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학교에 다니지 않는 나이가 되며 과학에 대한 호기심은 진작에 접은지 오래인데, 이 책의 차례를 보자마자 깨달았다. 호기심이 사라진 게 아니라 그냥 일상에 치여 뒷전으로 밀려났을 뿐이었다는 것을 말이다.이 책의 제목은 ‘엉뚱한 과학책’이지만 내용을 알고 보니 내 기준에는 전혀 엉뚱하지 않았다. 살면서 반드시 한 번은 내가 궁금해했거나 아이가 물어보았던 질문들에 대한 답의 집합체가 책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엉뚱한 게 아니라 ’매우 유효한 과학책’이라고 다시 이름을 지어주고 싶을 정도니까. 처음에는 아이가 과학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선택한 책이었는데, 더 재미있게 읽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내가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꼭지를 몇 개만 소개한다.-아플 때 낮보다 밤에 더 몸이 아픈 이유?-고환으로 맛을 느낄 수 있다고? (나는 평생 확인 못할..)-오줌은 왜 똥보다 참기 힘들까?-노이즈캔슬링은 어떻게 주변 소음을 없앨까?내 짧은 견해를 살짝 밝히자면 과학을 진정으로 잘 하고 싶다면 과학 지식을 많이 아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 호기심과 그것을 탐구하려는 마음가짐이 더 중요한 것 같다. 특히나 검색만 해도 지식은 바로 뜨는 AI 시대에는 더욱 그러해 보인다.이 책에 나온 크고 작은 일상 질문과 답변들을 통해 호기심을 해결하는 즐거움을 맛보았다. 이 경험이 호기심이라는 씨앗에 충분한 수분이 되어주길 바란다. 위에 언급된 꼭지 말고도 재미있는 대화 소재가 많아서 가족과의 저녁식사에 반찬으로 삼기에도 딱 좋겠다.- 도서를 제공 받아 정직하게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