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전문지 쿨투라는 문화를 사랑하는 이라면 꼭 들러야 할 정거장이다. 문학, 공연, 전시, 영화, 회화 등 다양한 소재를 뷔페처럼 한 권에 담아놓아 편식하는 이라도, 문화에 대해 잘 모르는 이라도 본인이 좋아하는 화제를 발견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거라 예상한다. 9월호의 테마는 고래사냥이다. 90년대에 초등학교에 입학한 나는 ‘자 떠나자 고래잡으러~’라는 노래와 티비에서 방영하던 고래사냥 영화를 자주 접했었는데 그 안에 담긴 갈망과 낭만을 한참 어린 나는 몰랐다. 마침 국내 OTT에 있어서 주말은 기꺼이 고래사냥을 보고 나에게 고래란 무엇인지 사색하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한다. 사랑은 찾았으니 꿈일까? 자아성장일까? 고전영화는 버티고나, 12명의 성난 사람들 같은 서양영화만 보던 내게 쿨투라가 다른 시야를 제안해줬다. 이번달의 주제 외에 좋았던건 S라인에 대한 칼럼이다. 쇼츠로 뜨던 영상을 보고 ‘이런 신박한 상상을?‘ 감탄하기만 했는데 칼럼속에 근래 심해지는 불안증에 대한 작은 해답이 있었다. 요즘 매체는 소위 ‘잘 낚기’위해서인지 인간 본성의 추악함과 탐욕에 대한 소재를 많이 삼는다(나는 성악설을 믿는이다). 문제는 소비하는 동안은 재미있다. 관음자가 되어 욕하고 비웃으며 나는 좀 더 나은 인간이겠지 하는 자만심까지 든다. 끝엔 ’그래서?’가 없다. 회복이, 존중이 없다. 그저 혐오만 남는다. 이런 미움의 홍수속에서 과연 우린 서로를 사랑할 수 있을까?50년대생 아빠는 살기 팍팍했지만 8-90년대가 유머와 낭만이 있어 좋았다고 한다. 배창호 감독님의 인터뷰를 통해 아빠가 말하는 낭만이 뭔지 어스름하게나마 느껴졌다. 우리도 가슴에 잡고 싶은 고래 한마리씩은 꿈꾸며 살아가면 좋겠다. 이 팍팍한 세상에서 인간다움을 잃지 않기 위해. 숨이 막힐때 훌쩍 떠날 수 있는 동해가 있다는 것에 위안을 삼기 위해.-서평단 도서지원받았습니다.
빠박이와 가족이 되고 3년 3개월을 함께 하며 눈치코치가 맞는 사이가 됐다고 생각하면서도 ‘빡이가 행복할까?’ 의심하게 되는 경우가 꽤 있다. 함께 공놀이보다 혼자 뜯기를, 사람보다 개친구랑 노는걸 좋아하는 성격탓에 내가 이 아이의 행복을 온전히 다 채워줄 수 없다는 걸 얼핏알기 때문일거다. 이것도 사랑하기 때문에 스스로를 의심하는 거겠지.저자가 외국인이라 우리나라와는 맞지 않는 정서나 환경도 있지만 사랑하는 존재를 위해 끊임없이 배우고 시도해야 한다는 점은 같구나 싶어 마음이 따뜻해졌다. 게다가 매 컷마다 삽입된 일러스트와 알찬 내용덕에 읽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았다. 글양 많은 반려견 육아서가 부담스러운 보호자도 필시 즐거운 독서시간이 될 것 이다.좋은 기회로 이 책을 접하고 마음을 다시 잡았다. 누군가는 ‘동물’한테 과몰입한다고 비웃을지언정 내가 책임지겠다고 선택한 27kg 생명체를 죽을때까지 행복하게 해줄거라고. 빡이가 나이를 먹고 거동이 불편해지는 상황이 오더라도 다가올 헤어짐의 슬픔보다 함께한 기쁨과 추억으로 씩씩하게 이겨낼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