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을 시작하며 속된 말로 일단 까놓고 이야기해보자면, 저는 어릴 때부터 아이들을 좋아하는 성격은 아니었다는 것을 밝힙니다. 실수와 부족함이 보여지면 그것을 지적 당하는 환경에서 자랐고 성별 조차도 내가 남자였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을 가지곤 했거든요. 그럼에도 잘 해보고자 하는 마음에 이렇게 아이를 둘이나 낳았고, 더 잘 해보고자 하는 마음에 직장까지 그만두었어요. 다른 누군가의 손에 아이를 맡기는 것보다 내가 하면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근자감 때문이었죠.사춘기가 지난 건 아주 오래전인데 육아를 하다 보니 새로운 사춘기, 그러니까 오춘기가 찾아오는 것 같아요. 내 삶의 목적은 뭔지, 뭐가 행복인지 잘 모르겠고 아이를 잘 키우는 것이 내가 사는 이유가 될 수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이 요즘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거든요. [부모라는 기회]에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인도해줍니다.각종 도서와 영상 매체, 첨단 기기까지 동원하면서 육아가 참 쉽고 편해졌다고 연장자 분들께서 말씀하세요. 그런데도 내 육아는 왜 이렇게 힘든 건지 내가 부모될 자격이 없어서인가 싶을 때가 있더라고요. 그런데 저만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게 아니며, 육아는 원래 힘든 거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배웠어요. 육아를 통해 내 부족한 점을 배우고 내 바닥까지 보게 되니 힘든 게 당연하다는 말이죠. 사실 제가 원했던 것은 공감과 위로였던 거예요.나 자신을 먼저 챙기고 내 마음을 돌보아야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온전한 사랑을 줄 수 있다고 해요. 더 잘 해보고자 하면서 기준을 너무 높게 잡았던 것도 제가 그간 힘들었던 이유 중 하나인 것 같아요. 이 책을 계기로 제가 더 좋은 어른이 되고 더 행복한 육아를 할 수 있을 것 같아 감사한 마음입니다. 부모인 나의 자존감을 찾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합니다.[도서를 지원 받아 솔직한 서평을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