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의 차가운 손
그대의 차가운 손은 한강 작가의 필력이 돋보이는 작품인 것 같다.
한강의 소설의 미덕은 작품 자체의 단단함과 침착성, 그리고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 같은 믿음을 준다는 데에 있을 것이다.
그녀의 전작들은 아직 젊은 작가에게서 느껴지지 않는 원숙함까지 배어나고 있으니, 가벼움으로 치닫고 있는 우리 시대의 소설에서 쉽게 찾아지지 않는 재능임에 틀림이 없을 것이다.
실제로 그녀의 단편은 매우 치밀한 구성을 강점으로 하고 있으며 장황하지 않게 이끌어가는 단정한 문장, 그리고 젊은 작가의 상상력이 너무 튀지 않게 하는 자제력이 높게 평가되어 왔다.
나는 그녀의 소설에서 결코 소리 높지 않은 잔잔한, 그러나 뼈속 깊이 파고드는 능력을 발견할 때마다 마음 든든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러나, 이번 작품은 그리 탐탁치가 않다. 기대가 높았던 작품이기도 한다.
가면은 진부한 소재다. 물론 진부한 소재가 작품을 애초에 고만고만하게 만들고 말았다는 소리는 아니다. 인간의 내면에 숨겨져 있는 내재적 성향은 언제나 가면을 필요로 하며, 때문에 인간 누가나 가면이 필요하고 또 가면 없이는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없다.
때문에 가면이라는 소재가 주는 광범위한 의미장은 매우 절실한 소재이면서도 그 자체가 진부해지기 쉽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소재는 소설의 소재로서 그리 적당한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여기에 조각가라는 주인공의 직업 설정은 가면이라는 소재적 한계와 함께 묶이면서 신선함을 제거하고 있으며, 그 앞에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여인의 설정은 이미 90년대 소설에서 너무 자주 사용된 것이기에 아무런 낯설음을 주지 않는다.
이러한 매력없는 설정 사이에서 두 여자 사이를 오가는 주인공의 행보는 그닥 절실함을 가져오지 못 하며, 다이어트나 실종과 같은 설정 역시 제 기능을 다 하지 못하는 실정이 되고 말았다.
무엇보다, 이 작품의 가장 아쉬운 점은 액자소설로서의 구성이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로 사용되는 소설가의 등장은 기실 이 작품에 있어 그리 용이한 설정도 아닐뿐더러 오히려 사족이라는 인상을 지우지 못했다.
90년대 우리 소설이 분명 인간 내면세계에 대한 집요한 탐구로 시작되어 회귀와 존재 자체에 대한 진지한 인식으로 일정한 성과를 얻었음에도, 현실세계의 부조리에 대해서 일탈과 무관심으로 일관하면서 오히려 외면당해왔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발전적이지 못하다.
성폭행으로 인한 극단적인 살찌기와 살빼기라는 억지스런 설정, 인과성 없이 이어지는 우연들 사이에서 현실과 예술의 이상 사이를 줄타기하는 주인공 조각가의 행보는 독자에게 위태롭지 않고 오히려 억지스러워 보인다.
물론, 이 작품을 통해서 소설가 한강의 작품세계나 작가적 자질을 의심하는 것은 아니다. 그녀는 충분히 주목받을 만한 활동을 해왔고, 또 그만큼 좋은 작품을 써왔다. 때문에 더 안타까웠을지도 모른다. 기대가 컸으니 그만큼 섭섭할 수 있다. 이는 야유라기 보다는 오히려 다음 작품을 천천히 기다리게 하는 이유가 될 것이다.
검은사슴
한강의 초기작 장편소설 검은 사슴은 인영이 떠나버린 의선의 꿈을 꾸면서 시작된다 소설은 인영과 그녀의 대학 후배이자 사라진 의선의 남자친구인 명윤이 의선을 찾아 폐광되어 도시가 조그라든 황곡으로 떠나면서 겪게 되는 임야기로 펼쳐진다.
제목 검은 사슴은 탄광 속에서 살아가는 사슴을 이야기하는데 의선의 아버지로 추정되는 임에 의해 전해진다.
제목에서 보여주듯이 무채색의 느낌으로 줄곧 이어진다 어두운 골짜기 검은 사슴 검은 탄광 암흑 막창 막장 석탄 음산한 곳 흑백 사진 등으로 소설 곳곳에 표현되어 있다.
흥미롭게 읽어갔지만 책을 덮고 나니 머릿속이 어두워지는 느낌 과연 작가는 검은 사슴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일까 탄광에서 태어나 상경하면서 정신분열 증상을 가지게 되었던 의선은 과연 어떤 의미로 작가에게 등장하게 되었을까? 화자인 인영은 바다 사진을 열심히 찍었고 그 사진을 태워버린 의선은 무엇때문이었을까?
검은 사슴의 주된 이야기는 탄광이다 한번 들어가면 나오기 힘든 그곳 후레쉬가 없으면 앞이 보이질 않을 정도로 어둡고 매우 온도가 높아 더운 그곳 자칫 목숨을 잃을 수 있는 그곳의 이야기와 의선을 찾는 내용으로 스토리는 전개된다.
결국 모든 게 연결되어 있는 이야기 속에서 어두운 면을 깊게 볼 수 있었고 의선이라는 그녀를 통해 탄광을 둘러싼 인물의 심리에 대해 느낄 수 있었다 또 한 사람 장씨를 통해 제3자가 바라본 탄광의 실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여수의 사랑
한강 작가님의 여수의 사랑을 읽고 리뷰를 작성해 본다.
이 소설에는 여수의 사랑, 어둠의 사육제, 야간열차, 질주, 진달래 능선, 붉은 닻 이렇게 총 6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결벽증이 있는 정선과 그녀와 정반대의 성격인 룸메이트 자흔이 여수를 매개로 이어지는 내용의 소설이다
여수의 사랑과 동향인 인숙언니에게 가진 돈을 전부 떼이고, 이모네집에서 악착스럽게 빌붙어 사는 영진과 교통사고로 아내와 뱃속 아기를 잃고 가해자의 집 근처로 이사온 명환이 맞은편 아파트 베란다에 기거하는 영진을 바라보며 삶과 죽음 앞에서 고뇌하는 내용의 어둠의 사육제는 다양하고 무언가 알수 없는 그로테스크함이 느껴지는 내용이었다.
어린 시절 동생 친구들에게 맞아 죽은 동생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 하는 나의 이야기 질주, 사고를 당한 쌍둥이 동생을 평생 마음의 짐으로 여기며 살아가는 동걸 이야기 야간열차, 죽음 을 앞둔 동식과 함부로 살아가는 동생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붉은 닻, 어릴 적 집을 떠난 정환이 고향에 들렀다가 어머니와 여동생의 소식을 듣고 그네들의 소재를 찾아다니는 내용의 진달래 능선이 소개되는 내용이 소설이다.
모두 너무 무거운 내용이고 다양한 생각과 감정이 들게 한다.
누구나 한강의 작품에는 쉽게 다가갈만한 책은 아닌 것 같다 .
정말 마음을 잡고 읽어봐야 한다. 우울할 때 읽으면 더 깊게 우울 해지고, 기분 좋을 때 읽으면 급격하게 우울해질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하지만 문학적으로 훌륭하고 한번쯤은 읽어보는것도 좋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