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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가끔은 미칠 때가 있지 - 관계, 그 잘 지내기 어려움에 대하여
정지음 지음 / 빅피시 / 2022년 2월
평점 :


삐빅! 거기까지. 그 정도 간격을 유지하세요!
사람 사이 적당한 거리에 대한 알람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늘 멀어서 아쉽고 가까워서 힘든 나와 당신의 이야기
책의 제목과 일러스트가 눈에 쏙 들어온 책이다.
일러스트는 색감이 따뜻하고 귀여운데 제목에는
미쳤다는 단어가 있어서 호기심이 갔다.

재미있게 읽었던 몇 부분을 소개하고자한다.
나는 심이다 라는 제목의 내용이 있는데
한창 유명했던 게임인 심시티 빌드잇이라는 게 있었다고한다. 글쓴이랑 나이가 비슷한데 나는 이 게임이 유행했는지 몰랐다. 암튼 이 게임은 사장이 되어 가상의 시민 '심'들과 함께 도시를 개발해 나가는 게임이라고 한다. 글쓴이는 집 지어주고 길만들어주고 공원 지어주면 될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도시가 커질수록 심들의 아우성이 거세졌다고 한다.
그 심들의 아우성과 불만이 얼마나 심했는지
인앱구매를 남발해도 감당하기 힘들 지경이었다고 한다. 있는 돈 없는 돈 쏟아부어 경찰서를 지어주면 하수처리시설 없다고 불만 하수처리시설 완성하면 악취가 나서 못 살겠다고 난리를 쳤다고 한다.
이 게임을 해보지 않았지만 이 것만 보면 게임하면서 짜증을 몇 번이고 냈을 것 같았다. 재미있자고 하는 게임인데 이렇게 불만이 많고 너무 현실하고 비슷하면
재미있던 게임도 재미가 없어질 것 같았다.
글쓴이는 열심히 노력했는데 심들의 만족도가 낮아지고 쩔쩔매다보니 열받기 시작했다고한다.
돈 되는 건물만 짓기도 바쁜데 복지니 뭐니 딴지를 거는 심들이 뻔뻔하게 느껴졌고 지불하는 세금에 비해 너무 큰 권리를 주장한다고 여겨졌다.
나 정도면 착한 시장이다! 마음에 안들면 다른 도시로 가라고! 이렇게 생각하고 외치는 순간 소름이 돋았다고한다. 그동안 글쓴이가 만났던 사장들의 마인드와 똑같아서!
일하는 사람은 본인의 정해진 시간에 맞춰서 바쁘게 열심히 일을 하고 크게 느껴지지만 사장들에게는 한없이 작게 느껴졌을거라고.
이렇게 게임을 통해서 직원으로서의 나와 나를 고용해준 사장의 서로 다른 시점의 관계를 알게 되었다.
더 나아가 그런 관계성을 이해하게 되면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 같다. 아예 상대를 이해 못했을 때와 이해했을 때 완전하진 않아도 마음 속으로 생각하는 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쌍방과실
나 좋다는 사람 나도 좋던데.....
그러다 많이 속았어요. 처음에는 나 없이
못 살겠다더니 나중엔 나 없어야 살겠다더라고요.
-영화 <소년, 천국에 가다> 중에서
전에 만났던 남자친구를 제우스쯤 되는 줄 알았다고한다. 글쓴이에게 보통 여자들에 비해 기가 세다고했고
항상 자기 말에 많은 대답을 한다 라고 했다.
과연, 글쓴이가 남자친구한테 할말을 다했을까?
하고 싶은 말이 너무너무 많았겠지만 그 중에서도 일부만 했을거라 생각한다. 글쓴이도 책에 할 말을 다해본 역사가 없다고 적어놨다.
그런 얘기를 들은 글쓴이가 얼마나 어이가 없었겠냐만은 똑같은 태도로 상대를 대하기보다는 비행기 속 프로페셔널한 승무원 흉내를 내어 비상구 아내하듯이 우리에겐 헤어지는 방법이 있으며, 사실 그것이 가장 현명하다고 일러주었다고 한다.
굉장히 재치있으면서도 현명하신 분 같다.
그런 행동을 보이면 남자친구는 밀물 시간인지 모르다 파도에 철썩 얻어터진 꽃게처럼 거품을 물었다고한다.
이 부분을 읽고 나는 정말 글쓴이가 상황이나 모습을 굉장히 재치있고 센스있게 표현한다고 생각했다.
엄숙하고 뭐라도 된거 마냥 자기에게 말을 하는 남자친구의 모습을 돌려서 제우스라고 표현하는 거나 헤어지자는 말을 들은 남자친구의 모습을 거품을 문 꽃게라고 표현하고 남자친구에게 헤어지자고 말하는 모습을 승무원이 비상구를 안내한다고 표현한다는 게 너무 재미있었고 센스있게 느껴졌다.
이 부분이 외에도 글쓴이의 센스있고 재치넘치는 표현들과 생각을 볼 수 있다.
친구, 사장, 남자친구 등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데
형성되는 관계에 대한 내용들이 잘 담겨 있다.
한번 읽어 보기를 추천한다.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아 읽고 남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