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의 일
조성준 지음 / 작가정신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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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일 / 조성준 🗺🖼


인간은 태어나고, 일하고, 결국 떠납니다.
예술가들 역시 제각각의 자리에서 열심히 일을 한 사람들입니다. 누군가는 고독하게 일했고, 누군가는 시끌벅적하게 일을 했습니다. 그리고 어떤 예술가의 결과물은 결국 인류의 유산으로 남았습니다. 우리는 이 유산에서 영감을 얻습니다. 저는 ‘예술가의 일’에 대해서 썼고, 이것은 제가 지난 3년 동안 매달린 일이었습니다._’작가의 말’에서

이 책에 깃든 지은이의 땀과 공이 그대로 느껴졌다.
그래서 이 책 작가도 예술가와 다름없다 느꼈다.

지난 여름 ‘여자의 미술관’을 재미있게 읽었는데,
이번 선정된 작정단 책은 33인 예술가들의 이야기이다.
화가, 음악가, 배우, 건축가, 영화가.
몰라서 알고 싶은 예술가가 많아졌다.


너무 예민하거나 특이한 세계관을 가졌다거나 파격적이라는.
예술가라 하면 가지고 있는 편견은 보통 그렇다.
태어난 배경이 아주 좋아 걱정없이 예술에 정진한 사람도 많겠지만
삶에 얼룩진 상처와 고통을 예술로 표현한 위인이 많았다.
샤갈의 작품은 사랑 그대로였고, 유명세를 탔어도 평생 예술혼을 거두지 않으며 검소하게 살다 떠난 사람도 있다.
우리는 천경자, 박남옥, 나혜석과 같은 엄청난 예술가를 기억해야 할 것이다.


내가 가진 편견과 얄팍한 지식이 깨진 순간이 여러 번.
자코메티는 피카소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예술가인 줄 알았는데 그저 천재에 불과했네.”
피카소가 엄청난 예술가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두께가 좀 있는 책이지만 몰입하게 된다.
좋은 문장도 있었지만, 배우고 싶고 기억하고 싶은
삶의 태도가 많았다.


추천 그리고 추천🪆
너무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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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당신에게
김수현 지음, Sky Kim 그림 / 샘터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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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당신에게 / 김수현 에세이 📖


‘아름다운 문장을 읽으면
당신은 어쩔 수 없이
아름다운 사람이 된다.’

내가 좋아하는 문장이다. 아름다운 사람이 될 수만 있다면야 그런 문장 죽을 때까지 읽고 싶다. 그래서 내가 알고 싶은 활자를 조합하고 책 안에서 유영하는 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더 재미있는 방법으로 자신의 즐거움을 찾겠지만 여즉 나에겐 책이 가장 좋은 것 같다.

아름답다의 어원 가설 중 하나가 앓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아프도록 앓는 것과 아름다운 것이 무슨 관계가 있을까? 나는 아름다운 것을 좋아한다. 아름다움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까? 없을 걸! 아름다운 여자, 물건, 아름다운 행동, 아름다운 말, 아름다운 문장과 낱말.
그리고 아주 오랜만에 읽은 에세이. 피천득 선생님이 추천한, 제목부터 아름다운 책이 여기 있다.

평범한 주부이자 가구집 사장님의 짧은 일기인가보다 싶었는데, 이미 수필집을 낸 작가이시다. 어머니와 아버지, 딸과 손녀 ‘하나’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특히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가 정말 마음 저릿하도록 느껴졌다.

어릴 적 아플 때마다 엄마가 어쩔 줄 몰라 하시며 “너무 아프구나. 내가 대신 아프면 좋으련만.”하고 밤새 등과 배를 쓸어내리셨다고 한다. 몸이 아플 때마다 배를 쓸어주시던 엄마 생각이 난다고.
그런 엄마를 갑자기 하늘 나라로 보내드릴 때,
“엄마, 내가 대신 아프면 좋겠어.
대신 죽으면 좋겠어.”란 말을 해드리지 못했다고…

고향이 이북인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도 많다. 늘 고향에 대한 그리움으로 술을 마시고 화를 냈던 아버지.
‘너무 아프면 화가 난 사람처럼 보인다고 했다. 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 삶의 애환 앞에서 어떻게든 견디려고, 주저앉지 않으려고 힘을 주는 화난 어른들을 따뜻하게 안아드리고 싶은 4월이다.’

어머니와 아버지, 다른 세 남매들 속에서 다정하고 속깊게 자란 어른 같다. 마냥 속없이 다 좋은 게 아니라, 천성이 따뜻하고 남에게 넓은 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에 대해서도 이렇게 말씀하셨다.
‘삶이 아름답냐고 묻는다면, 나는 YES. 격변의 시대 속에 혼란스러웠노라 말하지만, 삶은 아름답다.’


오늘 저녁을 먹는데, 아빠가 아빠 사촌 형과 통화하는 걸 들었다. 난 아빠의 어린 시절 이야기 듣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 이야기를 아직 기억한다는 신기함과 의문스러움이 동시에 들기 때문이고, 이야기를 하는 아빠의 사투리가 참 좋기 때문이다. 서울 사람이라면 낯설 그 억양이 나는 왜이리 좋은지.

그러다 나는 기억에는 없는 작은 할아버지와 내 기억 가장 처음인 큰 할아버지의 장례가 생각났고, 아직도 정정하셔서 백수를 바라보시는 작은큰할아버지도 생각해보았다. 그래서 우리 할아버지의 형제인 세 분의 할아버지 성함도 여쭤보고 어떤 분들이셨을지 상상해 보았다. 아빠는, 나이 먹어도 할아버지한테 혼나는 것이 좋았다고 했는데, 다시 생각해 보니 아빠를 혼낼 누군가가 있다는 것이 좋다는 뜻이었으리라.

언젠가는 우리도 이별을 하겠지?
내가 대신 아팠으면 좋겠어.
내가 대신 죽었으면 좋겠어.
나는 그 말을 꼭 하기로 했다.


이제 15개월인 조카도, 내가 ‘아야!’하면
‘호~~~’해준다.
아플 때 ‘고모 손이 약손’ 해줄게!


이 책을 읽고 내 인생에 얼마나 많은 ‘아름다운 당신들’이 있었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아팠고 앓았고 아름다웠던 나의 사람들,
그리고 그 이름들이 내가 죽을 때 새길
가장 아름다운 낱말들이지 않을까.


좋은 책을 찾으세요.
그리고 아름다운 문장을 읽으세요.


📖 나누고 싶은 아름다운 문장들.

명절이면 엄마가 그립고 엄마가 그리우면 엄마가 만들어 준 음식을 만든다.

가신 분들의 빈자리는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았다. 비어 있는 자리를 바라보지 않고 살아갈 뿐이고 명절이면 바라보게 된다.

일 년 중 가장 아끼는 순간.
아까워서 마음이 바쁘다.

글을 쓴다는 건 소중한 것을 정갈하게 담아 두는 과정이다.

올 테면 오라, 다 내게로 오라.
사랑은 좀처럼 오지 않았다.

어둠이 깊을수록 빛의 노래가 크게 울린다.




#아름다운당신에게 #김수현에세이 #신간에세이
#수필 #수필집 #책추천 #물방울서평단 #샘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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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 없이 메이저 없다 - 풀꽃 시인이 세상에 보내는 편지 아우름 50
나태주 지음 / 샘터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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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잘 배운 사람의 다정함을 좋아한다.
학습할 수 없는 것, 계획하기도 전에 나오는 몸에 밴 습관같은 것 말이다.

어머니나 아버지, 혹은 조부모님이나 가족들로부터 받은 극진한 사랑,
그 사랑이 엇나가지 않고 바르게 크고 따뜻하게 생각할 줄 아는 사람.
그런 사람이 참 귀한 시대같다.


나태주 선생님의 유년기 이야기는 따뜻하다.
다정함과 외로움과 인간미는 외할머니로부터 배운 것이라고 한다.
그저 똑똑하고 잘난 맛에 키우는 것이 아니라
정을 알고 인간됨도 알고 남에게 잘하는 법을 가르치는
그런 고모이자 이모, 그런 엄마, 그런 할머니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
“외할머니는 나에게만은 좋은 것을 먹이려고 했고
춥지 않게 덥지 않게 하려고 애를 써주셨어요.
그래서 나는 가난한 집 아이였지만
가난하지 않은 아이로 자랐지요.”

🔖
“그래서 나는 외할머니가 나를 키워만 주신 분이 아니라
나를 살린 분이라고 생각하고
은인이라 생각하고 평생의 선생님이라고 생각해요.”





시집은 선물로도 받고, 유명한 시들은 너무 쉽게 볼 수 있다.
그런데 선생님의 얼굴은 유퀴즈라는 프로그램에서 처음 봤다.
유쾌한 노인의 모습. 다정하고 재밌는 분이셨다.
풀꽃 선생님이 들려 주시는 삶의 지혜와 응원.
지금 이 힘든 길을 걷는 모든 이에게 분명 큰 힘이 될 것이다.



🔖
“성공이란 자기가 되고 싶은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청소년 시절에 꿈꾸었던 자기를
늙은 나이에 만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 자신도 지금 그 사람을 만나러 가는 중입니다.”


🌿
선생님의 에세이 참 좋았다.
후반부에 나오는 여러 시들과
그 시에 얽힌 이야기를 소개해 주셨다.

오늘은 생각난 김에 작년 생일 친구에게서  받은 시집도 읽어야겠다.
시를 읽는 일이 사치가 되지 않도록.
꿈을 꾸는 일이 비난받지 않도록.
잘 살아내는 삶이고 싶다.



#📚 #마이너없이메이저없다 #나태주 #나태주시인
#신간 #추천도서 #에세이추천 #신간에세이 #샘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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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들어도 좋은 말 - 이석원 이야기 산문집, 개정판
이석원 지음 / 을유문화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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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먼 땅에서 위로를 주던 분께 보내드렸던 이 책.
개정판으로 다시 나온다는 소식에 마음이 몽글몽글해졌다.
사랑받을만한 사람으로 기억된다는 것, 참 좋은 것.

누군가는 음악과 냄새로 추억을 기억하겠지만
난 책에 담긴 추억이 떠오를 때가 많다.
좋은 사람은 좋은 책을,
좋은 책은 좋은 추억을 부른다.

좋은 책, 소중한 사람, 맛있는 음식.
이 세 가지가 있다면
인생은 버틸 만한 것이라 믿는다.



안부

“소리 내지 않아도 늘 그 자리에.”


그 후의 이야기까지 읽으며
다시 한번 산문집의 묘미를 느꼈다.


이 좋은 책을 또 누구에게 알릴까

6년만에 다시 읽는 이 책의 이야기를
성숙하게 이해하고 공감할 사람들
얼굴이 떠올라 설렜다.

그런 사람에게 또 선물하고
알리고 싶다.

산문의 이야기도,
중간 중간의 짧은 토막글도
참 좋다.

언제 들어도 좋은 말.
언제 읽어도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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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고풍 요리사의 서정
박상 지음 / 작가정신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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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삼탈리아란?
정식 명칭은 라 레뿌블리까 삼탈리아.
이오니아해의 작은 섬나라로
해커의 군사화, 인력 자동차, 한류 시 열풍 등
소설에나 나올 법한 그런 나라다.


2.
맛을 소환하는 건 절박한 심정이야.
사랑하는 사람 먹이려고 정성을 다할 때의
심정부터 알아야 해.


3.
다음 생은 없다.
이번 생이 자꾸 반복될 뿐이다.


4.
나랑 사귈래?
교회에서 봤을 때 새빨간 머리색이 특별해 보였고
상판대기 이목구비 배치도 특이해서 좋았고
강남 사모님들 귓구멍에 시를 쓰듯 욕하는 게,
성량과 톤이 하도 듣기 좋아 나도 모르게 다가간 거였는데
냄새까지 좋더라구. 정확히 내 이상형이야.



📚 #복고풍요리사의서정 #박상 #박상장편소설



박상님 책을 읽다 보니 알겠다.
난 또라이같은 사람을 좋아한다는 걸.
평범한 건 재미없고 따분하다.

하지만 내가 만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너무 착하고 모범적인 걸...
내가 제일 또라이인걸...
그래서 박상님 책에 나오는 아주 특이한
썅ㄴ 상ㄴ들이 넘 맘에 든다.
현실에서라도 만나지 못한다면
소설에서라도 만날 것이다🙌


그리고 작가님 소설가라는 이유로
자꾸 소설같은 얘기로 소설을 쓰셨는데,
시를 사랑하는 나라 탐방기라는 컨셉에
자꾸 시 문구를 넣어서
어디서 급조해서 쓰신 건가 했는데
진짜 실제로 있는 시들이다........👍



웃겨서 어이없어서 맘에 드는 책
제가 예테보리 쌍쌍바를 읽고
여기저기 침 튀기며 (비말 튀긴 건 미안하게 생각해요)
읽기를 추천했듯
7년만에 나온 이 책도 재미있게 읽었어요.


자매품으로는
#예테보리쌍쌍바
#사랑은달아서끈적한것

등이 있습니다.

이원식 씨의 다음 도전도
응원하고 기대해요👍🖐🥰




#작가정신 #작정단
#책스타그램 #책추천 #한국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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