게 지니는 반면, 문화는 많은 부분에서 차이와 특수성의 영역이다 (중략) 특수한 생물학적 자질을 갖고 태어난 사람도 그의 문화환경이 어떤 것이냐에 따라 아주 다른 삶의 전기를 남긴다. 인간이 어떻게 태어나느냐에 못지않게, 혹은 그 이상으로 어디서 어떤 문화 속에 태어나는가가 중요해지는 까닭은 거기에 있다. - P280

인간은 그를 둘러싸고 있는 이데올로기의 우주로부터 탈출할 수 없는가? 없다면 어떻게 이데올로기의 이데올로기성이 노출되고 격파되고 변화하는가? 이데올로기를 벗어난 진리란 존재할 수 없는 것인가? 문화가 특정의 체제를 유지하는 강대한 이데올로기의 우주라면, 그 체제를 깨뜨리는 힘도 문화영역에 있는가? 이 변화는 이데올로기에 대한 비판적 담론이 가져오는 것인가, 아니면 저항이 가져오는 것인가? 개인은 자기 담론의 이데올로기성을 ‘의식‘하는 순간 그 이데올로기로부터 벗어나는가? 인간의 모든 사회체제가 이데올로기에 근거하고 모든 문화와 담론이 이데올로기적이라면,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기‘식 이상의 이데올로기 비판은 가능한가? 어떻게 무슨 기준으로? 개인의 운명이 무의식적 이데올로기 문장으로 결정된다고 말하는 것이나, 무의식적 유전자정보문장이 운명을 결정한다고 말하는 것 사이에 무슨 근본적 차이가 있는가? - P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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