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는, 변하지 않는 첫사랑... 그 맛은 어떨까?

첫사랑 ㅣ 미래의 고전 1
이금이 지음, 이누리 그림 / 푸른책들 / 2009년 4월

변하는, 변하지 않는 첫사랑... 그 맛은 어떨까요?

요즘 사람들의 사랑 방식을 반영하면서도 변하지 않는 사랑의 가치와 마음 속 설레임을 공감할 수 있는 책입니다. 

 먼저 청소년들의 사랑 방식은 얄궂기만(?) 합니다.

문자 메시지, 채팅, 노래 고백, 커플링 등 수단과 방법은 이미 성인을 넘어선 듯 보입니다. 그렇지만 아이들이 서툴게 사랑을 엮어가는 모습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역시 첫사랑은 첫사랑이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속마음은 사랑의 열기로 타버릴 것만 같은 동재, 사랑을 표현하고 받기를 바라는 연아, 사랑을 해보기도 전에 다 안다는 은재, 뺀질이 같기도 실속파 같기도 한 민규.

이 아이들의 생활 속에서 끝없이 등장할 사랑 이야기를 지켜보는 재미

 여기에 깨어진 사랑과 다시 사랑을 시작하는 어른들의 이야기가 재미를 더 합니다.

어느 한쪽이 희생하는 사랑은 건강하지 못하고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는 엄마와

사랑은 자전거 타기와 같아서 사랑이 제대로 유지되게 하려면 끊임없이 페달을 굴리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아빠는

사랑의 아픔을 딛고 각자 새로운 사랑을 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햇빛 알레르기가 있는 할머니와 오랜 세월이 흘러 다시 사랑을 시작하려는 할아버지의 이야기와 아빠의 재혼은 가족이 된 동재와 은재가

부모의 이혼, 사별, 재혼으로 입은 상처를 보듬어 가며 화해하는 모습은 역시 사랑이 필요하다는 따스함을 안겨 줍니다.

여담으로 첫사랑 이야기를 하나 더 하고 싶습니다.

숲 해설을 들으러 나간 적이 있었습니다.
많은 풀들과 나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참 잘 왔다고 생각하며 숲의 향기를 가득 담아내고 있었는데 숲 해설가님이 라일락 앞에서 서시더니 하트모양 라일락 잎을 하나씩 찾아  오라고 하셨습니다. 우리들은 저마다 가장 예쁘게 생긴 하트모양 라일락 잎을 하나씩 곱게 손에 쥐고는 해설가님의 다음 말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해설가님이 다음으로 하신 말씀은 찾아 낸 잎을 씹어 보라는 것이었습니다. ‘첫사랑의 맛’을 알 수 있을 거라고 덧붙여 말씀 하셨습니다. 그 후 모두들 라일락 잎을 씹기 시작했고 모두들 첫사랑의 맛을 보고는 고개를 끄떡이기도, 감탄을 하기도, 허허허 웃기도, 아무런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그 맛을 알아  보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꼭 한 번 하트모양의 깨끗한 라일락 잎을 한 번 곱게 씹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