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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노예와 병사 만들기
안연선 지음 / 삼인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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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연구는 시간이 지나도 읽을 수 있고, 읽어야 한다. 이 책은 2003년에 처음 나왔다. 2008년에 개정판이 나왔는데, 나는 2003년판을 읽지 못해서 2008년판이 얼만큼 많이 바뀌었는지는 모르겠다.

이 책을 읽으면 한국사회가 일본군'위안부'와 관련해 얼마나 공부를 안하는지 알 수 있는데, 그 대표적인 사례가 이 책에서 이미 다 언급하고 있는 일본군'위안부'에 관련된 담론과 연구사 비판점 등등을 일본군'위안부'가 이슈화 될 때마다 반복해 왔다는 것이다.

 

진짜, 박**가 이 책 한번만 읽었어도 <**의 위안부> 같은 연구사도 뭣도 없는 책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고 이미 연구된 것을 가지고 소모적인 논쟁을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2장과 3장의 내용은 그 시기의 연구를 통해 정말로 많은 것들을 제안하는 소중한 글이라고 생각한다. 후속 연구자들이 그 연구들을 발전 시켜서 연구 성과를 내야할 것이다.

 

한국의 일본군'위안부' 관련 논문에서 일본 군인의 증언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한국 여성학 전공자들이 미국유학을 한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고, 일본어 자료와 일본어 인터뷰를 통한 연구가 어렵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솔직히 2장과 3장의 내용을 더욱 발전시켰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잠깐 했으나 한국의 연구 상황을 봤을 때 4장의 일본군인들의 이야기도 너무 소중한 것이었다.

 

이 책을 내가 왜 지금 읽었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책날개에 저자의 소개를 보면 너무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관점과 생각지도 못했던 타자들을 만나가며 연구한 분임을 알 수 있다. 언젠가 꼭 만나보고 싶은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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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벽까지
황영치 지음, 정미영 옮김 / 품(도서출판)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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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부가 조작했던 재일조선인 간첩사건들은 그저 '사건'으로만 알려져 있고, 역사책에도 자세히 없다. 이 소설은 그 '사건'이 어떠한 것이었는지를 피해자 가족의 목소리를 통해 전달한다. 재일조선인 차별이 심한 일본에 살면서 아버지의 구명운동을 위해 재일조선인임을 언제나 커밍아웃 해야하고, 구명운동을 하는 것이 어떻게 위협이 되는 것인지, 몇십년을 '양심수'로 살아내고 있는 사람을 옆에서 지켜보는 일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 소설이었다. 사실은 한국사회에서 '침묵'으로 존재해 왔던 목소리가 이 소설을 통해 우리에게 왔다.

 

작가도, 작중의 인물인 '나'도 일본어를 넘어, 국경을 넘어 목소리를 보내 온 이 소설을, 이제서야 읽고, 아무것도 모르고 그들의 목소리도, 역사도 모른채 살아왔던 나야말로 그 '벽'이 아니었나, 그 벽을 지탱하던 구성원 중 하나가 아니었나 반성해본다.

 

한국사회와 남북관계의 변화가 재일조선인들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이 소설 보면 알 수 있다. 한국 사회의 중요한 역사적 사건들을 빼놓지 않고 소설 속에서 다루어주고 있어서 내가 그 시절에 '재일조선인'을 전혀 생각지도 못하고 살아왔음을 깨달을 수 있고, 반대로 내 옆에 언제나 존재하고 있었던 사람들이 재일조선인이었음을 알 수 있다. 황영치라는 소설가 이름 처음 봤는데, 한국에도 <전야>라는 소설이 번역되어 있었다. 더 찾아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사실 나는 <품>출판사 책 다 샀다. 정미영 번역가 선생님의 다음 번역도 너무너무 기다려진다. 흥하세요요 <품>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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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여기에 없었다
조너선 에임즈 지음, 고유경 옮김 / 프시케의숲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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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판 <아저씨> 같음. 영화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약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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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그네 오늘의 일본문학 2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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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보고 싶을 때 대신 보기 딱 좋은 무늬만 소설. ㅋㅋㅋ

잔인하고 무서운 류의 일본만화보다 훨씬 동심스럽고 인간적인 이야기.

 

며칠 전 본 백재현의 창작 뮤지컬 [루나틱]이 생각나는 이야기들이다.

사실 세상사는데 조금씩이라도 미치지 않은 사람이 어딧을까.

나조차도 적잖이 강박증, 적잖이 편집증인데.ㅋ

사실 미친거 인정하고, '미친 나'를 나름의 정신적 탈출구로 삼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다. 뉴스에 나오는 반사회적인 짐승같은 인간들보다야 훨씬 인간적이지 않은가!

 

머리 복잡할때나 지하철타서 어려운 이야기 보기 싫을 때 읽기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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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가 사랑한 수식
오가와 요코 지음, 김난주 옮김 / 이레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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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딱하고 논리적이고 계산적이고 합리적이고 어렵고 융통성 없는' 수학을

따뜻한 마음으로 사랑하며, '아름답다'라고 표현하는 늙은 박사님.

아이를 사랑할 줄 알고, 진리의 거룩함 앞에 한없이 겸손한 사람.

 

공부 외에는 할 줄 아는 것도 없고 평범하지 못한 병을 앓고 있기 때문에 이 사람이 사랑한 수식들 조차 그렇게 부드러워 보이는지도 모른다.

동화같은 인물, 어쩌면 현실적이지 못한 설정이기 때문에 책장이 가벼이 넘어가는 것이기도 하지만,

직설적이고 사실적이어서 지저분한 것들 사이에 지친 이때ㅡ 잠깐의 여유를 준다는 것 하나로

이책을 읽는 이유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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