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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저드 베이커리 (양장) - 제2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ㅣ 소설Y
구병모 지음 / 창비 / 2022년 3월
평점 : 
처음 읽어 보고 시간이 지나 다시 읽어 본 위저드 베이커리는 군데 군데 어렴풋이 떠오르는 장면도 있고 새롭게 들어오는 장면도 있었다.
여기서 등장하는 책의 주인공은 집 안에서 조금이나마 안정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빵으로 저녁을 대신한다. 재혼한 아버지와 새어머니와 그녀의 딸이 함께 생활하는 불편한 공간인 집에서 끼니를 채우기 위해 지겨운 빵을 사며 동네 빵집의 단골이 된다.
어느날 우연히 집게로 빵 내용물을 물으며 주인의 범상찮음을 알게되며 동시에 말더듬이인 자신과 입만 다물고 있다면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다는 점에 호기심과 동질감이 생기고 시간이 지나고 사이가 좋지 않은 가족간의 사이가 폭발한 날, 핸드폰조차 챙기지 못한 채 급히 가게로 뛰어들어 온 ‘나’는 나 좀 숨겨줘라는 말과 함께 독특한 24시 빵집과의 흥미로운 인연이 시작된다.
주인은 숨겨 달라는 말에 신발도 벗지 않은 주인공에게 오븐 문을 열어 들여준다. 이전 동네에서 쫓겨나게 된 이유가 떠올라서 위기에 처한 단골을 이번은 대피하는데 도움을 주고 빵집에서 집으로 갈 때에도 마법을 발휘해 경찰을 잡아두고 타임 리와인더를 선물로 주는 소설의 전반과 후반의 주인장의 모습에서 과거의 일을 계기로 한 인간적인 면모가 잘 드러나면서 전체적인 이야기 흐름을 유려하게 전개해 인상적이었다.
Y와 N의 결말 모두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특성을 보이면서 현실적으로 전개된다. ‘아버지에게 일말의 미안한 마음은 있지만, 나는 그때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는 굳은 의지와 결과를 자신의 몫으로 받아들이는 ‘나’의 모습이 분명하게 그려졌다.
재혼할 상대를 두고 할머니와 상담하는 아버지와 어린 나의 장면이 생생했고 왠지 모를 불길한 기시감을 느끼며 재혼 상대를 밀어내는 ‘나’의 묘사에서도 통쾌함이 나오는 것 간다. 또 반대로, 빵집 앞에서 인사하는 파랑새를 보며 느끼는 묘한 긍정적 기시감이 불길한 기시감만큼이나마 강렬히 두근거리게 그려져 이후 반드시 가게를 방문할 것 같은 기미를 띠며 끝맺는 결말이 탄탄해 좋았다.
닫힌 창문을 뒤로하고 이유를 알 수 없는 눈물 한방울이 흐르는데, 전반부에 오븐에 들어 온 ‘나’의 상처 위에 탈지면을 얹어 치료해주고 애들의 눈물은 쓸데가 많다며 턱 아래 유리시험관을 대는 빵집 주인이 떠올랐다.
주인공이 빵집을 찾아가게 된다면, 그 때는 전에 받아 둔 ‘나’ 눈물을 ‘메이킹 피스 건포도 스콘’에 첨가해 만든 빵을 만났으면 좋겠다. 재혼 상대에 대한 아이의 의견을 묻던 아버지에게는 미약한 효력이나마 발하지 않을까 싶다.
판타지 요소 속에서도 현실적인 설정을 끝까지 유지해가는 작가의 특색이 돋보이는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