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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여성 No.1 신사임당
안영 지음 / 동이(위즈앤비즈) / 200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대한민국여성 No.1 신사임당』이 출간된 것을 보고 5만원권의 주인공으로 결정되고 얼마 전에 시중에 나오면서 그 분위기로 낸 책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안 영작가가 이미 2005년 1월부터 가톨릭교회 월간지 <참 소중한 당신>에 『그 영원한 달빛, 신사임당』을 연재하였고, 그것을 소설로 출간했고, 보급판으로 이번에 개정판을 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시류에 편승하여 가벼이 낸 책이 아니라 신사임당에 대해 알리고자 고증을 바탕으로 탄생한 책임을 알고 허투루 읽을 수가 없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여성을 말해보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당장 떠오르는 이가 없어 당황했을 것이다. 누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여성인가? 솔직히 그쪽으로 생각을 한 적이 없으니 바로 대답이 나올 수 없다. 나 역시 신사임당이 율곡 이이를 있게 한 훌륭한 어머니이며 그림, 시, 서예에 능한 분이란 사실은 알고 있다. 그렇지만 단순히 그러한 정보를 안다는 것 뿐 그게 다이다. 역사 교과서에서도 내가 알고 있는 정도의 정보만 적혀 있으니 신사임당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었다.
그러던 차에 『대한민국여성 No.1 신사임당』을 읽게 되었다. 요즘 육아에 힘들고 지쳐 있는 내게, 아이들로 인해 내 인생이 묻혀버린다는 생각을 하는 내게 너무나 명백한 길을 제시한 책이었다. 읽고 나니 이렇게 훌륭한 신사임당에 대한 자료가 이렇게나 부족한 현실이 안타까웠다. 여자가 수면위에 오를 수 없는 시대에 살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후에 우리들이 율곡 이이의 어머니 그 이상으로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에 그러했으리라 생각되었다. 화폐의 주인공으로 선정되셨고 안 영작가님의 소설로 다시 태어나셨으니 앞으로는 더 많은 사람들이 신사임당에 대해 알고 그 분을 본받고자 했으면 좋겠다.
소설로 만난 신사임당은 조선 시대 여성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진취적인 생각을 가진 여성이었다. 물론 그 분도 훌륭한 외조부모님과 부모님의 교육을 받았지만 타고난 뛰어남이 없었다면 그 빛을 다 발하지 못했을 것이다. 어느 것 하나 모자라는 것이 없는 그 분이 남편의 기를 살리며 남편을 바른길로 이끄는 방법이며, 일곱이나 되는 자녀들의 학문정진과 인성교육 방법이며, 형편도 여의치 않는 대가족을 거느리면서도 자신의 자아실현의 길도 게을리 하지 않는 점은 아무나 해 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또한 부모님을 향한 효는 부모님에 대한 도리이지만 그것이 자식들에게 가장 큰 가르침임을 우리들에게 몸써 알려 주셨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한탄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자세는 지금 내가 가장 시급히 배워야 할 점이다. 또 아이들과 옥신각신하다 결국 화를 내고 매를 들고 그리고는 후회하고, 아이가 상처받지 않았을까? 전전긍긍하는 내가 어떻게 아이들을 대해야 할지,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도 이끌어 주었다.
딸로서, 아내로서, 어머니로서, 그리고 자아실현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던 한 여성으로서 살아온 그 분의 삶 자체가 하나의 큰 교훈이며 본받아 마땅하다. 당당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여성으로서 No.1 자리를 지키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