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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그때 우주공학이 있었다면? - 일상을 바꾼 나사 스핀오프 기술 26
김상협 외 지음 / 생각학교 / 2025년 12월
평점 :

첫째 아이가 5살 때 보드마커로 그려 설명하던 블랙홀 그림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여기에서는 빛도 도망 못 가서 까매지는 거야’라며 제 나름의 언어로 중력과 시공간을 풀어내던 모습은, 우주과학이 우리 집 일상 언어가 되는 출발점이었다. 초등학생이 된 지금도 아이는 장래희망 란에 늘 NASA 엔지니어를 적고, 밤마다 별을 보며 “저기까지 가려면 어떤 로켓이 필요할까?”를 묻는다. 그런 아이의 호기심을 어떻게 지치지 않게 지켜 줄지, 엄마인 나는 여전히 좋은 책과 경험을 찾아 헤매는 중이었다.
[만약 그때 우주공학이 있었다면?]은 바로 그런 고민에 눈에 띄게 답해 주는 책이다. 이 책은 별주부전, 신데렐라, 이순신전 같은 익숙한 이야기 속에 NASA의 우주공학 기술을 집어넣어 “그때 이런 기술이 있었다면 어떻게 달라졌을까?”를 상상하게 만든다. 우리 딸이 좋아하는 동화와 역사, 그리고 언젠가 일하고 싶어 하는 NASA가 한자리에서 만나는 셈이다. 학교 시험을 위한 과학이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이야기와 연결된 과학이라는 점이 우리 딸에게 딱 맞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모두가 아는 이야기와 역사 속에 우주공학을 교묘하게 스며들게 한 구성이다. 한석봉의 천하명필 비결을 ‘야간투시경’과 연결하고, 이순신의 전쟁사를 첨단 항법 장치와 함께 다시 읽는 식으로, 나사 스핀오프 기술 26가지를 생활 속 장면에 녹여낸다. 아이 입장에서는 익숙한 줄거리를 따라가다가도, 갑자기 등장하는 열차단 소재, 인공위성, 우주 식량 같은 기술 덕분에 상상력이 입체적으로 확장된다. 지루한 개념 설명 대신 ‘이야기책이면서 과학책’이라는 형식을 취해, 우주과학을 재미와 호기심의 언어로 번역해 준다는 점이 특히 인상 깊다.
결국 이 책은 우주가 이미 우리 일상에 가까이 내려와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차분히 보여 준다. 덕분에 딸아이의 꿈도 ‘멀어서 닿기 어려운 우주’가 아니라, 지금부터 조금씩 준비해 갈 수 있는 진로로 한 걸음 더 가까워진 느낌이다. 앞으로도 아이와 이 책의 각 장을 함께 읽으며, “너라면 이 기술을 어디에 써 보고 싶어?”라고 묻고 대답하는 시간을 꾸준히 이어 가고 싶다. 그렇게 생활과 이야기를 통해 우주공학을 만났던 기억이 쌓인다면, 언젠가 딸아이가 진짜로 NASA의 문을 두드리는 날에도, 오늘 읽어 준 이 한 권이 작은 디딤돌로 남아 있을 것이라 믿는다.
-도서를 제공받아 정직하게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