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독하는 아이
서혜정.정윤경 지음, 어수현 그림 / 다봄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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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엔 각자 하나씩의 태블릿이 있다. 엄마인 나도 스크린 타임의 해로움을 잘 알지만, 아이들의 성화와 시대의 흐름 속에서 디지털 미디어에 빠지지 않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늘 마음 한켠에 경계심을 품고 조심하려 노력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저녁마다 각종 과외 활동으로 바쁘다 보니 자연스럽게 책을 읽을 시간은 줄어들고, 독서 능력 저하는 어쩔 수 없는 결과로 느껴졌다. 그러던 중 이 상황을 바꿀 힌트를 주는 책을 만났다.

‘낭독하는 아이’는 책을 소리 내어 읽는 낭독을 통해 자신감을 얻고 꿈을 찾아가는 한 아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에 등장하는 서혜정 성우는 TV 쇼 ‘X파일’의 ‘스컬리’ 목소리로 유명한 분이기도 하다. 아마 나와 비슷한 연령대의 부모라면 “아, 그 목소리!”라며 반가워할 것이다. 그녀는 책 속에서 주인공 아이의 멘토가 되어주며,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진다.

이야기는 동네에서 가장 큰 감나무가 있는 집에서 시작된다. 친구들은 주인공 ‘정이’가 그 집의 단칸방에서 산다는 사실을 모르고, 정이네가 부자라고 오해한다. 그러던 어느 날, 성우 서혜정이 오드 아이 고양이 ‘낭독이’를 찾다가 마법처럼 우연히 정이를 만나면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정이는 서혜정 아줌마처럼 훌륭한 성우가 되기 위해 매일 정해진 시간에 낭독을 연습한다. 그렇게 자신감을 되찾고, 친구와의 관계도 회복하며, 새로운 환경에도 적응해나간다. 아이의 성장이 차근차근 그려지는 따뜻한 동화다.

책에 ‘하루 10분 낭독 일기’라는 별책부록이 실려 있어, 단순한 독서 경험을 실천으로 확장시켜준다. 좋은 목소리를 내는 법, 정확한 발음법 등을 자세히 알려주고, 직접 낭독 일기를 쓸 수 있는 양식도 포함되어 있다. 이 페이지를 복사해 아이가 꾸준히 써간다면 훌륭한 습관이 길러질 것이다.

낭독이 좋다는 건 모두 알고 있지만, 부모가 아무리 그 중요성을 말해도 아이에게는 잔소리로 들릴 때가 많다. ‘낭독하는 아이’는 아이 스스로 낭독의 즐거움과 힘을 깨닫게 도와주는 책이다. 재미와 문해력을 한 번에 잡고 싶다면, 이 책을 아이에게 권해보자. 디지털 미디어의 홍수에서 벗어나 따뜻한 이야기의 파도에 몸을 맡기는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


-도서를 제공 받아 정직하게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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