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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국헌법의 탄생
코세키 쇼오이찌 지음, 김창록 옮김 / 뿌리와이파리 / 2010년 8월
평점 :
아베정권이 계속 전쟁을 포기한 헌법 9조를 개정하려고 해서 일본 시민 사회에서는 헌법9조를 지키는 시민모임과 집회가 활발합니다. 저는 전후 GHQ가 일본에 들어가서 맥아더가 만든 헌법이라는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은 일본의 전후 헌법이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고 이 헌법을 둘러싼 여러가지 정치적인 상황들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선, 이 헌법이 만들어지면서 전쟁책임을 져야했던 일왕이 계속해서 일왕으로 있을 수 있게 됩니다. 이른바 지금의 상징 '천황제'를 유지할 수 있게 해준 것이 바로 이 헌법이라는 것이죠. 이 헌법을 만들 때에도 A급 전범들이 관여를 했고, GHQ와 일본정부가 이 헌법을 턱 내놓은 것을 일본 국민들이 전쟁이 가고 '민주주의'가 왔다고 받아들였던 것 같아요. 권력자들과 열라 싸우고 많은 열사들이 죽음으로 쟁취하려 했던 우리의 민주주의 역사와 비교해 보면, 이게 뭐지? 하는 느낌이 좀 있었습니다.
조선이 태평양 전쟁 이후 남북으로 정부수립을 따로 하고, 남쪽에 미국을 등에 업은 이승만 정권이 들어서면서 친일청산을 못한 것처럼, 일본은 전쟁책임을 마땅히 졌어야 할 일왕의 전쟁책임을 이 헌법이 무마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쟁을 방기한 헌법 9조를 지키는 것도 지금 상황에서 물론 의미있는 일이지만, 더 근본적으로 생각하면, 일왕이 전쟁책임을 지게 하고, 일왕과 국민주권에 대해 애매하게 서술하고 있는 일본헌법 1조부터 뜯어고쳐야한다는 운동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