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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와 메이 이야기 - 전6권
키무라 유이치 지음, 아베 히로시 그림, 김정화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가부와 메이는 폭풍우 치는 밤에 깜깜한 오두막 안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어두워서 상대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비밀친구가 되었습니다.’
상대가 누구인지 모른 채 사랑을 하거나 우정을 나누는 이야기는 상투적이다. 그러나 우정의 상대가 염소와 늑대라면 상황은 달라진다. 둘은 바로 앞도 분간할 수 없는 깜깜한 밤, 상대를 착각하면서 호감을 가진다. 외양이 아니라 마음으로 교감하면서….
피식자와 포식자라는 두 집단 간의 관계상 애초부터 타협의 여지는 없다. 따라서 둘의 미래에 드리운 암운은 어느 정도 가슴 아픈 결말을 예견하고 있다. 한 권씩 넘어갈 때마다 둘의 우정은 더욱 깊어가고 위기도 점점 커져간다. 좌절을 겪으며 둘은 점점 강해져 간다.
가부에게 우정은 생존을 위협하는 고통으로 다가온다. 배고픔보다는 메이를 위험에 빠뜨리는 데서 오는 자괴감이 더 괴롭다. “아, 메이. 이럴 거였다면 나와 만나지 않았으면 좋았을걸…” 메이는 “나는 행운이라고 생각하는데…”라고 받는다. 우정의 길을 함께 하면서 두 사람은 고통스런 성장을 해나간다.
살면서 우정에 대해 배워본 적이 있던가? 경험만이 유일한 방법일까? 우정에 대해 사전적인 정의가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가부와 메이 처럼 고통을 넘어서는 관계만이 좋은 것도 아닐 것이다. 그러나 쉽게 만나고 쉽게 헤어지면서 진정한 친구를 바라는 것도 우습지 않을까? 가부와 메이가 만들어가는 우정의 계단을 밟아가다 보면 어느 샌가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가슴이 메어온다. 이야기도 감동적이지만 섬세하게 그려진 그림도 빼놓을 수 없다. 전 6권 중에서 ‘폭풍우 치는 밤에’는 꼭 사보라고 권하고 싶다. 저학년이나 유아들에게도 좋지만 우정을 알아가는 고학년에게 더 권하고 싶다. 관계에 지친 어른들에게도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