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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의 즐거운 인생
줄리아 차일드.알렉스 프루돔 지음, 허지은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일을 기독교에서는 자신에게 부여된 ‘소명’으로 여겨 충실히 이행해야 함을 강조한다. 누구나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데 그 ‘일’이란 것이 하늘로부터 내게 부여받은 소중한 것으로 간주해서 열심히 한다면 우리의 인생이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자신의 일이, 그리고 자신의 인생이 즐겁고 풍요롭지 않다면 얼마나 그 삶이 힘들까? 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만든 책이 이번에 읽게 된 『줄리아의 즐거운 인생』이다. 곧 영화로 개봉된다는 것과 제목의 경쾌함, 표지의 발랄함으로 아주 젊고 매력적인 아가씨 줄리아의 삶이 담긴 소설류로 오해하고 이 책을 읽었다. 하지만 이 책은 나이가 아흔이 넘은 줄리아 차일드의 자전적 에세이였다. 그녀와 그녀의 조카 알렉스 프루돔이 그녀의 인생을 되돌아보며 그녀가 가장 행복했다고 여기는 프랑스에서의 삶과 그 후 그녀의 요리인생을 기록한 책이다. 여기 그녀의 인생을 열정과 노력으로 채운 여성의 즐거운 삶이 있다.
줄리아는 미국의 중상류층 가정에서 태어나 집에는 언제나 요리사가 있었다고 한다. 그런 그녀가 폴 차일드를 만나 결혼하게 됨으로써 요리의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한다. 폴의 직장문제로 프랑스로 이주하게 되면서 그녀의 인생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된다. 1940~50년대의 프랑스의 문화에 매료되고 프랑스 음식에 깊이 빠지기 시작하면서 줄리아는 그녀 인생을 바칠 수 있는 일 ‘요리’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프랑스 음식을 배우기 위해 르 꼬르동 블루에 입학하고 요리를 배우는 과정과 많은 프랑스 요리들이 소개된다. 그 과정에서 여러 쉐프들과 있었던 에피소드들과 프랑스를 사랑한 그녀의 일상적인 이야기들도 담겨있다. 요리를 통해 프랑스를 이해하고 사랑하게 된 줄리아는 미국으로 돌아온 후 프랑스 요리책 집필, TV 요리 프로그램 진행자로 왕성한 활동을 했다. 자신의 일을 향한 그녀의 끊임없는 노력과 열정이 미국의 가정요리 대모의 자리에 오르게 했고, 요리책으로서 베스트셀러에 오랫동안 오르는 영광도 누리게 했다. 제목처럼 줄리아의 즐거운 인생 이야기인 것이다. 물론 사랑하는 남편 폴의 따뜻한 사랑과 지지가 그녀로 하여금 그러한 힘을 갖게 도와 준 것 같다.
『줄리아의 즐거운 인생』이 출간되기 전에 아쉽게도 줄리아는 세상을 떠나고 말지만 이 책에 그녀가 가장 즐겁고 행복하게 여겼던 삶들이 수록되어 있다. 다양한 프랑스 요리뿐 아니라 열정을 받쳐 살아온 한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 같아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의 삶을 변화시킨 프랑스에 대한 새로운 매력도 많이 접할 수 있어 프랑스가 새롭게 다가왔고, 그녀의 삶이 내게도 작은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느낌이다. 자신의 ‘소명’같은 일을 발견하고 그 위치에서 성공을 이룰 수 있었던 그녀의 삶이 풍요와 즐거움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을 발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