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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군의 몰락 - 한국사의 6대 폭군들, 그들이 몰락한 이유는?
이한 지음 / 청아출판사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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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역사에 한 때 제왕의 시대가 있었다. 왕은 절대적인 권력의 상징이었으며 국가의 주인이었다. 왕은 때때로 나라와 백성을 위해 선정(善政)을 펼쳤지만, 어떤 왕들은 백성들을 궁지에 몰아넣고 나라를 혼란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그러한 왕을 '폭군' 이라 부른다. 폭군들은 폭정을 일삼았다는 점에서 사가들에 의해 비판을 받는 게 대세였지만 현재는 그들의 성격과 개인의 배경에 초점을 둔 동정론이 대두되고 있는 듯 싶다.  최근 '왕과 나' 에서도 폐비 윤씨의 죽음을 알게 된 세자가 마음의 상처를 받고 폭군이 된다는 내용이 나왔었는 데,  그렇겠다 싶으면서도 선뜻 찬성하기는 어려웠다. 왜냐하면 어렸을 때부터 제왕 수업을 철저히 받았던 세자가 단순히 그런 이유만으로 폭군이 되었을까?
  저자는 <폭군의 몰락>에서 냉정하고 명쾌하게 결론을 내린다.  폭군들은 개인의 트라우마 때문만이 아니라 그들이 처한 정치적 상황과 빈약한 현실 인식 때문에 폭군이 될 수 밖에 없었다고 말이다.  폭군들이 처음부터 폭군이 되고자 했던 것은 아니었다. 폭군들도 위대한 왕, 성군이 되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다.  개로왕은 북위 등의 중원 세력과의 화친을 도모하고자 사신과 친서를 여러차례 보냈고,  연산군은 선(先) 왕대에 비대해진 신권을 누르고자 했으며, 공민왕은 고려 사회의 폐단이었던 원나라의 잔재를 없애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실에 부딪힐 수 록 그들은 서서히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개로왕은 당시 5호 16국 시대였던 중국의 정세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해 외교에 실패했고, 광해군은 청과의 외교를 추진코자 했으나 계속된 숙청으로 든든한 후원 세력이 별로 없었다. (대북파 중에서도 소수만 남았다.) 게다가 연산군은 왕권 강화에 몰두한 나머지 (연산군 일기에 능상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고 한다.)  백성들의 삶을 전혀 고려하지도 않은 금표 정책을 과도하게 시행하고 3사를 폐지시켜 언론 기능을 마비시켜버렸다. 공민왕은 혼란한 정세 속에서 후계자를 얻지 못하고, 정책들이 잇따라 실패하면서 점점 사람을 믿지 못하게 됐고 결국 자제위에게 죽고 말았다.    

 하지만 타고난 폭군도 있었으니 이가 바로 고려왕 의종이다. 무신 정권에 휘말려 그의 폐단은 가려졌으나 읽어보면 이 사람이야말로 타고난 폭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무에 골고루 재능을 지녔으나 자신감에 넘친 나머지 신하들의 간언을 무시하고, 사소한 재주를 가진 총신들만을 총애하였으며 무신을 무시해 무신의 난에 휘말려 이의민에게 죽임을 당했다.

 6명의 폭군들이 처한 상황은 제각각 달랐지만 공통점은 있다. 폭군이란 인물 그 자체로만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왕의 그릇된 판단, 왜곡된 현실 인식, 당시의 정치적 상황과 맞물려 폭군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 폭군은 결국 누군가에 의해 죽거나 축출당한다.

  우리는 흔히 성공한 사람들의 사례를 통해서 성공의 노하우를 배우고자 한다. 하지만 저자의 말대로 이전에 실패한 사람들의 잘못을 반복하지 않도록 배우는 게 더 효율적일 수 있다. 사람들은 거기서 더 큰 충격을 얻을 수 있으니 말이다. 리더나 리더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은 폭군들의 사례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게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폭군에 대한 역사의 평가는 과연 공정한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면서 이 글을 이만 줄인다.  

별4개는 문체가 다른 역사서들에 비해 구어체가 많은 것 같아 다소 산만해 보이는 점에서 1개 과감히 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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