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백 탈출 사건 - 제6회 푸른문학상 동화집 책읽는 가족 61
황현진 외 지음, 임수진 외 그림 / 푸른책들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수상 작품들은 그냥 뽑히는 게 아니군요... ^^




  기발한 상상력으로 똘똘 뭉친 몇 편의 동화가 책을 읽는 내내 제게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 구경만 하기 수백 번 --

  다른 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당하고 몹쓸 짓을 당하는 친구를 멀리서 바라만 보는 어찌 보면 아무 상관도 없는 듯한 한 반 친구가 써 내려 가는 담담한 이야기가 가슴 한 곳을 아프게 합니다. 나는 또 나도 모르게 다른 사람에게 무관심의 돌멩이를 던진 적이 있지는 않나 생각해 보게 합니다. 아마 나를 원망하고 제 탓으로 돌려지는 많은 일들이 있었겠죠? 돌이켜 그 상황들로 되돌아 갈 수 있다면 적어도 무관심의 무기를 휘두르는 비겁함은 떨쳐버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상후, 그 녀석 --

  아직 한창 나이인 제 친구는 한 움큼씩 빠지고 그대로 비어있는 머리카락을 되살려 보려고 갖은 애를 쓰고 있습니다. 병원을 찾아 가 본 친구는 ‘스트레스성 원형 탈모증’이라는 진단만 받았을 뿐 다른 처방을 받아 오지 못했습니다. 그 후로 친구는 다른 일에는 신경을 쓸 틈도 없이 계속해서 머리에만 매달려 있었습니다. 도움을 줄 수도 없고 그저 딱하기만 했습니다. 그러던 얼마 전 그 친구를 만났을 때 많이 달라진 모습뿐만 아니라 예전의 활기참과 여유까지 찾은 것 같아 보였습니다. 친구는 머리카락을 모두 잘라 버렸고 이제 더 이상 대머리에 대한 두려움을 갖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이 이야기를 읽고 난 후 제 친구가 떠오른 건 아마 ‘스트레스’라는 단어 때문일 것입니다. 얼마나 괴로웠을까 얼마나 견디기 힘들었으면 그렇게 해서라도 스트레스를 날려 버리려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상후, 그 녀석... 끝내 이겨 내고 지금은 제 맡은 일을 잘 하고 있겠죠?




-- 조태백 탈출 사건 --

  초등학생다운 상상을 인정하는 동안 얼마나 조바심을 냈던지 모릅니다. ‘그러다 그게 탈로 나면 어쩌려구... 쯥쯥... 허, 이런~...’ 이런 말들이 떠오르다 결국 반성과 용서가 예쁘게 어울리는 동화가 탄생되었습니다. 태백이가 자라서 추리소설 작가가 된다면 정말이지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아 보입니다. 그 때도 황서현이 여전히 색깔사탕을 좋아하며 태백이 곁을 지켜 주면 좋겠다는 생각도 곁들여 봅니다. *^^*




-- 누구 없어요? --

  아~ 사람이 살아갈 의지를 잃으면 이렇게 되겠구나... 또 살아갈 의지를 되찾으면 어떻게 살까? 하는 생각들을 할 수 있도록 잔잔하게 일러 주는 동화입니다. 또 이웃에게 고운 눈길 정다운 말 한 마디 건내는 사회가 되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함께 해 봅니다.




-- 엄마의 정원 --

  텔레비전에 무수히 등장하는 불륜, 바람 등의 소재가 동화에까지 번지다니 하는 씁쓸한 생각을 가지는 틈 가운데도 이제는 익숙한 이혼 때문에 결손 가정이 되어 버린 아이들에게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 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하게 합니다.

  환타지적 요소를 가지고 있지만 현실을 받아들이며 희망적인 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기분 좋은 동화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습니다.




-- 낯선 사람 --

  집 열쇠를 목에 걸고 다니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내가 그 아이에게 해 주는 이야기를 작가가 듣고 내용을 조금 수정해서 글로 옮겨 놓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모두가 상상할 수 있는 내용에 짐작 가능하지만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도록 만들어 놓은 이 동화는 동화 작가이기에 이렇게 내용을 이끌어 갈 수 있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사회의 안타까운 현실이 반영되어 있어 또 한 편으로 씁쓸하기까지 합니다.




-- 마니의 결혼 --

  내가 아이를 많이 낳아 기르면 마니의 부모님처럼 이렇게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불만 가득한 원인을 찾아 스트레스가 쌓이기 전에 불만을 없애 버리는 마니의 부모님은 육아에 관한 전문 서적을 출판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식구가 많아 생기는 불편함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니와 별 어려움은 없지만 그냥 심심해 마니와 결혼을 약속한 친구의 재미난 에피소드에 어릴 적 우리 집을 떠올리며 한참을 웃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이다음에 마니가 많이 자라서 결혼할 나이가 되면 지금의 일을 떠올리면서 훌륭한 남편감을 고를 수 있을 것 같다는 내용에도 없는 상상을 이어내 보기도 합니다.




  읽기만 하면 웃음을 선물처럼 받을 수 있는 그런 책을 찾고 있었다면 바로 찾은 것 같습니다. 수상작 7편의 동화가 모두 기발하고 재미있는 소재들을 가지고 있어 더욱 마음에 듭니다. 꼭 한 번 읽어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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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송이 2008-11-28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번 푸른문학상 수상집은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더 좋은 것 같아요.
작년까지만 해도 부모의 이혼, 왕따, 생활고,,, 이런 어둡고 아픈 주제가 거의 대부분 이였는데 이번에도 그런 주제가 있긴하지만 전체적으로 유쾌해서 재미있게 읽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