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조, 담다
권동희 지음 / 지성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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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나는 중랑천 근처에서 산다. 같은 장소는 아니지만 어렸을 때부터 중랑천 근처에서 살았었다. 어린시절 어른들은 중랑천에 가지 못하게 했었다. 풀이 우거져서 위험한 일이 생기지 않을기 싶은 것도 있었고, 공장 폐수인지, 늪지처럼 메테인 가스가 발생해서 그런 냄새가 났었드랬다. 친구들과 놀다가 발이 물에 빠졌을 때, 어린맘에 이제부터 다리가 썩는 줄 알고 얼마나 무서웠던지.. 하지만, 중랑천은 꽤 멋있게 변했다. 제일 놀랬던 것은 그 중랑천에서 낚시도 하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요즘에는 운이 좋으면 새끼를 이끌고 다니는 오리도 볼 수도 있고, 먹이 활동을 하는 아이들도 있다. 그런 아이들을 구경하는 것이 쏠쏠하다. 탐조는 "자연 상태의 새들의 모습을 관찰하면서 즐기는 행위"라고 하는데, 어찌보면 나는 이미 가볍게 탐조를 하지 않았나 싶다.

이 책은 우리나라 탐조인들이 사랑하는 대표적인 새 68종을 소개하고 있다. 정말로 의아했다. 이렇게 우리나라에 새들이 많았나. 기껏해야 내가 아는 새는 열손가락을 넘지 않으니 말이다. 어쩌면 같은 새인줄 알았다가 조금씩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는 새들도 있다. 또한, 예전에는 담을 수 없는 모습들을 기능이 향상된 카메라등을 이용해 담게 되어, 다양한 새들의 짝짓기, 육추, 이소, 먹이활동 등을 살펴볼 수 있게 되었다.

특히나, 눈에 띄는 이야기는 뻐꾸기 이야기였다. 탁란의 대표적인 뻐꾸기는 늘상 육추가 귀찮아서 얄미운 짓을 한다라고 생각했었다. "일부 연구자들은 뻐꾸기류의 특이한 체온 특징에서 비롯된 것으로 설명한다. 즉, 뻐꾸기류는 체온이 들쭉날쭉 변하는 새라 자신이 알을 품을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p.317)" 그래도 종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텐데, 탁란을 택했다면 다른 이유들도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탁란을 하는 새가 뻐꾸기 뿐은 아니라고 하는데, 오해를 한 몸에 받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이 책은 많은 사진들을 통해서 다양한 새들의 모습을 볼 수가 있다. 한참을 새들을 보고 있으면 정말로 어디든지 탐조활동을 하러 가야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이다. 하지만, 나만의 욕심인지 모르겠지만, 각 새들이 내는 소리까지 함께 들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을 해봤다. 예전에 "고래"에 관한 이야기들을 담은 책을 볼때, 한쪽에 QR코드를 삽입해 실제 동영상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봤는데, 이 책도 몇몇 아이들의 소리들을 그런식으로 담으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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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세븐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한희선 옮김 / 북스피어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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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 소설은 1990년에 발표가 되었다고 한다. 2년뒤인 1992년에 발표된 < 화차 >에 가려지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다고 한다. 나도 미미여사를 < 화차 >로 알게 되었고, 흡입력 있는 이야기에 끌려왔었는데, 이 이야기 < 레벨 세븐 >이 그다지 가려질 만한 이야기가 아닌것 같다. 미미여사의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왔지만, 이 소설 만큼 또 진지하게 읽다가 등장인물들의 관계가 밝혀질때마다 '헉!'하면서 놀란적도 없는 것 같다. 또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다고 해서 더 이야기 속으로 확 빠질수 있었던 것 같다.

낯선 맨션에서 잠에서 깬 한 남자. 꿈인건지, 아니면 실제로 겪었던 이야기였는지 혼동된다. 그런데, 나는 누구일까. 잘 기억나지 않는다. 게다가 옆에서 깨어난 한 여자. 도무지 누구인지 모르겠다. 이 남녀는 자신의 이름까지 기억나지 않는다. 이름뿐 아니라 두사람이 어떤 관계인지, 눈을 뜬 이곳은 과연 어떤 곳인지도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우연히 옆집에 사는 사에구사씨가 그들의 이 답답한 상황에 조력자가 되기로 한다.

'네버랜드'에서 일하는 에쓰코. 아픔을 가지고 있는 미사오에게 전화통화로 친구가 되어 주고 있었는데, 그녀가 사라져버렸다. 미사오의 엄마도 그다지 그녀의 행방에 걱정하지 않는 것 같다. 직장 상사의 걱정헤도 에쓰코는 미사오의 행적을 쫓고 있다.

처음에 "레벨 세븐"이라는 제목이 단계를 올려가며 미션을 수행하게 하면서 사람들을 괴롭히던 그런 사건을 떠올렸었다. 전혀 상관이 없었는데, 혹시나 이름마저 잃어버린 그녀가 미사오가 아닌가 싶기도 했었다. 하지만 나의 모든 예상은 늘 그러하듯이 빗나가게 되었고, 두 갈래의 사건이 이어지는 장면이 나올때마다 깜짝 깜짝 놀라게 된다. 개인적인 욕심으로 인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고 가족을 잃는 것일까. 자신의 죄를 타인에게 덮어씌우고 오히려 뻔뻔하게 구는 그런 모습들이 어디서 많이 본 듯 싶다. 시간이 지나도 악인의 모습은 전혀 변하지 않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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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의 장례식에 초대받았다
헬렌 듀런트 지음, 황성연 옮김 / 서사원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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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헬렌 듀런트는 10년간 영국 범죄소설의 최전선을 지켜왔다고 할만큼 영국 심리 스릴러 대가라로 한다. < 나는 나의 장례식에 초대받았다 >는 그의 최신작이자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책이라고 하는데, 이 이야기를 필두로 헬렌의 이야기들이 줄을 이어 소개되지 않을까 싶다. 이미 출간되었던 이야기는 그렇다고 치더라도, 이 소설의 후속편의 여지를 남겨둔것 같아서 기대해보려고 한다.


도나 슬레이드는 수상한 메일을 받았다. 장례식에 초대된 것이다. 하지만 보낸이도, 고인의 이름도 없었다. 또한 도나는 3년간 숨어 살았다. 사채를 썼던 탓인데 무지막지한 이자에 벗어날 수가 없었다. 그녀가 택했던 방법은 다른 이의 이름으로 숨어지내는 것이었다. 장례식에 참석한 도나는 고인의 이름을 확인한 순간 숨이 막혀온다. 고인은 "앨리스 앤더슨"이다. 바로 도나의 본명이었다.

맥스의 비서로 일했던 앨리스. 뜻밖에 맥스와 타라 부부는 도나에게 앨리스가 했던 일을 제안하고, 도나 역시 왜 고인이 자신의 이름을 가지고 있는지, 왜 그녀가 초대되었는지 알기 위해서 제안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런데, 맥스와 타라는 친절했던 첫만남과는 다르게 롤러코스터를 타는듯한 행태를 보인다. 말도 안되는 것에 트집을 잡다가 엄청 친절하다가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다. 맥스 부부의 딸 한나는 그녀에게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면 안된다며 주의를 준다. 이 맥스가족과 함께 산다는 것은 정말로 고난도 미션을 수행하는 것만 같다. 누가 거짓을 이야기 하는 것인지 판단이 안된다. 나는 독자 자격으로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어서 객관성을 유지하는데 도나보다는 조금 우위에 있다고 보는데, 저들 맥스 가족과 함께 있는 도나는 미치지 않는게 다행스럽다. 이 세사람의 널뛰는 것 같은 행동들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가 없다. 나름의 이 비밀을 캐내다가 흘러나온 이름 "낸시 윌리엄스". 도나는 자신이 아무 연관이 없던 제3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된다. 그녀는 스스로 연을 끊어버린 가족 중 유일하게 믿는 낸시 이모였다. 낸시 이모는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그리고 낸시 이모는 왜 내 이름으로 내게 무엇을 남기려 하는 것일까.

사실, 작가를 '범죄소설 작가'라고 소개하는 것은 낯설다. 보통 심리스릴러 작가, 장르소설 작가라고 하지 않던가. 아닐수도 있겠지만, 내게는 생소했고 관심이 갔다. 이 책에서 벌어진 사건도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상황인데 작가가 그동안 그린 이야기에서는 어떤 많은 범죄를 다뤘을까. 범죄를 저질러 놓고도 뻔뻔하게 행동하는 사람들이 많은 요즘 시대에 진실을 감추어서는 안된다. 억지로 친절한 적, 위하는 척 해도 댓가는 올바르게 치뤄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도나의 "또 다른 조사"를 기다리고 있을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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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이야기 - 사랑도 운명도 스스로 쟁취하는 조선 걸크러시 스토리
황인뢰 지음 / 예미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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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드라마 "궁"을 연출한 황인뢰 감독이 처음 선보이는 장편 소설이다. 그런데 처음 보는 단어가 등장했다. "슬갑 소설", 도대체 슬갑 소설이 무엇일까. 머리말을 읽게 되면 이에 대한 의문이 풀린다. 슬갑(膝甲)은 겨울철에 추위를 막기 위해 무릎에 덮는 가죽 가리개라고 한다. 부잣집에서 주로 사용했는데, 이것을 훔친 도둑은 무엇에 쓰는 것인지 용도를 몰라 머리에 쓰고 다니면서 웃음거리가 되기도 했다고 한다. 숨겨야 할 비밀을 버젓이 드러내고 다녔으니 말이다. 그래서, 슬갑 소설이라는 것을 남의 이야기를 빌려다가 새로운 이야기로 만들어 내는 방식을 가리킨단다. 새로운 사실 하나를 알게 되었네.

장미는 명문가의 자손이었지만, 할아버지가 누명을 쓰고 역모에 몰려 집안이 화를 입게 될때 겨우 2살이었다. 아들이었다면 함께 죽음을 당했겠지만, 딸이었고 계집종이 몰래 장미를 빼돌려서 화를 면했다. 그리고 은퇴한 기생 기향의 수양딸이 되었다. 비록 지금은 멸문이 되었지만, 집안 내력이기도 하겠고, 지혜로운 여인은 갖추어야 하는 것은 '단정한 용모, 맑고 깨끗한 얼,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품는 존엄'이라고 가르치는 기향 덕분에 언제나 자존감도 높다. 또한 담장 안의 삶에 안주하지 않고, 불의를 보면 참지를 않는다. 특히나, 신분차이에서 오는 양반의 행패는 용서가 없다. 그들이 불의를 저지른 만큼 해가 돌아가도록 만들게 된다. 어느날 '병판댁 피습 사건'이 일어나는데, 기향은 장미의 짓일 거라 짐작하고 잠시 장미를 고향으로 내려보낸다. 그곳에서 장미는 윤경을 만나 첫눈에 반한다. 여종을 시켜 먼저 서찰을 보내봤지만, 퇴짜를 맞았다. 이에 굴하면 우리의 장미가 아니지 않은가, 남장을 하고선 윤경에게 접근을 해서 벗이 된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들을 많이 읽어는 봤지만, 그 속의 여성들도 나름 진취적이고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가는 인물들이었다. 하지만, 장미에게서는 그런 인물들과 또 다른 매력이 있다. 누구나에게 친화적으로 다가가기도 하고 영리하다. 어쩌면 작가가 '현재이면 이러했을'하면서 풀어나가는 방식 때문에 무언가 다르게 느껴지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장미의 행보마다 경쾌함이 살아 숨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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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치라이트와 유인등 에리사와 센 시리즈 1
사쿠라다 도모야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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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미 돌아오다 >를 읽으면서, 탐정 에리사와 센이 등장하는 첫번째 이야기를 읽어봐야겠다고 했는데, 이 책이 바로 그책이다. 곤충과 함께 한 이야기답게 표지조차 초록초록하니 꼭 숲에 와 있는듯한 느낌이 든다. 무심결에 읽었던 < 매미 돌아오다 >에서도 곤충과 절묘하게 상황이 맞아떨어지는 이야기를 선뵈였는데, 이 책에서도 그런 일치함이 느껴졌다. 물론 이 이야기가 에리사와 탐정의 첫번째 책이니, 여기서부터 시작이겠지만 말이다.

「서치라이트와 유인등」, 「호버링 버터플라이」, 「나나후시의 밤」, 「화재와 표본」, 「대림절의 고치」의 5편이 실려있다.

특히, 「호버링 버터플라이」에서는 관광지와는 인연이 없던 아마쿠나 산은 한때 산악 신앙의 성지였기도 했지만, 결국엔 그냥 그런 쓰레기 투기장으로 변모되고 말았다. 하지만 10년전 지역의 몇몇 사람들이 모여 쓰레기를 줍고, 산책로를 되살리자라는 클럽을 조직했다. 하지만 이도 역시 이해 충돌로 인해 이 모임도 결국엔 분열되고 말았다. 마루에는 이 활동에 적극적이던 남편이 병으로 사망하고나서 산의 쓰레기를 습지에 버리는 것이 아닌가 싶어 이를 추적하기로 했다. 꽤 까칠한 아줌마인줄 알았는데 잘못 본 것 같다. 이 이야기는 내용도 내용이지만, 여기 등장하는 나비.

"책에서 그런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어. 많은 나라에서 나비를 죽은 사람이 영혼이라고 여긴다며?"(p.111)

번데기를 거쳐 나비로 탄생하는 모습이 죽은 자의 부활이라는 환생이는 신비를 떠올리게 하는 걸지도 모르겠다고 에리사와가 답하는 것을 보고 예전일이 떠올랐다. 한동안 찾지 않았던 할머니의 산소를 홀로 찾았을 때, 너무나도 바뀐 모습 때문에 좀처럼 찾지 못했었다. 한참을 헤메다가 포기하고 돌아가려던 그때, 나비 한마리가 팔랑팔랑 날아가는 쪽을 따라가다가 할머니의 산소를 찾은 적이 있어서, "나비를 죽은 사람의 영혼"이라고 하는 것이 더 끌렸었다. 우연이겠지라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나는 여전히 할머니가 마중나온거라 생각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에리사와 탐정이 등장하는 이야기는 잔잔하면서도 곤충의 생태와 인간의 행동이 딱 들어맞는 것이 참 매력적이다. 그것을 매치시키는 작가의 능력이 꽤 뛰어나다고 하는 것이 더 옳을 듯하다. 띠지에 있는 말처럼 정말 "이 작가는 천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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