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한 당신 - 뜨겁게 우리를 흔든, 가만한 서른다섯 명의 부고 가만한 당신
최윤필 지음 / 마음산책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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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읽기 전과 읽은 후의 내가 같을 수는 없다는 생각을 했다. 



 이토록 치열하게, 혹은 이토록 뜨겁게 살다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서른 다섯 번 듣는 동안 나는 아주 조금 달라져 있었다. 아마 이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비슷한 마음을 가질 것이다.

 

 

 

 

 


 가치있는 삶에 대해, 그리고 산다는 것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본다.
 


 세상이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단 한 걸음 나아가기 위해 다른 이들보다 천 걸음, 만 걸음 먼저 걸어나가 세상이란 육중한 몸뚱아리를 잡아끄는 사람들이 있다. 이 책 속 서른 다섯 명이 바로 그런 이들이다. 옳다고 믿는 신념을 위해 평생을 헌신하는 사람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하루하루를 견뎌내 듯 살고 있는 나에게 큰 위로가 되고 울림이 되고, 또 반성이 된다.


 

 

 

 책을 읽고 나는 단 한번도 걱정하지 않았던 것들을 걱정하게 되었다. 



 서른 다섯 명 중, 단 한 명도 나는 알지 못했다. 그들이 처한 상황이나 살아온 배경이나 저항한 대상들도 대부분 관심 밖에 두었던 것들이었다. 인권이라는 것은 절대 공짜가 아니며 얼마나 많은 투쟁을 거쳐야 얻어질 수 있는 것인지도 몰랐고, 존엄사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고, 호주에서 한 때 원주민들을 수용시설에 억지로 감금시켰던 시절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심지어 그 곳에서 일 년이나 머물렀는데도. 뉴스나 인터넷에서 간혹 보이는 헤드라인 몇 자 정도로만 알고 있던 사건사고들이 어느 한 개인의 인생을 통해 이야기로 발화되자, 나는 어느새 그와 친구가 되었고 그의 어려움을 마음 깊이, 진심으로 아파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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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용기있는 자들에게 세상을 맡겨두고 걱정만 할지언정, 평범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들의 죽음을 기억하고 삶을 잊지 않는 일이 아닐까. 세상이 1cm나마 좀 나아지는 구석을 발견하게 된다면 그건 모두 가만한 당신들 덕분이라고 한번 더 고마워 하는 마음, 그 마음들이 모여 또 조금 더 세상을 바른 곳으로 옮겨줄테니까.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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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D 2016-09-30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도 좋지만 함께 올리신 사진이 정말 좋아요~

하나비 2016-10-06 00:43   좋아요 0 | URL
사진은 저에게 책만큼 소중한 취미라서, 저에겐 정말 뜻깊은 말씀 해주셨어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