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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쇼펜하우어의 인생 수업
김지연 지음, 유영근 그림 / 제제의숲 / 2025년 8월
평점 :
요즘 아이들은 정말 바쁘다. 학교, 학원, 각종 활동까지 촘촘히 짜인 일정 속에서 하루를 보내는 모습을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아이들은 과연 무슨 생각을 하며 살까? 아니, 생각이라는 걸 하긴 하는 걸까? 자율성이 거의 없는 삶 속에서 만약 성적이나 입시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친다면, 아이들은 더 열심히 하려 들까, 아니면 쉽게 포기해버릴까? 아마 후자일 가능성이 크다. 자율성의 박탈은 곧 의지의 실종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학습된 무기력’이라는 말이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그 능력을 어떻게 키워야 할지에 대해서는 막막함을 느끼는 부모가 많다. 나 역시 그런 고민을 하던 중에 『어린이를 위한 쇼펜하우어의 인생 수업』이라는 책을 만났다.
이 책은 철학자 쇼펜하우어의 삶에 대한 통찰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풀어낸 책이다. 철학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감과 달리, 이 책은 쉽고 친절한 설명과 그림, 그리고 만화를 통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삶의 태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도록 돕는다.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은 어른에게도 어려운 주제지만,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이런 고민을 해보는 것은 앞으로의 삶에서 방향을 잡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만화를 통해 아이들의 흥미를 끌면서도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명확하게 전달한 점이다. 만화 뒤에 이어지는 ‘이렇게 해봐요’ 코너는 단순히 정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직접 생각하고 적용해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생각의 과정을 차근차근 알려주며, 같은 상황에서도 어떻게 하면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질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내용은 예민하고 불안한 우리 집 둘째와 꼭 함께 읽고 싶은 부분이었다.
삶의 철학을 부모가 말하면 잔소리처럼 들리지만, 책에서 읽으면 진리처럼 받아들여지는 법이다. 어른인 나조차도 이 책을 통해 일상에 치여 잊고 살던 인생의 방향성과 태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잠들기 전 아이와 함께 한 꼭지씩 읽고 대화를 나누는 시간은 단순한 독서 그 이상이다. 이런 시간이 쌓이면 아이의 사고력은 점점 깊어지고, 결국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될 것이다.
- 도서를 제공받아 정직하게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