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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비극 - 인간과 역사에 바치는 애도의 노래 임철규 저작집 2
임철규 지음 / 한길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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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임철규의 『그리스 비극』은 고대 그리스 비극을 전반적으로 소개하면서, 그 의미를 다루는 연구서다. 아이스퀼로스, 소포클레스, 에우리피데스의 대표작들을 중심으로 각 작품의 모티프, 작가의 특징, 사상적 배경, 고대인의 세계관, 그리고 현대적 해석의 지점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 특히 각주가 촘촘하게 구성되어 있어, 제시된 분석이 어디에서 근거하는지 신뢰를 주며, 고대 비극이 오늘날의 철학적 논쟁과 어떻게 연결되는지까지 섬세하게 짚어준다. 그리스 비극이 지닌 밀도와 깊이를 성실하게 조망하는 책이다.

처음엔 번역서에 가까운 개론서일 것이라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줄거리 요약은 최소한으로 줄이고, 작품의 의미와 맥락을 본격적으로 분석하는 책이었다. 이를테면 아이스퀼로스의 『테바이를 공격하는 7인의 전사』는 약 30쪽에 걸쳐 다뤄지지만, 줄거리 소개는 그중 2쪽 정도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저주의 원리, 에테오클레스라는 인물의 해석, 자유와 의지의 관계, 아이스퀼로스의 정치적 색채, 그리고 운명과 자유의 충돌 같은 핵심 주제를 중심으로 분석이 이어진다. 이 책은 그리스 비극의 문장의 문장들을 통으로 번역한다기보다, 부분적으로 인용하면서 해설 속에 녹여낸다.

읽는 동안 자연스럽게 다른 책들을 함께 펼치게 되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의 일부분, 『미학의 모든 것』 제23장 ‘비극’, 니체의 『비극의 탄생』 등을 펼쳐보며, 왜 철학자들이 그토록 그리스 비극에 빠져들었는지 체감했다. 비극 속에서 철학자들을 만나고, 또 철학자들의 시선으로 다시 그리스 비극을 읽을 수 있었다.

책에는 철학적 용어와 개념이 자주 등장한다. 플라톤의 『국가』가 각주로 자주 인용되고, 소크라테스, 아리스토텔레스, 헤라클레이토스, 하이데거, 헤겔, 벤야민, 베르낭, 에드워드 사이드까지 고전과 현대를 넘나드는 해석이 등장하며, 호메로스의 서사시도 곁들여진다. 그럼에도 전혀 어렵지 않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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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디푸스가 자신의 아들들에게 저주를 내리는 상황에서, 플라톤의 법률이 등장한다.

그리스인에게 부모는 “신에 대한 존경과 동일한” 존경을 받지 않으면 안 되는(플라톤, 법률 869b, 931a). 절대적인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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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과 자유의지의 대립에서는 헤라클레이토스가 등장한다.

헤라클레이토스는 “인간의 성격이 그 운명”이라고 했다. 주인공의 모든 행동은 “그 주인공의 성격, 곧 그의 에토스에서 나온다”. 그러니까 그 주인공의 “특별한 성격 또는 에토스의 논리와 일치해서 나타난다”는 것. 이걸 레스키의 방식으로 설명한다면, 주인공의 의지라는 하나의 동기와 그것을 제약하는 초인간적인 존재의 의지라는 또 하나의 동기, 즉 이중의 동기가, 주인공의 의지에 초인간적인 존재의 의지가 겹쳐저 극을 이끌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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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아이아스의 적이었던 오뒤세우스는 아트레우스의 아들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아이아스의 매장을 관철시키는 최고의 친구로 변모한다. 신들은 어떤가. 한때 아이아스의 친구였던 신들이 이제 그의 적으로 변한다. 한때 아이아스를 돕고자 했던 아테나가 이제 아이아스의 오만에 분노하고 참혹한 보복을 가한다(770-777행). 이러한 변화 속에서는 소중한 사람에게는 도움을 주고 적에게는 해를 가하라는 영웅시대의 도덕 지침이 더 이상 정의가 될 수 없다. 친구를 적이 되게 하고 적이 친구가 되게 하는, 모든 것을 변하게 하는 시간이야말로 인간의 삶과 운명을 주관하는 재판관인 것이다.(책 240쪽) 아이아스에게 시간은 적이다. 그의 자살은 변화에 대한 도전이자 변화를 주도하는 시간이라는 적에 대한 도전이다.

아낙시만드로스는 존재의 근본원리는 상반된 것들이 상대에게 번갈아 자리를 물려주는 것이라고 했다. 낮이 밤에, 그리고 다시 밤이 낮에 그 자리를 물려주듯, 우주는 동등한 힘으로 서로 대립하는 것들이 번갈아 출현함으로써 그 균형을 유지한다는 주장이다. 아낙시만드로스에 따르면 상반된 양쪽 중 한쪽이 우위를 점하고 다른 쪽을 희생시킨다면 그것이야말로 부정이며, 희생당한 쪽이 "필연적"인 반동을 일으켜 양쪽의 균형이 유지된다. 상반된 양쪽 중 한쪽이 적당한 몫 이상을 차지하면 다른 쪽이 "벌을 내리고 보복을 가한다." 양쪽이 균형을 되찾을 때 비로소 그 보복이 완성된다. 이때 시간은 양쪽의 관계가 균형적인가를 평가하는 역할을 한다. 다시 말해 시간은 상반된 양쪽 중 한쪽이 우위를 점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아낙시만드로스에게 이러한 변화를 유도하는 시간은 재판관과 같다. 시간은 신과 같은 존재다.

이처럼 철학이 단지 인용되는 이름이 아니라, 장면을 해석하는 언어로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시간과 운명, 의지 같은 개념들이 서사 안에서 녹아들며, 플라톤이나 헤라클레이토스 같은 익숙한 이름을 예상치 못한 맥락에서 만나는 즐거움도 있다.


그리스 비극은 개인의 몰락을 그리는 동시에, 공동체 전체의 상실과 애도를 그리는 장르다. 죽음은 단지 한 사람의 운명으로 머물지 않고, 살아남은 자들의 고통과 공동체의 균열로 확장된다.이러한 특징은 1장, 『페르시아인』에서 강하게 드러난다. 아이스퀼로스는 승자의 입장이 아니라, 전쟁에서 패한 타자의 목소리를 통해 비극의 본질을 묻는다.

페르시아의 땅, 아니 어머니 아시아의 땅이 낳고 길러낸 “꽃”(anthos, 59-62행)인 전사들이 전장으로 떠난 뒤 “아시아 전체……가 슬픔에 젖어 그들을 그리워하며, 부모들과 아내들은 그들이 돌아올 날을 손꼽아 기다리면서 자꾸만 늦어지는 귀환에 몸을 떨고 있다.”(58-64행).

그리스에서 죽은 페르시아 전사들이 파도에 찢긴 채 “… 바다의 소리 없는 자식들”인 고기떼들의 밥이 되었다.

살아 있는 자들의 상실의 슬픔을 전하며, 이 비극에서 파멸하는 것은 크세르크세스 개인이 아니라 ‘아시아’라는 공동체 전체다.

그래서 코로스는 크세르크세스의 패배가 아닌, 전 아시아의 전사들과 그들의 죽음을 함께 애도한다.

살아 있는 모든 존재, 모든 사물의 덧없음, 그리고 그 덧없음의 “운명”에 크게 슬퍼하면서 프로이트는 이 사실이 고통스럽다 할지라도 이 고통스럽다는 것이야말로 진정 “진실”이 아니냐고 말했다.(Sigmund Freud, “On Transience”, The Standard Edition of the Complete Psychological Works of Sigmund Freud, James Strachey 편역(London:Hogarth Pr., 1953~74), 14:305쪽.)

가장 고통스러운 것이야말로 가장 진실한 것일지도 모른다. 모든 존재의 덧없음, 덧없음의 운명은 그 자체로 고통이면서 동시에 진실이다. 그러한 고통의 진실에 과연 어떤 도 다른 진실이 개입될 수 있는가.

갈기갈기 찢긴 옷을 걸친 크세르크세스는 우리에게 말한다. 고통스러운 것이야말로 가장 진실한 것이라고.

지금껏 제국의 주체들이 일으킨 수많은 전쟁은 우리에게 크세르크세스의 옷처럼 찢긴 역사, 고통의 역사 외에 무엇을 남겼는가.

죽은 자는 말이 없고 산 자는 통곡뿐인, 죽은 자의 침묵과 산 자의 통곡이 고통의 불협화음을 만들어내는 이 역사의 현장에서, 아이스퀼로스는 그러한 고통을 애도하는 시선으로 우리를 이끈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저자의 문체가 이 그리스 비극을 이해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쉽고, 흥미롭고, 문장이 아름답다. 저자는 서문에서 문학의 역할은, "전쟁 · 폭력 · 억압으로 인해 삶이 산산이 부서진 채 죽어간 수많은 시대의 희생자, 삶이라는 허무의 바다에서 허망한 몸부림을 치다 한낱 포말처럼 사라져간 숱한 존재를 망각의 바다에서 끌어올려 그들이 남긴 상처를 어루만져주고, 그들의 죽음을 애도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 책 역시, 문학에 대한 뚜렷한 목적성을 가지고 이를 감성적인 문체로 그려내는 책이다. 읽으면서 비극의 내용 자체에 놀라기도 하고, 이를 해석하는 연구들과 저자의 생각에 감탄하고, 몇몇 문장에 감탄했다.

다만, 나는 사실 개인적으로 담백한 문장들을 선호하는 편이라서 반복되는 감성적인 문장들이 피로하게 느껴지는 순간들도 있었다. (아름다운 문장 사이에 쿨타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럼에도 이토록 명쾌하게 그리스 비극 전체를 조망하는 책이 드물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또 학문에 대한, 그리스 비극에 대한 저자의 깊은 정성과 애정이 드러나는 책임이 느껴졌기에 재미있게 읽었다.

고대에는 신화와 역사가 혼재된 시기인 만큼, 그 모호함 속에서 오는 어떤 신비로움이 있다. 우리가 흔히 신화는 많이 읽지만, 비극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두지 않는 것 같다. '죽은 자들을 식탁에 초대하는 사자'로서, 그리스 비극은 가장 오래된 죽음의 이야기를 통해, 오늘날 우리를 되돌아보게 한다. 그리스 비극을 읽어보고 싶었던 이들뿐만 아니라, 그리스 비극에 대한 학술적인 활용이 필요한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 이 책을 읽을 이들에게.

고대사를 알고 있다면 더욱 풍성하게 읽을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충분히 흥미롭게 따라갈 수 있는 책이다. 전체 분량은 600쪽에 달할 만큼 두껍지만, 각 비극이 평균 50쪽 안팎으로 구성되어 있어 한 편씩 나눠 읽기에도 부담이 없다. 서사와 분석의 균형이 잘 맞아 읽는 내내 호흡이 끊기지 않고 유지된다. 나 역시 그리스 비극을 너무 오래전에 읽은 터라, 기억나는 건 <오레스테이아>나 <오이디푸스 왕>, <안티고네> 정도의 줄거리뿐이었고, 신화와 엮인 맥락은 흐릿하게 남아 있었다. 낯선 단어나 맥락이 나올 때는 찾아보며 읽었는데, 참고할 만한 내용을 공유하고자 한다.

비극의 구성에 대한 내용은 <아리스토텔레스 외, 『시학』 , 천병희, 문예출판사, 2014. 6장, 12장>을 참고했다.

1) 그리스 비극

"고전주의 그리스 비극 또는 좀더 정확하게, 기원전 5세기의 아테나이의 비극으로 일컬어지는 그리스 비극은 매년 디오뉘소스 신을 기리는 축제의 일부로서 아테나이에서 공연되었다".(서론, 19쪽)

(비극을 뜻하는 'tragodia'라는 말은 '상(賞)'으로 내놓은 염소를 얻기 위하여 다투는 노래, 혹은 제물로 바친 염소를 둘러싸고 부르는 노래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시학』 41쪽)

2) 그리스 비극의 구성

"양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비극은 프롤로고스(prologos)와 삽화(epeisodion)와 엑소도스(exodos)와 코로스의 노래로 구분되며, 코로스의 노래는 다시 등장가(parodos)와 정립가(stasimon)로 구분된다"( 『시학』 12장. 74쪽)

- 이 책을 읽는 데 이해해야 할 부분은 '코로스' 정도인 것 같다. 아리스토텔레스 시학에서 찾을 수 있는 비극의 구체적인 구성에 대한 설명은 참고하고 싶은 이들을 위해 서평 맨 마지막에 덧붙이겠다.

- 코로스는 같은 옷을 입은 이들이 함께 움직이고 노래를 하면서, 관객들에게 방향성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비극이 만들어졌을 무렵에는 코로스의 역할이 절대적이고 대화가 부분이 부차적이었는데, 차츰 개량되면서 배우의 역할이 중심이 되고 코로스의 역할이 부차적인 것이 된다.

3) 지리적 개념

- 읽으면서 헷갈릴 수 있을 만한 부분은 '아시아'의 지역 개념인 것 같다. 어렴풋이 아나톨리아 반도를 소아시아로 불렀다고 알고 있어서, 그렇겠거니 하고 넘어갔다가 다시 찾아봤다. 그리스 비극에서 나오는 아시아는 소아시아(아나톨리아) 서부 지역을 의미한다. 대체로 오늘날의 튀르키에 서부 해안과 그 주변 지역이다. 지금의 리디아, 프리기아, 이오니아 정도가 있다.

* 고대 그리스인들의 세계는 크게 세 지역으로 나뉜다.

1) 유럽: 그리스 본토, 마케도니아, 이탈리아 등

2) 아시아: 소아시아와 그 너머의 동방(지금의 튀르키에 서부에서부터 내륙 동방을 모두 의미한다)

3) 리비아: 아프리카 대륙 북부(이집트, 리비아 등)

4) 표기

이 책은 현대어식 표기보다는, 고대 그리스어 원형 표기를 따르고 있다. Dionysus(디오니소스), 아테네(Athens), 테베(Thebes)처럼 친숙한 영어표기가 아니라, 학술서에서 볼 수 있는, Dionysos / Διόνυσος → 디오뉘소스, Athenai / Ἀθῆναι → 아테나이, Thebai / Θῆβαι → 테바이와 같이 번역하고 있다.

난 페이시스트라토스를 피시스트라토스(Πεισίστρατος)라고 해서 처음에 못알아봤다.

5) 이외 단어

- 토포스(Topos): 관객이 이미 익숙하게 인지하고 있는 정형화된 주제나 장면, 감정 구조를 말하며, 특정 문맥에서 반복적으로 사용되어 강한 의미 효과를 창출하는 장치를 말한다. 운명, 가족, 신, 추방 등 핵심 주제를 둘러싼 상징적 장면이 대표적인 예다.

- 성격비극: 비극적 몰락이 외부 요인(신, 운명)보다는 그의 성격적 결함 혹은 과도한 성향에 기인한다고 보는 비극 유형이다.


2) 그리스 비극의 구성 보충

"양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비극은 프롤로고스(prologos)와 삽화(epeisodion)와 엑소도스(exodos)와 코로스의 노래로 구분되며, 코로스의 노래는 다시 등장가(parodos)와 정립가(stasimon)로 구분된다"

- 프롤로고스는 코로스의 등장가에 선행하는 비극의 전체 부분,

- 삽화는 코로스 전체 노래와 노래 사이에 삽입된 비극의 전체 부분이다.

('전체'는 '다른 부분에 의해서 중단되지 않는', '그 자체로 하나의 통일적인 전체를 이루는'이라는 뜻이 되겠으나, 단순히 강조의 의미로도 볼 수 있다.)

- 엑소도스는 코로스의 마지막 노래 다음에 오는 비극의 전체 부분이다.

- 프롤로고스(prologos)는 드라마의 주제와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서 드라마의 맨 처음에 나오는 독백 또는 대화 부분이다. 아주 초기부터 사용된 형태다. (아이스퀼로스의『페르시아인들』, 『탄원하는 연인들』의 경우에는 독특하게 코로스로 시작한다. )

- 삽화(epeisodion)는 근대극의 막이나 장 정도에 비교할 수 있다. 삽화란 배우가 연출하는 장면과 대화를 말한다. 코로스에게 무엇을 알리기 위해서 배우가 무대 위로 등장함을 의미한다.

- 코로스의 노래는 등장가와 정립가로 구분된다.

- 등장가는 코로스가 자신들의 위치인 오케스트라(orchestra)를 향해걸어가면서 부르는 노래이다. 정립가는 코로스가 오케스트라 위에서 부르는 노래인데, 원래는 선행 삽화에 대해서 느낀 바를 읊는 형식이었다. 그러나 아가톤 이후부터는 플롯의 내용과 완전히 무관한 '막간가(embolima)'로 변질된다.

- 엑소도스는 원래 코로스가 오케스트라에서 물러날 때 부르는 합창가였다. 그러나 시인들은 대부분 코로스의 지휘자와 배우 간의 대화로 이를 대신했으므로, 엑소도스는 최후의 정립가 다음에 오는 모든 장면과 장면을 의미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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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 1 -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1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199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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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는 로마사의 흐름을 1,200년에 걸쳐 서사적으로 풀어낸 대중 역사서로, 출간 30주년이 지난 지금도 널리 읽히며 그 영향력을 입증하고 있다. 시오노 나나미는 단순한 사건 나열을 넘어서 제도와 인물의 맥락을 이야기처럼 풀어내며, 독자가 고대 로마를 생생하게 그릴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문장 구조가 간결하고 말하듯 쓰여 있어 역사서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도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다. 풍부한 시각자료와 지도, 연표 등은 고대사 이해를 돕는 데 탁월하며, 방대한 분량에도 불구하고 전체 흐름을 따라가기 쉽도록 구성되어 있다. 역사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전공자뿐 아니라 일반 독자에게도 흥미를 유발한 이 책은 로마사 대중화에 중요한 이정표가 되었다. 로마를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하고 싶다면, 이후의 비잔티움 제국까지 함께 살펴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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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현실 한길그레이트북스 114
미르치아 엘리아데 지음, 이은봉 옮김 / 한길사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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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현실』에서 엘리아데는 신화가 인간의 존재 방식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임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그는 신화를 단순한 이야기로 보지 않고, 현실에 의미를 부여하고 초월적 질서를 찾게 하는 인간적 구조로 본다. 특히 신화의 ‘영원회귀’ 개념은 반복과 현재화로 현실을 재해석하게 해주며, 나에게 신화적 상상력의 힘을 다시금 일깨워줬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숨겨진 신화적 의미를 복원하고 삶의 깊이를 성찰하게 해주는 귀중한 통찰서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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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랄리아 2 - 플루타르코스에게 배우는 역사 한길그레이트북스 195
플루타르코스 지음, 윤진 옮김 / 한길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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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랄리아 2』는 플루타르코스가 그리스�로마의 일상과 신앙, 그리고 문화적 규범을 흥미롭게 조명한다. 식탁을 비우지 않는 로마의 예절, 콩류 금기의 기원, 죽음에 대한 기도문처럼 소소한 이야기들이 고대의 내면세계를 섬세히 드러내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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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제비츠 전쟁론 완성하기 - 계몽주의 이성이 아닌 모방적 이성으로 본 전쟁론 한길그레이트북스 186
르네 지라르.브누아 샹트르 지음, 김진식 옮김 / 한길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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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더 이상 정치의 연장이 아니다. 지라르는 클라우제비츠를 통해, 인간이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는 존재임을 드러내며 모방 욕망, 경쟁, 희생양 메커니즘이 어떻게 폭력의 구조를 만들고 반복하는지를 통찰한다. 희생의 붕괴 이후, 우리는 어떤 윤리를 살아야 하는가를 묻는 철학적 역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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