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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정원 - 제151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ㅣ 오늘의 일본문학 17
시바사키 도모카 지음, 권영주 옮김 / 은행나무 / 2016년 4월
평점 :
품절
책을 읽는 내내 얼마전 이사했던 옛날집이 생각났다. 오래된 붉은 벽돌집 2층. 지금은 허물어져 네모반듯한 원룸빌딩으로 세워지고 있는 곳. 그곳을 떠나올 때의 마음 같은게 이 책에 고스란히 들어 있었다. 살기에 이래저래 불편한 점이 많았기 때문에 크게 아쉬울 것도 없었지만 처음 집을 올린 순간부터 마지막 부서질 때까지 그 공간을 채웠을 수많은 이야기들 같은걸 상상하고 있으면, 이제 더이상 그 공간은 없다는 사실에 마음이 조금 이상해진다. 책 속의 <봄의 정원> 같은 멋진 주택은 아니었지만 물론.
꼭 나의 마음같은 구절이 있었다.
다로는 여전히 집에서 역까지 가는 세 개의 루트를 그날 기분에 따라 택했다. 공사 현장은 더욱 늘었다. 건물을 해체하는 현장에도 맞닥뜨렸닫. 목조 가옥의 잔해가 트럭에 실리고 있었다.
매일 걷는 땅 밑에 속도랑이 지난다. 수도관과 가스관이 있다. 불발탄이 있을지도 모른다. 이곳은 어떤지 모르지만 신주쿠에 좀 더 가까운 일대에서는 공습을 당했다고, 미용사로 일할 당시 나이 많은 손님에게 들었다. 불발탄이 있다면 그때 불탄 집이며 가재도구의 파편들도 묻혀 있을 것이다. 이 부근은 예전에 잡목림이나 논밭이었다고 하니, 매년 쌓인 낙엽이며 나무 열매, 그곳에 있던 동물들도 시간과 덥불어 겹쳐져 지표로부터 조금씩 깊은 곳으로 가라앉았을 것이다.
다로는 그 위를 걷고 있었다.
p.104-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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