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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산악인 유정열의 한국 800 명산 탐방기
유정열 지음 / 관동산악연구회 / 200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산을 갈 때 마다 느끼는 거지만 단순히 오르고 내리는 즐거움만으로 가기는 무척 아쉬운 곳이다. 지형의 특성상 국토의 70%가 산인 우리나라는 많은 산들이 있지만 일부 유명한 산들을 제외하고는 기본 정보가 거의 없다. 구구절절 내려오는 전설과 이야기들은 산의 절경을 감상하는데 플러스로 작용할 때가 많다. 단순한 바위이지만 그 바위에 얽힌 이야기에는 우리 조상들의 삶과 역사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산을 오르기 전에 산에 대해 잘 알아보고 가는 것 또한 산 오르는 사람들의 필수 준비물이 아닐까 한다.
<전문산악인 유정열의 한국 800명산 탐방기>는 그런 정보를 두루 다루고 있는 책이다.
책의 겉만 보면 산 안내 책자처럼 느껴지는데 그것이 다가 아니다. 800개가 훨씬 넘는 산들을 소개하는데 기본적으로 위치, 교통편, 산행코스를 알려주고 주변에 가 볼만한 곳까지 알려준다. 뿐만 아니라 주변 식당 정보과 숙박 가능한 곳도 제공한다. 하지만 이 정도에서 그쳤다면 단순히 잘 만들어진 안내책자에 불과했을 것이다. 이 책이 추구하는 것은 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산길 탐방하는데 있다. 그냥 등반하고 내려오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산을 음미하는 것 말이다. ‘산길탐방’이 책이 제공하고자 하는 정보이다.
딱딱한 느낌의 산 안내 책자였다면 전문 산악인들에게 필요한 책이라는 선입견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이 바라는 것이 ‘산길탐방’이니 이제 산을 가까이 하고자 하는 초보자들까지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책이다. 저자의 말처럼 산에는 아직 고스란히 남아있는 우리의 역사의 현장이 있다. 대개는 절의 형태로 불교 유적지가 대부분이지만 과거의 삶도 그리고 우리 근현대사로 이러지는 역사도 아직 남아 있는 곳이 산이다. 산을 오르면서 그곳에 대해 알고 살펴본다면 더욱 큰 재미가 있지 않을까? 그리고 이런 것을 산교육이라고 하지 않을까 싶다. 직접 보고 느끼는 것은 교과서만 보고 있을 때와는 사뭇 다르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산을 접하거나 그동안 많은 산들을 다녀왔지만 우리나라에 이런 산이 있었을까? 라고 느낀 산악인들에게 이 책을 소개하고 싶다. <전문산악인 유정열의 한국 800명산 탐방기>는 산에 관한 백과사전이다. 산행을 위한 꼭 필요한 정보가 가득 찬 유익한 책이다. 산을 오르는데 필수 준비물이 여기 다 들어 있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