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이 궁금해요 - 가문비 그림책 1
크리스티네 랑에 글, 귄터 야콥스 그림, 이옥용 옮김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05년 5월
평점 :
절판


 

[숲 속이 궁금해요] 크리스티네 랑에 글 | 귄터 야콥스 그림 | 이옥용 옮김 | 가문비



  도서관을 뒤지다가 찾아낸 이 책은 분류번호 400에 있는 책임에도 400번이라기보다 800번에 가까운 느낌을 받았다. ‘우린 숲 속으로 이사가요!’, ‘숲에 대해서 알고 싶나요?’, ‘숲에는 어떤 종류가 있나요?’, ‘숲은 어떻게 생겨났을까요?’, ‘숲 속에 있는 나무들’, ‘숲 속에 있는 식물들’, ‘숲 속에 있는 곤충들’, ‘밤과 낮에 우는 새가 달라요’, ‘산림 관리인 요한 아저씨와 함께 숲 한 바퀴를 돌아요’, ‘숲 속에 사는 작은 포유동물들’, ‘숲 속에 사는 커다란 포유동물들’, ‘산림 관리인은 무슨 일을 하는 거예요?’, ‘제재소에서 보낸 하루’, ‘친구들에게 쓰는 편지’ 등의 차례만 보더라도 이 책은 ‘식물도감이나 나무도감 같은 책들이겠구나’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하지만 책을 읽기 시작하면 아이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동화책을 읽고 있는 느낌이 든다.
  숲 곁으로 이사 가게 된 얀과 레나가 사촌 프레디를 만나면서 프레디의 비밀스러운 숲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고 숲을 알아가게 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엮어 놓은 이야기가 전개된다.
  숲으로 이어지는 예쁜 광릉수목원, 갖가지 곡식들을 더 많이 볼 수 있는 춘천화목원, 높은 산에 위치해 찾아가기 어려웠던 경북수목원, 쓰레기 매립지를 아름답게 꾸며놓은 대구수목원, 테마로 꾸며진 진주수목원, 나무박물관이 기억에 남는 공주수목, 우리나라 토종들을 맘껏 보고 올 수 있는 오대산 자생식물원, 참 잘 가꾸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아침고요수목원, 허브에 흠뻑 취해 볼 수 있는 허브나라, 체험학습장으로 더 알려진 해여림식물원, 바오밥나무에 반한 한택식물원, 다육식물들의 보고 여미지식물원... 등 자연에 평소 관심이 많아 그런 쪽의 책을 여러 권 가지고 있는 내게 이 독특한 숲 이야기책은 숲을 처음 접하는 어린이들에게 흥미를 끌 수 있는 책일 것 같다.
  숲에서 볼 수 있는 나무, 버섯, 꽃, 곤충, 동물, 숲의 이용에 이르기까지 아주 자세한 책은 아니지만 이 책을 계기로 파장을 일으켜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는 도감이나 설명이 나타나 있는 책을 찾아 읽을 만한 동기를 주기에 충분한 책인 것 같다.
톡톡 끊으면서 재미있는 놀이감으로 삼았던 자그마한 쇠뜨기가 3억 6천만 년 전에 이미 나무처럼 커다랗게 자랐었다니 커다란 고사리와 커다란 잠자리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아찔한데 놀랍기만 하다.
  이 책의 장점은 마지막까지 동화의 형식을 이어가 숲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아이들에게 메시지를 보낸다는 것이다. 물론 도시에 사는 친구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빌미로 친구들을 초대하고 있지만 아마 작가는 이 책을 읽고 있는 이에게 숲으로 가 보라고 독자에게 편지를 쓰는 것 같아 보였다. 물론 나도 독자이기에 숲으로 찾아가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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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들에게 쓰는 편지
        ……
  다람쥐 한 마리가 벌써 사람을 따르고 있어. 날마다 우리 정원에 와. 내 손에서 개암을 가져가!
  몸이 아팠던 꽃사슴은 다시 건강해졌어. 며칠 전에 숲으로 다시 돌아갔어.
  토요일에 우리 반은 숲 속 오솔길에서 쓰레기를 주웠어. 세상에, 사람들이 별걸 다 버렸지 뭐야! 쓰레기를 줍다가 새의 깃털을 많이 발견했어. 얼마나 예쁜지 몰라. 그걸로 인디언 장식을 만들어도 될 것 같아. 이번 편지에 내가 어치 깃털 보내줄게.
  다음 주에 우리는 어린 나무를 심는 일을 도와드릴 거야. 그리고 가을에는 동물들한테 겨울에 먹이로 줄 밤이랑 도토리를 주울 거야.
  너희들 내년에 우리 집에 올래?
  7월에 성대한 숲 속 축제가 열러.  마을 사람들이 모두 축제에 와. 참 재미있을 거야! 그러나 가장 멋진 건 혼자서 숲 속을 거닐면서 동물을 관찰하는 거야. 둘이 가도 좋아.
  우리 엄마가 만드시는 버섯 피자와 나무딸기 아이스크림은 정말 맛이 끝내줘.
  너희들, 스케이트보드 가져와도 돼. 우리 마을에서도 스케이트보드 탈 수 있어.
  그럼 안녕.
                                                                                발트하우젠에서 레나와 얀이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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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숲이 더 좋아지고 숲을 더 아끼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 숲을 좋아하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숲이 무언지 알게 될 것이고 더 커다란 건 숲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동화의 형식을 빌어 책을 쓴다면 다른 전문적인 분야에서도 분명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책을 접하고 난 다음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뿌듯하고 기분 좋은 느낌으로 이 책을 접는다.

        2008년 6월 12일 목요일
                                                        얀, 레나, 프레디와 함께  숲 속을 걷고 싶은 '멋진...'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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