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께서 일하러 나가시는 동안 할머니와 하루를 보내야 했던 내게 할머니는 특별한 분이셨습니다. 친구들과의 이야기, 맛있는 음식 이야기, 재미난 장난, 서로 다투기... 등 정말이지 할머니는 제게 둘도 없는 친구였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꼬맹이가 학교에 들어가고 다른 친구들과 더 많이 어울리고 하는 동안 할머니는 점점 병약해 지시더니 그만 돌아가시고 말았습니다. 항상 곁에 있을 것만 같았던 할머니와의 이별은 제게 엄청난 충격이었습니다. 언제나 당연한 것처럼 대하며 제대로 잘해 드리지도 못했는데 할머니와 있었던 일들을 생각하니 눈물이 나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혼자 구석에 앉아 이야기도 하지 않게 되고 괜히 눈물을 흘리게 되고 할머니와의 이별은 누구도 이야기 해 주지 않았던 고통이었습니다. 지금 다시 할머니께서 되돌아 오신다면 정말 정성스레 잘 대해 드릴 수 있을 텐데 아쉽고 미안한 마음만 가득입니다. [오소리의 이별 선물]을 펼치는 순간 잊고 있었던 할머니 생각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할머니께서 제게 선물해 주셨던 많은 추억들처럼 오소리도 친구들에게 많은 추억을 선물하고 떠나는 걸 보면서 '아, 아이들에게 이런 책도 필요하겠구나'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미리 헤어짐을 생각하며 사람들을 만나거나 앞서서 이별을 준비하지는 않겠지만 언젠가는 그런 슬픈 일이 내게도 올 수 있음을 알고 있다면 저처럼 너무 아파서 힘들어 하는 일이 조금은 줄어 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안타까운 이별을 맞기 전에 서로 더 사랑하고 더 아낄 수 있도록 가르쳐 주는 이 책에게서 옛 기억 하나를 찾아 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