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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나를 고생시키지 않을 인생 습관 - 내일의 네가 오늘의 너에게 감사할 당신에게
탕무 지음, 박주은 옮김 / 북플라자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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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표지 본제목과 부제목부터가 어지럽다. 이 어지럽다는 인상이 본문에 그대로 적용될 줄이야!!!

200만부 판매 중국 베스트셀러란 씰이 붙어 있는데, 대단한 판매부수지만 중국 인구수를 고려하면(물론 문맹율도 고려해야겠지만) 그리 엄청나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성공의 열매를 따기 위한 인생지침서"라는 부제가 딱 드러내는 것처럼, 이책은 자기계발서이다. 바로 최근까지도 서점가에는 미국과 일본저자들의 자기계발서가 좌악 깔려있었는데, 중국인 저자의 자기계발서라니, 어떻게 다를까?? 궁금했다. 우선 목차를 살펴본다. 무려 1장부터 17장까지 나뉘어 있고 본문은 400여페이지에 달하는 아주 두꺼운(!) 자기계발서이다. 요약적이고, 얇고, 주제가 한눈에 들어오는 일본판 자기계발서와 다르다. 두껍긴 하지만 잘짜인 집처럼 차곡차곡 쌓아가는 형태의 미국쪽 자기계발서와 다르다. 목차의 내용들을 보면 반복적으로 같은 혹은 비슷한 내용을 계속 이야기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 본문을 펼쳐 읽고 난 후의 느낌은 목차에서 받은 인상 그대로, 비슷한 내용을 반복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느낌, 그리고 새로운 이야기보다는 이전의 수많은 자기계발서에서 봤던, 본 듯한 다국적 에피소드와 중국판 일화들을 총망라했다는 생각이 든다. 성공의 꿈을 꾸는 젊은 중국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모든 이야기들을 한데 모아 한 권으로 집약시킨 셈.

이(런) 책이 중국에서 베스트셀러라니, 현재 중국의 젊은이들이 어떤 상황에 있나를 생각하게 된다. 급성장하는 국가와 엄청난 수의 신흥부자들, 나도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 혹은 두근거림, 희망! 이를 고무시켜 주고 지지해주고 또 격려해주는 메시지가 얼마나 절실할까 싶다. 그러니 매일같이 듣고 싶고 되새기고 싶은 메시지들이 가득한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것은 아닐까. 하지만 한국의 상황은 어떤가. 희망보다는 절망이, 유토피아보다는 디스토피아가 더 가깝게 느껴지는 현실. 읽으면서 에너지를 고무시키기 보다는 좀 힘빠지는 느낌이 들었다. 중년을 바라보는 내 위치 때문일까. 

본문에 많은 일화가 이야기되어진다. 매일매일 한꼭지씩 읽으며 마음을 다잡을 수 있도록 하는데 좋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것도 왠지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 시리즈 같은 느낌이긴 하지만.) 많은 일화 중 찻물 이야기가 중국적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참 좋았다. 

"물의 온도가 다르면 찻잎의 부침(浮沈)도 달라지지. 약간 따뜻한 물로 차를 우리면 찻잎도 가볍게 떠올랐다 가라앉을 뿐이라 향도 잘 우러나지 않네. 그런데 뜨거운 물을 여러 번 나누어 따르면, 찻잎도 여러 번 떠올랐다 가라앉으면서 진한 향이 우러나지. 이런 차향에는 사계절의 기운이 모두 담겨 있다고들 한다네. 봄의 고요함, 여름의 치열함, 가을의 풍성함, 겨울의 쌀쌀함. 사람들의 삶도 이 찻잔 속의 찻잎과 같지. 별 고생없이 평탄하게만 살아온 사람들은 미지근한 물로 우린 찻잎처럼 겉으로만 들썩들썩 살아갈 뿐 아무런 생명의 향기도 우러나지 않아. 하지만 가혹한 풍파를 겪으며 성장해 온 사람들은 뜨거운 물로 우린 찻잎처럼 세월 속에서 부침하는 가운데 사람만의 깊은 향을 뿜어내지..." (373쪽)

그래, 자신을 단련한다는 것은 향기를 갖는다는 것이구나. 아름다운 이야기다. 

전체적인 평은 중.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던 미국과 일본에 이어, 과거에도 그랬지만 앞으로 굉장한 영향을 끼치게 될 중국. 그러한 중국의 현실과 미. 일의 현실, 그리고 우리의 상황을 교차시켜 가며 생각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의 메시지들이 중국인들에게 어떤 의미일까 생각해보는 것도 하나의 공부가 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내일의 나를 고생시키지 않을 습관은 시대와 지역을 불문, 공통되는구나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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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조림의 탄생 - 알고도 먹고, 모르고도 먹는 저장음식
게리 앨런 지음, 문수민 옮김 / 재승출판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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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을 하다 보니 음식저장에 눈을 뜨게 되었다. 

가장 쉽게 장아찌나 김치류, 그리고 각종 장류를 조금씩 담게 되면서 소금이나 설탕의 역할, 삼투압, 밀폐, 소독, 발효 등에 관해서 궁금한게 많았는데, 이 책을 통해 식문화사에서 음식보존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지역별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 조금은 알 수 있게 되었다. 

두서없이 이것저것 해가며 경험치를 쌓아가던 중에 보존법을 구분해 알게 된 것, 그리고 실제 가정에서 참고할 만한 음식보존시 유용한 지식을 책 구석구석에서 발견할 수 있었던 점이 가장 큰 수확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전통적인 보존법은 크게 이렇게 나뉜다고 한다. 

1) 건조법

2) 염장법

3) 훈연법

4) 공기차단법

5) 염지법과 발효법

6) 초절임법

7) 당절임

8) 산

9) 지방


그리고 현대의 보존법으로 통조림법, 농축법, 저온살균법, 냉동법, 화학적 방부제를 이용하는 경우, 방사선처리법, 고압처리법, 허들 기술 등을 다루고 있는데, 아쉬운 점은 이러한 방법들의 위험성, 유해도에 대한 언급은 거의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예컨대 통조림의 납중독 위험같은 이야기는 언급되고 있다). 사학자?문화학자?의 입장에서 기술의 발전에 대해 거리두기를 하고 관련 정보를 객관적으로 전달하려고 했기 때문일까 싶기도 하지만, 또 음식문화라는 것이 우리가 개고기 이슈에 민감하듯 가치판단을 함부로 하기 어려운 영역이긴 하지만, 가치판단이 아닌 객관적인 유해성, 위험에 대해서는 함께 저술했어도 되지 않을까 싶다. 요즘 전통적 보존법을 이용해 음식을 저장하는 기술을 익히는 젊은 사람들이 많이 늘고 있는데, 그런 입장에서 과거와 현대의 식재료 보존 방법에 대해 두루 정리하기에 괜찮은 참고서라 생각된다.


인상깊었던 내용은 현대의 고도의 저장기술의 발전이 우주여행이나 극지방 탐험, 전쟁 수행과 같은 인간의 도전 및 범죄(?)와 궤를 함께 했다는 점이다. 또 세계 각지의 저장식품 이야기를 읽자니, 세계 최고의 발효저장식품으로 극찬해마지 않는 김치나 된장 등의 식품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 어느 정도 객관적으로 인식이 가능해졌다는 점도 들 수 있다. 우리 문화에 젖어 살다 보니 은연 중에 우리 것이 최고! 하는 생각을 무비판적으로 하지는 않았나 싶기도 하다. 


통조림의 탄생, 통조림 이야기만 나오는 줄 알았는데, 각종 저장음식의 역사를 훑어 볼 수 있는 지식교양서이다. 식문화, 음식보존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일독을 권한다. ^^


초기의 통조림 캔은 강철로 만들었으므로 요리사는 망치와 끌을 써서 열어야 했다. 그러나 미국에서 남북전쟁이 발발했을 때 마침 좀 더 가벼운 캔이 발명되었고, 캔 따개도 좀 더 실용적으로 바뀌었다. 10여년 뒤에는 최초로 자체 따개가 달린 캔이 발명되고, ...(65)

미국 남북전쟁에서 양군은 운송하기 쉬운 음식이 필요했고, 덕분에 다양한 보존식품이 개발되었다. (70)

냉동속도가 주된 차이를 만들어낼 거라는 그(버즈아이)의 생각은 옳았다. 식품을 얼리면 식재 속의 수분이 결정을 형성한다. 천천히 얼릴수록 결정은 더 커진다. 큰 결정은 주변 세포에 압력을 가해서 세포의 구조를 손상시키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식품의 질감이 변해버린다. (78)

곡류의 씨가 싹트도록 두면 바람직한 화학적 반응이 일어나 맥아가 생성된다. 각종 효소가 복합탄수화물을 단순탄수화물로 바꿔 식물이 성장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145)

과일은 보존처리를 많이 하는 식재다. 제철이 짧은 대신 수확량이 많고 영양이 풍부하며 맛도 무척 좋다. 대개 병조림, 냉동, 탈수, 발효 등의 방법으로 보존처리한다. (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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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딸
제인 셔밀트 지음, 김성훈 옮김 / 북플라자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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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껍지만 처음부터 긴장감 흐르는 전개가 남다르다. 
사라진 딸의 행방을 찾으며, 자신의 삶을, 가족간의 관계를 하나하나 되짚어 보며 
자책하고 걱정을 더하고 또 한편으로 분석적으로 되돌아보는 엄마 여인의 삶.

"이것은 우리 부부가 합의했던 부분이고, 이로 인해 생길 결과는 오래 전에 다 따져 보았다.
간단했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돈도 많이 벌었다. 하지만 이것은 내가 다른 엄마들보다 집에 있는시간이 짧다는 의미였다. 덕분에 아이들은 자기만의 시간과 공간을 갖게 됐다. 아이들은 독립적인 사람으로 자라고 있었다. 하지만 아이들이 독립적으로 자라기만을 바란 것은 아니었다." (14)

일하는 엄마로서, 그리고 아직 엄마가 아닌 여성들이 늘 고민하는 일-가족 균형, 어느 한 쪽도 포기할 수 없는 삶.
하지만 왜 엄마여성만 악착같이 양쪽을 때론 더 많은 역할을 병행하려고 애쓰는가, 애써야하는가 고민할 때 
가족의 다른 구성원, 특히 성장하는 아이들의 삶에서 무엇을 놓치지 말아야 할지 또다른 무거운 고민을 하나 던져주는 책이다. 

부부의 합의, 아이들에게 독립된 삶의 여지를 줄 수 있다는 이쁜 포장의 이면에
사실 일하는 여성이 많아질수록, 그리의 지금의 노동시스템이 바뀌지 않는 상황에서
가족은 유리공처럼 깨져나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무엇보다 자라는 아이들의 삶이 불안해진다는 것, 
그리고 그들이 이 다음세대를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불안요소는 더 커질 수 있다. 

이를 고민하는 주체는 누구일까? 누구여야 하나?
작가 본인이 다섯아이를 둔 전문직 여성으로서 꼼꼼하게 아이를 잃은 엄마사람의 심리를 묘사함으로써
현대 가족의 위기를 읽게하는.. 문제작이다. 소설의 장점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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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당연한 권리, 시민배당 - 기본소득으로 위기의 중산층을 구하다
피터 반스 지음, 하승수 해제, 위대선 옮김 / 갈마바람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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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로 양극화가 심화되어 가고 있다고 한다. 

포괄적 의미의 경제로만 표현해서는 양극화의 심각성은 피부로 와닿지 않는다. 

교육에서의 양극화, 임신과 출산에서의 양극화, 여가에서의 양극화, 취업/직업에서의 양극화, 연애에서의 양극화, 전반적인 삶의 질의 양극화 등등 이제는 양극화를 어디에나 붙여도 어색하지 않은 시대가 되어 버렸다. 이러한 양극화의 문제, 빈곤계급의 심화되는 빈곤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정책이 제안되지만 지속적이지 못하고, 체계적이지 못하고 긴 관점에서의 통합성을 가지지 못하는 탓에 포퓰리즘이란 말밖에 듣지 못하는 상황이다. 


양극화는 중간층, 아니 중산층의 감소에서 오는 문제다. 경제를 지탱하는 중간계급이 볼록해야 하는데, 갈수록 기형적 모래시계가 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사회 다수가 빠져들고 있는 하층에서 다시 중간층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까. 복지정책으로 가능할까. 어떤 복지정책이어야 할까. 

그 문제에 대해 미국적 방식으로 풀어가는 책이다. 요즘 많이 이슈가 되고 있는 기본소득이 아니라, 주식회사에서의 주주배당 처럼, 국가의 국민으로서 사회의 초과이윤에 대한 시민배당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13년이었나.. 공유지의 비극에 대한 반론으로 노벨경제학상이 수여되었을 때 어떤 큰 흐름 하나가 바뀔 것인가 기대했었는데, 그 희망이 이 기본소득, 시민배당 담론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 


# 우리가 스스로 벌었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은 매우 유리하게 평가한다 해도 기것해야 소득 중 5분의 1 정도다. 나머지는 엄청나게 생산성이 높은 사회체제에 속한 덕분에 세습한 재산이다. 


이 문장이 현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비윤리성을 적시한다. 정당한 노력의 댓가가 아니라 사회시스템 '덕분'에 '상위계급'에, '선진국'에, 여러 유형의 '기득권층'에 속하게 된다는 것. 따라서 국가는 끊임없이 '균등'을 추구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보험이나 경제서를 보면 익숙치 않은 개념에 독서가 고난이 되기 쉬운데, 반스는 쉽게, 최신의 경제개념까지를 설명해낸다. 번역자의 노력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미국의 경험에 비추어 여러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충분히 한국의 경우에 비추어 우리의 대안을 생각해보기도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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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딜
소피 사란브란트 지음, 이현주 옮김 / 북플라자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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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소설을 읽었다. 사회적 안전망이 세계최고수준으로 잘 갖춰진 스웨덴에서 가정폭력과 살인사건이라니..!! 복지국가 관련 공부를 하던 중이라 스웨덴이라는 나라의 다른 면을 엿볼 수 있을까 싶은 마음에 읽어보고 싶었던 <킬러딜>이다. 그리고 부럽기만 하던 복지국가 스웨덴의 삶이 생각보다 우리네 삶과 아주 다른 차원은 아닌 듯 하여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여성에 대한 폭력과 차별은 제도로 시정, 보완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일까.. 스웨덴 소설을 좀 더 찾아 읽고 그들의 사회 실상을 좀더 알아봐야 할 듯 하다.

 

다음은 임신한 일하는 여성의 내적 갈등과 가정폭력 피해자 여성이 남편 살인자로 몰려 구치소에 갇힌 후 겪는 심리적 스트레스 상황을 보여주는 구절.

 

# 그녀는 상사에게 어떻게 이 소식을 전할지, 어떻게 임신 중에도 평상시처럼 일하겠다고 설득할지 고민하느라 그동안 에너지를 다 썻따. 이제 아무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됐다. 하지만 그동안 상사에게 중요한 사실을 알리지 않았고 엄마 역할에 우선순위를 뒀다는 생각에 마음 한 켠이 불편했다. ... 남자동료들은 부모가 된다 해도 크게 달라질 건 없다 그들은 임신 중이나 출산 후 몇 주 동안 중요한 일을 포기하지 않아도 아빠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엄마가 되는 일은 몇 개월동안 일을 쉬어야 하는 큰 희생이 뒤따른다. 엠마는 장차 아기를 만나게 될 것이어서 기뻤지만, 직장에서 어떤 일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25

 

# 때 묻은 딸의 사진 한 장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서 세상과 격리되고 나니 에너지가 무서운 속도로 고갈되는 듯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어둠과 고통에 무감각해졌다. 정의를 실현하려던 의지는 점점 약해지기 시작했다. 이 일이 끝난다 하더라도 어떤 것도 예전 같지 않을 거란 사실을 잘 알았다. 앞으로 사람들을 영원히 믿을 수 없을 것이고. 사회의 쓰레기 같은 대우를 받는 기분을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더는 울 힘도 없었다. 코넬리아는 여기서 배운 것을 마음에 새겼다. 만약 감옥으로 들어오게 되는 실수를 저질렀다면 각자 삶에 대한 결정을 내릴 권리는 박탈당한다. 심지어 자신의 삶을 마음대로 끝낼 권리도 없다. 그래서 그들이 벨트와 신발끈을 빼앗아 간 것이다. 이 모든 걸 연결짓는데 꼬박 하루가 걸렸다. 299

 

# "요즘 자네가 맡은 일을 백 퍼센트 해내지 못하는 것 같아. 그러니 몸이 좋아질 때까지 휴가를 쓰는게 어떤가? 아직 쓰지 않은 휴가일수도 많이 남았잖아." ... "'그래도'가 아니라 내가 벌써 결정한 일이야. 능력을 다 발휘하지 못하는 사람을 데리고 있을 수는 없어. 지금은 너무 위험한 상황이야. 지금은 한사람 한 사람이 어느때보다 더 노력해줘야 해. 자네도 잘 알잫나." 엠마는 불만이 솟구쳤다. "그럼 왜 저에게 선택권이 있는 것처럼 말씀하셨습니까? 이건 명령이신 것 같은데요." 328

 

추리소설로서 <킬러딜>은 재미있는 전개구조를 보여준다. 얅게 자른 고기를 수십겹 겹쳐 튀긴 카사네 돈까스처럼, 짧은 105개의 시간서사를 여러 겹으로 이어붙인 소설이다. 작가가 어떻게 작업했을까 궁금하다. 시간 순서대로 썼을까?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범인의 보복과 수습은 이어지고, 105번째 서사에서 마침내 범인을 밝혀준다. 크게 두 건의 살인사건이 이어지는데.. 사실 두 사건 사이의 전개가 좀 느슨해.. 긴장감이 떨어지는 느낌이다. 그런데 최고치의 극적 긴장감을 만들어내며 독자들을 극단으로 밀어대는 방식의 전개는 사실 할리우드 영화 스타일이지 싶은 생각도 든다. 이런 긴장감의 스타일도 요즘 유행하는 "북유럽스타일"인건 아닐까...

 

책 뒷날개 서평에 "마지막 반전은 정말 오싹하다", "게다가 살인 동기는 더욱 충격적이다!"라는 구절이 있는데, 그렇다면 우리사회의 매일은 참으로 소설같구나 싶어 빈 웃음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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