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 교육의 미래 - 호모 커뮤니쿠스 AI 세상과 만나는
류태호 지음 / 경희대학교출판문화원(경희대학교출판부) / 2025년 7월
평점 :
일시품절



스페인어는 올라(hola~) 딱 이 말 한마디밖에 모르면서

나는 지난 봄, 용감하게 스페인 자유 여행을 갔었다.

네이버 파파고와 구글 번역기를 믿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뿔사~

식당에서 메뉴판에 파파고와 구글 번역기를 들이대면

오히려 더 알아볼수 없는 내용이 나오는게 아닌가.

그나마 영어로 번역하면 얼추 예상할 정도의 번역이 나오지만 한글은 차라리 안보는 편이 더 나을 정도였다.

스페인어와 한글의 통번역 호환이 아직은 서툴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AI (인공지능)를 과신한 탓도 있지만,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인간의 언어가 단순히 텍스트에 그치지 않기 때문이라는 걸

이 책을 통해 깨닫게 되었다.

[AI 세상과 만나는 외국어 교육의 미래]

저자 류태호님은 미국 제임스 매디슨 대학교에서 교육공학 교수로 재직 중이며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대비한 다양한 교육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생성형 인공지능이 학습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텍스트나 이미지를 제공하지만

각기 다른 문화속에서 생겨난 관용적 표현과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맥락,

미묘한 뉘앙스를 완벽히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

내가 스페인에서 경험했던 일들이 발생한 것이다.


생각해보니 번역 문학이나 외국 영화의 자막이

번역하는 사람의 재량에 따라 전달되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는걸 감안해보면

언어는 단순한 텍스트가 아니라는 저자의 말에 매우 공감이 간다.

그렇다면 앞으로 기술이 더 발전하면

생성형 인공지능이 인간의 감성적 표현이나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뉘앙스까지

학습할 수 있을까?

그렇게 되면 정말 외국어 교육이 필요없어질까?

궁금증과 호기심으로 이 책을 읽어 봤다.


430여 쪽에 달하는 이 책 속에는 언어의 기원부터

인간이 사용하는 언어의 의미, 인간과 인공지능이 함께 만드는

외국어 교육의 미래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데

전문 분야의 논문처럼 내용은 딱딱하고 원론적인 얘기만 반복될 뿐

내가 진짜로 궁금해하는 문제는 여전히 앞으로의 숙제로 남아 있다.

인간은 서로 소통하는 존재, 즉 호모 커뮤니쿠스(Homo Cummunicus)로서

언어를 통해 사고하고 소통하며 문화를 창조하는 존재 자체를 지키는 일 또한

중요한 문제이며,

생성형 인공지능이 제공하는 속도와 효율성을 적극 활용하면서도

인간만이 가지는 창의성과 문화적 깊이를 유지하는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결국 외국어 교육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비판적 사고와 문화적 맥락 이해를 통해 언어를 더 정교하게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는 결론으로 맺어진다.

지극히 맞는 말이다.

쉽게 말해 앞으로 인공지능에 휘둘리지 않고 기술적으로 활용하려면

그보다 더 폭넓은 인간적 사고와

서로 다른 문화적 깊이를 이해하는 인간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외국어 교육은 여전히 중요하단 얘기다.

뛰는 놈 (AI) 위에 나는 놈(인간)이 되어야하는 이유다.


*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 제공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인간의 언어는 단순히 텍스트에 그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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