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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하마 코인 세탁소 ㅣ 서사원 일본 소설 3
이즈미 유타카 지음, 이은미 옮김 / 서사원 / 2024년 12월
평점 :

얼핏 만화책 느낌이 나는 책표지 그림에 [요코하마 코인 세탁소] 라는 다소 장난스러운 제목만 보았을 땐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같은 판타지 소설인 줄 알았다.
읽고 보니 우리네 일상을 담은 에세이 느낌의 잔잔한 소설이다.
사회에 첫 발을 내딛고 한창 일할 나이에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해 봤을 직장에 대한 회의감,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방황하던 주인공 '아카네'가 우연한 기회에 [요코하마 코인 세탁소] 에서 알바를 하던 중
세탁소 점장 '마나'와 다양한 고객들의 사연을 접하면서 내적 성장을 쌓아가는 내용이다.

< 작가 소개 >
작가 : 이즈미 유타카
1982년 생, 일본 가나가와현 출생, 와세다 대학 졸업 후 동 대학원 석사과정 수료.
2016년 [스승님, 준비 다 됐습니다]로 제 11회 소설현대장편 신인상을 수상하며 데뷔했다.
< 책 표지 안쪽 작가 소개 >
< 책의 에피소드 >

< 마음에 남는 문장들과 느낀 점 >
마나가 세탁물 위로 허리를 구부린 채 정성스럽게 주름을 펴던 모습을 떠올렸다.
자신도 그렇게 꾸깃꾸깃해진 인생을 조금씩 펴고 싶었다.
시간이 오래 걸려도, 품이 많이 들어도 괜찮으니 손바닥을 펼쳐서 쓰다듬듯이
살살 천천히.
79~80
: 삶에 지치고 절망적일 때, 주인공 '아카네'의 바램처럼 꾸깃꾸깃해진 인생을 손바닥으로 쓰다듬듯 천천히 펴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소설을 통해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면 자연스럽게 그 주름이 펴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코인 세탁소를 이용할 때는 기본적인 매너를 지켜주셔야 해요.
내가 당하기 싫은 일은 남한테도 하면 안된다는 걸 명심할 필요가 있어요.
p90~91
: 코인 세탁소 점장 '마나'는 어떤 불쾌한 상황에서도 차분하게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을 담아 대응한다.
내가 당하기 싫은 일은 남한테도 하면 안된다는 말은 평소 내 삶의 철학이기도 해서 무척 마음에 와 닿았다.
그럼에도 돌발 상황에서 얼굴 찌푸리지 않고 매너없는 상대를 대하기란 참 쉽지 않은데,
점장 '마나'의 말과 행동은 소설의 주인공 '아카네'뿐만 아니라 나 자신도 되돌아보게 만든다.
“아마 그 손님은 냄새가 난다는 사실을 전혀 모를 거예요. 원래 자기한테서 나는 냄새는 금세 익숙해져서 못 느끼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남들이 왜 불쾌한 표정을 짓는지 영문을 몰라 불안해하고 계실 거예요.”
“불안해한다고요?”
아까는 노인이 갑자기 버럭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그저 당황했었다. 하지만 자신이 과연 다른 손님을 대하듯 노인을 대했을까?
오전에 있었던 일을 돌이켜보았다.
미간을 찌푸린 채 숨을 참고 한시라도 빨리 나가줬으면 했던 생각이, 얼굴과 태도에 고스란히 드러났던 건 아닐까.
p190~191
: 내 허물은 보지 못하고 상대의 싫은 점만 두드러져 보이는 게 인지상정이다.
'아카네'가 자신도 모르게 불쾌한 표정을 지었을테고 그로 인해 상대도 버럭 화를 내게 됐다는 사실을,
'마나'의 배려 깊은 설명으로 뒤늦게 깨우치게 된다.
우리 일상에서도 얼마든지 마주치게 되는 일들이기에 더 가슴 깊이 파고 들었다.
상대가 화낼 때 먼저 내 반응이 어땠는지, 내 얼굴 표정이 상대를 공격적으로 만든 건 아닌지 한번 쯤 생각해 볼 일이다.
<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 >
가볍게 읽히는 소설이지만 따뜻하게 오래 기억될 내용들로 가득차 있다.
손에 쏙 들어오는 아담한 사이즈여서 가방 속에 넣고 다니며 쉼이 필요할 때,
커피 한 잔 마시며 에피소드 하나 씩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마침 크리스마스도 다가오고 연말 시즌에 선물하기에도 안성맞춤인 책이다.
* 인디캣 책곳간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무상 제공 받은 책을 읽고 작성한 솔직 후기입니다. *
내가 당하기 싫은 일은 남한테도 하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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