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파괴의 역사 - 과학자의 시선으로 본
김병민 지음 / 포르체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람들이 지구에 살기 시작하면서 지구 환경은 인간의 활동 범위가 넓어짐에 따라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러한 환경 변화는 어제, 오늘만이 아니라 미래의 우리 삶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다. 과학자 김병민 교수의 시선으로 살펴본 <지구 파괴의 역사>에서 저자는 인류 역사의 발자취에 새겨진 과학으로 우리가 미래를 위해 지금 어떤 고민을 해야 할지 살펴보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이 책은 고대 문명부터 근대 과학까지의 전반적인 인류 역사를 살피는 한편 역사적인 맥락 속에서 우리가 무엇에 주목해야 하는지 특히 인류의 성장이 왜 파괴를 수반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특히 인류가 발전한 과학 기술로 환경 파괴를 막을 수 있다고 하지만 저자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다양한 역사의 사례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p.22

자연은 사람의 감성과 인성을 풍요롭게 하고 길러 주는 교사다. 그런데 지금의 자연은 그저 정복 대상이고, 그에 도전해서 승리하는 것이 인류의 목적이 됐다. 오늘날 자연은 더 이상 생명이 아닌,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물질일 뿐이다.


p.23

인류를 본격적으로 파편화시킨 사건은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했을 때부터다. 신대륙 발견은 확장이라기보다 거리의 한계를 극복한 사건이다. 대항해시대가 열리며 제국주의는 자신의 영토를 넓혔고 대륙은 판게아처럼 봉합됐다.



<지구 파괴의 역사>는 우리가 자연을 위해 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우리가 자연에서 발견한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가 자연에서 가져간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공생, 충돌, 파괴'라는 3가지 키워드를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파괴된 것의 복구에 과학이 해결책으로 제시되곤 하지만 저자는 과학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진 못한다며 과학은 그저 수단이고 과정이며 설명일 뿐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이 책은 또 인류의 성장에 따른 환경 파괴의 역사를 짚고 있다. 저자는 인문학적 통찰과 철학적 질문을 담아 인류의 발전을 가져온 과학이 파괴의 역사에 한몫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있다. 특히 파괴를 부른 과학의 발전을 지구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인류의 역사를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


p.136

인간은 광우병과 구제역에 걸린 동물들을 수치심과 죄의식도 없이 홀로코스트를 한다. 인간에게 생명에 대해 겸허함은 존재하지 않는 것인가. 동물을 하대해도 된다는 권리는 누가 만든 것일까. 인류가 그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최고의 영장류라는 관념과 이념을 만들어 낸 것은 아닐까.


p.187

종이의 미래에 대한 부정적 의견은 계속 나오고 있다. 하지만 그런 그들은 정작 종이에 대한 역사와 인류에게 향한 의미조차 제대로 알지 못한다. 단지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종이의 미래를 판단할 게 아니다. 미래의 답에 대한 힌트는 대부분 지나온 과거의 경로에 있던 경우가 많았다.



최근 불거진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는 여론의 찬반을 떠나 인류의 생존에 큰 위협이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저자는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면 안 된다는 사실을 과학이 숫자로 덮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다른 생명체들도 살고 있는 지구에 인간이 만들어놓은 안전 기준으로 숫자화하는 것은 더욱더 용인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간은 더 이상 아무것도 하지 않는 편이 나을 것 같다며 모든 것을 멈추고 자연적으로 치유하는 것이 더 빠를 수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쏟아놓은 화살처럼 사람들은 관성처럼 편리해진 과학기술의 문명 속에서 지구 환경을 더 많이 파괴하는 쪽으로 나아가고 있다. 인간의 다양한 활동으로 인해 지구의 기후 변화에 대한 우려는 이미 예고됐다.


p.245

콜럼버스의 항해 후 많은 선단이 그의 뒤를 이었고, 개척이라는 이름으로 침투했다. 정복자의 방문 횟수가 많아질수록 잔혹한 행위가 심해져 더욱 많은 원주민이 희생되었을 수도 있다. 콜럼버스의 항해가 22년째 되던 해, 히스파니올라섬에 남은 원주민의 숫자는 500명 남짓이었다.


p.277

우리는 최근 팬데믹과 기후 변화를 이야기하며 '지속 가능한'이란 문구를 너무 쉽게 사용한다. 몇 가지 대표 원인만 제거하면 지속 가능한 미래가 실현 가능할 것처럼 말한다. 하지만 지금의 '이기적 문명'에 자연의 풍경을 회복시키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인간의 삶은 과거 생존을 향한 몸부림에서 벗어나 현대사회는 잉여로 넘치고 있다. 또한 스마트폰이나 생성형 AI와 같이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서 편리함을 우선시하면서도 상대적으로 그 이면에서 벌어질 수 있는 문제점은 경시하는 경향이 있다. 스마트폰으로 전 세계의 소식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게 된 요즘, 수많은 전기와 전파 사용으로 인해 어떤 점들이 문제가 될지에 대해서 새삼 생각해 보게 된다.


<지구 파괴의 역사>는 자연 파괴에 관한 이야기 속에서 질문을 던지고, 인류가 지나온 역사에서 현재의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 저자는 우리 스스로 윤리적, 철학적인 질문을 끊임없이 해야만 파괴의 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신의 생각은 어떤가?



이 포스팅은 포르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출처 : 박기자의 책에 끌리다, 책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