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촌 - 이기영 단편선 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전집 28
이기영 지음, 조남현 책임편집 / 문학과지성사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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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대부터 30년대를 거쳐 40년대 초반까지의 이기영 단편소설을 쭈욱 읽다보면 작품 경향이 어떻게 변해갔는지 조금은 감각할 수 있다. 이기영이 살고 감각했던 농촌은 어떤 곳인가 상상해보지만 잘 감각은 되질 않는다. 20년대 단편소설의 인물이나 작품의 분위기가 적극적이라 읽으면 뭔가 에너지가 느껴진다. 40년대 소설 읽으면 눈물이 나지만...


이기영에 대해서 잘 모르고 소설을 계속 읽으니까 식민지 조선의 농촌이라는 한 세계를 만들어 놓고 그 세계의 일부분을 소설로 펼쳐서 보여주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기영에 대해서도 더 읽어보고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기영 평전 같은거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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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 이기영 장편소설 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전집 20
이기영 지음, 이상경 책임편집 / 문학과지성사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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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문학의 최고봉으로 너무나 유명한 작품이라 오랫동안 안읽었다. 고등학교 때는 프로문학 작품이 시험에 나올 일이 없어서 안읽었는데, 그 이후에는 안읽어서 조금 죄책감(?)을 갖고 있었다. 근데 영화도 너무 유명하고 그러면 왠지 안 보게 되잖아? 그래도 올해는 나의 이기영의 해이기 때문에, 도전해 보았다.

 

너무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마치 이 소설 속에 완벽한 한 마을이 직조되어 있고, 인물들은 그 속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지식인인 희준은 다른 한국 소설들에서 그려지는 지식인 인물에 비해 장광설이 적고, 엉덩이가 가벼워 훨씬 이 세계속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는 인물이라 흥미로웠다. 한국문학에서 장광설에다가 누구든 가르치는 지식인 남성 인물은 어떤 상황에서 더 강화되는 것일까? 하는 의문도 잠시 들었다. 희준은 말을 많이 하는 인물이라기보다 요즘 시민단체의 상근활동가?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 소설에는 순사도 안나오고 군인도 안나오고 공권력이 거의 안나온다. 가끔 드문드문 한글로 된 일본어가 출현하고 있을 뿐이다. 30년대 소설이라서 검열의 영향도 있었을 터이다. 식민지 조선의 농민에게 은 마름이라기보다 제국주의 일본이었을 터인데, 그 식민 종주국이 이 소설에서 싹 가려져 있다. 그래서 처음 내가 소설을 읽을 때에도 와 왜이렇게 완벽하게 소설 속에서 돌아가는 마을이 있나? 생각했던 것은 그 마을 밖에서 마을을 통제하고 관할?하는 식민지 권력이 전혀 그려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야튼 이 소설의 소설로서의 재미는 4/5정도까지 흥미진진하다. 다양한 인물과 에피소드들이 이어지고 있고 나는 게임을 잘 모르지만, 심즈?라는 게임을 하는 친구에게 이 마을을 심즈로 만들어 달라고 하고 싶었을 정도! 마지막 부분은 엄청 실망스럽고 재미가 없는데, 이기영이 마무리 안하고 김기진이 마무리 했다는 썰이 있다고 한다. .... 김기진?!?!??이 마무리 했다면 납득...

 

전체적으로 여성혐오적 에피소드들이 아주 자연스럽게나오는데, 이것이 그 당시의 여성의 법적 지위나 사회적 지위를 드러내는 장치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여성들의 참혹한 에피소드들로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주고 있어서 이기영 소설을 여성적 관점에서 분석한 글을 찾아보고싶은 생각이 들 정도이다.

 

이 소설의 한계로 들어지는 것이 마름의 약점을 이용해서 농민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는 것이라고 한다. 이런 모습은 <서화>에서도 비슷하게 드러나는 것 같은데 이런 방식에 대한 연구가 있는지도 궁금했다.

 

노동자의 공적인 쟁의의 승리가 자본가?나 부르주아?의 사적 약점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은 사적인 것이 사적이지 않은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지? ‘사적이고 젠더적인 약점이 지금까지의 연구사에서 한계로서 지적되어 온 것이 타당한 것인가? 하는 생각도 문득 들었다. <고향>이라는 작품 속에서 혁명적 요소는 식민종주국인 일제를 드러나게 하는 것이라고 할 때 이러한 사적이고 젠더적인 한계로 지적되어온 부분을 재해석 할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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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행 엑서더스 - 그들은 왜 '북송선'을 타야만 했는가?
테사 모리스-스즈키 지음, 한철호 옮김 / 책과함께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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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 읽으면서 세이초의 추리소설 읽던 기분이 되살아 났다. 그 뒤엔 어떻게 된거지? 앞에 나왔던 단서들의 의미는? 두근두근 마음을 졸이면서 계속 읽었다. 연구자는 누구나 한명의 탐정이다. 테사 모리스 스즈키도 아마 어렴풋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 이런 부분이 있었다.

 

나는 이 이야기의 결정적 순간을 찾는다. 그러면서 문득 추리소설의 가장 유명한 순간을 떠올린다-밤의 개에 관한 기묘한 사건. “밤 사이 개는 전혀 짖지 않았다.” “‘그것은 기묘한 일이다셜록 홈즈가 말했다.” 이 이야기에도 침묵이, 액션의 결여가 있었다. 협상이 절정으로 다가감에 따라 그 불가해함은 더욱 커진다. 그것은 워싱턴에서 오는 침묵이었다.(304)

 

테사 모리스 스즈키가 단서를 찾아 움직인 동선과 5912월부터 시작된 북송사업을 둘러싼 일본의 본심을 숨긴 국제 대사기극(난 이렇게 느꼈음)과 한국의 복잡한 정치상황과 입장, 미국의 침묵, 북한의 노동력 부족 등등등 너무나 많은 선들이 한꺼번에 교차하며 작동하는 것이 드러나도록 쓰여졌다


"가족이라는 것은 불가사의한 침묵을 띠고 있는 것이다.(210)"라는 부분은 <가족의 나라>에 오빠의 침묵과, 끊어진 편지들과, <김귀덕>의 북한으로 돌아갔던 전쟁고아들의 침묵과도 이어지는 것 같아서 그 스케일도, 그 마음들도 잘 가늠이 안되었다. 힝... 


연구 속에서 한명 한명의 서사를 끌어내고 동선을 밟아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내려고 성실하게 노력하는 글쓰기는 연구자 선배로서 본받고 싶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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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국헌법의 탄생
코세키 쇼오이찌 지음, 김창록 옮김 / 뿌리와이파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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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정권이 계속 전쟁을 포기한 헌법 9조를 개정하려고 해서 일본 시민 사회에서는 헌법9조를 지키는 시민모임과 집회가 활발합니다. 저는 전후 GHQ가 일본에 들어가서 맥아더가 만든 헌법이라는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은 일본의 전후 헌법이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고 이 헌법을 둘러싼 여러가지 정치적인 상황들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선, 이 헌법이 만들어지면서 전쟁책임을 져야했던 일왕이 계속해서 일왕으로 있을 수 있게 됩니다. 이른바 지금의 상징 '천황제'를 유지할 수 있게 해준 것이 바로 이 헌법이라는 것이죠. 이 헌법을 만들 때에도 A급 전범들이 관여를 했고, GHQ와 일본정부가 이 헌법을 턱 내놓은 것을 일본 국민들이 전쟁이 가고 '민주주의'가 왔다고 받아들였던 것 같아요. 권력자들과 열라 싸우고 많은 열사들이 죽음으로 쟁취하려 했던 우리의 민주주의 역사와 비교해 보면, 이게 뭐지? 하는 느낌이 좀 있었습니다.


조선이 태평양 전쟁 이후 남북으로 정부수립을 따로 하고, 남쪽에 미국을 등에 업은 이승만 정권이 들어서면서 친일청산을 못한 것처럼, 일본은 전쟁책임을 마땅히 졌어야 할 일왕의 전쟁책임을 이 헌법이 무마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쟁을 방기한 헌법 9조를 지키는 것도 지금 상황에서 물론 의미있는 일이지만, 더 근본적으로 생각하면, 일왕이 전쟁책임을 지게 하고, 일왕과 국민주권에 대해 애매하게 서술하고 있는 일본헌법 1조부터 뜯어고쳐야한다는 운동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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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쫌 아는 10대 - 까칠한 백수 삼촌의 최저임금 명강의 사회 쫌 아는 십대 1
하승우 지음, 방상호 그림 / 풀빛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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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우 선생님이 좋은 책들을 기획해서 내고 계시군요!


많은 학생들이 고졸 후, 대졸 후 노동자가 되는데도 학교에서는 노동자의 권리는 가르치지 않는 게 문제라고 생각했어요.


이 책은 굳이 고졸, 대졸이 아니더라도 10대 학생들이 이미 알바노동자로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일깨워 주고, 알바노동자로서 권리와 보호를 알고 노동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세상에 꼭 필요한 책이예요! 학교 대신 가르쳐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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