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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 한강 소설
한강 지음, 차미혜 사진 / 난다 / 201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이런 형식의 글을 소설이라고 부를 수도 있는 것일까? 이것은 차라리 수필같다. 다만 글을 쓴 사람이 작가 자신이 아닌 가공의 인물일 뿐. 작가가 창조한 인물이 수필을 쓴다면 그것은 소설이라고 불러야 할까, 아니면 수필이라고 해야할까?
질문을 하다보면 처음으로 되돌아와, 그렇다면 소설이라는 건 대체 무엇인가? 를 묻게 한다. 물론 그것은 나따위가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이 아니다.

제목에서부터 흰(색)이라는 하나의 시각적 이미지를 내세우고 있지만 책을 읽다보면 그것이 반드시 백묵의 흰 색을 뜻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색없음의 상태에 더 가깝다. 아직 아무런 색도 때도 입혀지지 않은, 혹은 어떤 색도 때도 입혀질 수 없는 순수. 죄없음. 삶과 죽음. 빛. 무엇을 위해서가 아니라 존재하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