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만세! 힘찬문고 47
이현 지음, 오승민 그림 / 우리교육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치열한 입시 경쟁 속에서 죽음으로 내몰리는 아이들 이야기라 생각만해도 가슴 한편이 저릿해온다. 가능하면 내 아이는 이런 현실을 꿋꿋이 해쳐나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책을 꼭 딸아이와 함께 읽어보리라 마음 먹었다. 그래서 책을 받자마자 아이에게 먼저 권했다. 처음엔 시큰둥한 반응이던 아이가 혜수가 저승사자와 맞닥뜨리는 장면에서부터 흥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만 하루동안 책을 꼭 끼고 틈만 나면 읽기 시작했다. 마지막 장을 덮곤 한번 심호흡을 하더니 엄마도 꼭 읽어보라며 책을 건냈다. 나도 책을 잡자마자 꼼짝 않고 그대로 읽어버렸다.
청소년의 자살이라는 어두운 주제를 다루고 있으면서도 전혀 무겁지 않은 이야기에 마음이 놓였다. 주인공의 아픔이 아이에게 전이될까 염려스러운 점도 있었다. 책을 읽다보니 부모로서 마음이 무거웠다. 혜수도, 장수도 부모의 지나친 관심과 간섭으로 인해 상처받고 죽음까지 내몰리게 된 것이다. 자식 잘되라고 하는 것이기에 면죄부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무한 경쟁사회에서 부모만을 탓할 일이 아닐 수도 있다. 그렇지만 평소에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였다면 이지경까지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면 나는 우리 아이의 마음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책을 읽고 나서 아이와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직설적으로 물어보기 어려운 일도 줄거리를 빗대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딸아이 또래의 고민이 담긴 소설책을 더 많이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무엇보다 책을 잘 읽고 엄마 마음을 많이 이해해준 아이에게 고맙다. 초등학교 5학년인 딸의 제법 어른스러운 독후감을 보니 흐뭇한 마음이다. 다음은 아이가 쓴 독후감이다.

‘장수 만세’라 괜찮은 제목이다. 처음엔 별로였지만 뒤로 갈수록 흥미가 생겼다. 그래서단숨에 읽어버렸다. 이야기는 박혜수라는 여자아이와 생령(살아있는 영혼) 연화의 이야기이다. 혜수는 13살이다. 늘 엄마 때문에 학원에 학습지에 시달려야 했다. 그러던 어느날 자정이 다 되었을 때 혜수가 자살을 해버렸다. 자살을 할 사람은 오빠 장수인데 말이다. 혜수는 저승의 밀라과장에게 그것을 알게 되자 연화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래서 연화는 혜수의 몸속에 들어가고 혜수는 유령이 되어 오빠를 살릴 수 있는 일주일의 시간을 얻게 된다. 결과는 해피엔딩이다. 장수는 주유소 아르바이트를 하고 도서관에 다니면서 행복하게 지낸다. 혜수는 중학생이 되어 씩씩하게 살아간다.
나는 장수보다 혜수가 참 안됐다고 생각한다. 공부하느라 놀 시간도 없고 공부 잘하는 오빠에게 비교당하고, 가기싫은 해외연수까지 가야되기 때문이다. 엄마는 엄마같이 살지 말라고 공부를 시킨다는데 그건 말도 안된다. 내인생은 내가 살아야지 엄마가 하라는 대로만 살 수는 없다. 공부를 잘해서 나중에 돈을 많이 벌게 되면 빚도 갚을 수 있겠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집안을 도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혜수가 위험을 무릎쓰고 혼령이 되어 오빠를 돕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내동생에게 이런 일이 생긴다면 나도 어떤 위험이 있어도 혜수처럼 할 것이다. 왜냐하면 내동생이니까.
이세상에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고도 삶이 두려워 자살하는 사람들도 있다. 특히 중,고등학생 언니 오빠 중에 이런 일이 많다고 한다. 하지만 난 그 고난들을 모두 이겨내고 오래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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