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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이
권영희 지음, 최유정 그림 / 너의행성 / 2023년 12월
평점 :

*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 제공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김창옥 토크쇼에서 자주 나오는 이야기 중 하나가
내 안의 작은 아이, 즉 어린 시절의 자기 자신과 마주해보라는 내용이다.
성인이 되어서도 과거의 기억으로 힘들어한다면,
쉽게 상처받는다면, 스스로 자존감이 떨어진다고 생각된다면
분명 어린 시절의 외부 환경적 요인으로 내면에 생채기가 났을 거라며,
그 시절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마음속으로 그때의 나 자신, 내면아이를 만나
다정하게 꼭 끌어안아 주라고 조언한다.
“괜찮아~, 네 잘못이 아니야. 넌 혼자가 아니야~”라며 토닥여주라고.
그렇게 자기돌봄을 통해 지금의 내가 치유된다고.
과거의 상처를 덮어두고 돌보지 않으면 끝내 회복할 수 없다는 말씀이
무척 인상 깊었었다.
[작은 아이]
이 그림책을 읽으며 김창옥 선생님의 그 말씀이 떠오른 까닭은,
첫 장을 열었을 때 마주하는 이 작은 아이의 모습 때문이었다.

커다란 흰색 벽면 아래 무릎을 한껏 끌어안고 웅크린 자세로 앉아 있는 이 작은 아이.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펼쳤는데 한귀퉁이에 온통 회색빛으로 침울하게 앉아 있는
꼬마의 모습은 왠지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 만들었다.
'얘는 왜 이러고 앉아있어?'라고 묻는 아이에게
'그러게~ 왜 그런지 한번 알아볼까?'하면서 본문을 펼쳤다.
아이보다 큰 나뭇잎과 열매들, 누렁개 한 마리, 산고양이가 나올 때까지
작은 아이는 조금도 웃지 않았다.
작은 개미가 나타났을 때 비로소 미소 짓는 작은 아이는 지렁이와 무당벌레에 이어
또 한 명의 사람 친구를 만났을 때 온통 회색빛이었던 그림책은 빨주노초로 변하며
아이의 내면이 밝아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엄마 아빠를 마냥 기다리기만 했던 외로운 아이는
작은 곤충들과 제 나이 또래의 친구를 만나면서
몸도 마음도 밝게 자라나고 있었다.
참 다행이다.
안도의 한숨과 함께 미소 지으며 아이와 함께 책장을 덮었다.

"솨르르","컹컹컹","쪼로롱","사부작","뽀시락","또르르","풍덩" 등
한 장 한 장 펼칠수록 그 안에 들어 있는 다양한 의성어와 의태어는
엄마나 할머니가 구연동화처럼 읽어주기 좋은 리듬의 언어로 이어진다.
그림책답게 도톰한 종이의 촉감도 좋다.
오감을 자극하는 단어와 색감의 회복은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희망의 빛을 보게 한다.
점점 늘어나는 치매 어르신들의 인지 능력 향상을 위해
이런 그림책을 많이 활용한다는 어느 심리 상담가의 얘기도 생각난다.
아이와 함께 읽는 그림책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른을 위한 힐링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