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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내 곁에 있어줘 ㅣ 카카오프렌즈 시리즈
전승환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라이언의 귀여운 이모티콘의 향연과 잔잔한 위로의 글들이 같이 다가온다. 마치 작가에게 라이언 이모티콘을 주고, 각 이모티콘에 어울리는 짧은 글을 쓰라고 한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만큼 각 글마다 들어가 있는 라이언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자태는 가히 이 책을 이끌어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내용적인 부분에서는 솔직히 신선함을 찾기는 어려웠다. 요즘 시대에 양산하듯 뿜어져나오는 그런 에세이의 메시지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주체성을 가져라, 쉴새없이 열심히 살기보다는 쉬기도 해라,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여라 등등.. 틀린 말은 하나도 없다. 그리고 이 책이 말하는 대로 살면 실제로 정신적으로는 크나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런 종류의 메세지가 지나치게 소비되다 보니 위로보다는 진부함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에세이를 잘 안 읽기도 하고. 하지만 이 책은 그 진부한 에세이들 중에서는 꽤 뛰어난 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이 책은 라이언이라는 새로운 매개체를 등장시켜, 조금 더 독자들로 하여금 메시지를 친숙하게 느낄 수 있고 라이언의 매력적인 컷들로 미소를 지으면서 책을 넘길 수 있게 했다. 사랑과 희망으로 가득 찬 글들 중에서 내 마음에 쏙 든 글 하나를 인용하려고 한다.
나의 감정을 지키는 법
말 한마디에 상처받을 필요 없다. 나를 생각하지 않고 던진 이야기라면 가볍게 흘려듣거나 잊어버리면 그만이다.
어차피 내 인생에서 그런 말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먼지처럼 작고 하찮다. 나를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소중한 나의 감정을 쓸 필요가 없다.
그러니 상처받을 필요도, 미워하거나 슬퍼할 필요도 전혀 없다.
인생에서 의미 있는 소중한 가치들을 무의미한 것들로 잃어버리면 안 되니까.
이 글이 왜 내마음에 쏙 들었냐면, 실제로 내가 이렇게 살아가기 때문이다. 난 내 소중한 감정들을 오직 내 주변 사람에게만 사용한다. 나를 싫어하는 사람, 질투하는 사람들의 말은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다. 그 목소리에 반응하는 것자체가 나에게 무익하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마인드를 스스로에게 잘 각인시키면 모든 것이 편해진다. 그래서 나는 강철 멘탈의 소유자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스트레스를 잘 받지 않는 타입이다. 불필요한 소리는 배제하니까. 하지만 내 성장을 위한 충고 혹은 격언은 가슴 깊이 새기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바보가 아닌 이상 비난과 충고를 구분하지 못할 리는 없으니까. 나는 지금의 내가 정말 좋다.
난 내가 살아온 인생 중에서 최고로 주체적인 시기를 보내고 있다. 앞으로도 쭉 최고의 주체성을 유지하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만 나의 것을 주고 싶다.
제목을 다시 돌이켜보면, 내 곁에는 누가 있고, 누구의 곁에 내가 있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내 곁에는 사랑하는 가족과 여자친구가 있다. 그렇다면 나는 누구의 곁에 있을까? 가족과 여자친구를 비롯해 다른 누군가의 곁에 내가 존재하고 있을까? 만약 그렇다면, 나도 기꺼이 그 사람을 내 곁에 두고 싶다. 나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야말로 나의 존재에 당위성을 심어주는 것은 많지 않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