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4
헤르만 헤세 지음, 전영애 옮김 / 민음사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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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노벨문학상 수상자의 작품은 꽤 있었는데... 읽은거라곤... 헤밍웨이의 < 노인과 바다 >와 주제 사라마구의 < 도플갱어 >, < 눈먼자들의 도시 >뿐이다. 그나마 꼼수를 부려서 얇은 < 데미안 >을 읽기로 했는데... 음... 만만치 않은 이야기였다.

십자가 수난 이야기는 내 자신이 내 집처럼 편안히 확신해도 된다고 믿었었는데 지금 비로소, 얼마나 개성 없이, 얼마나 상상력과 환상 없이 내가 그것들을 듣고 읽었었는지 알았다.(p.82)

이 부분을 읽으면서 얼마나 뜨끔했는지.. 많은 책들을 읽으면서 나름의 사색을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무래도 이 말은 나에게 하는 말 같아서... 참으로 얼마나 개성없이 얼마나 상상력과 환상 없이 책들을 듣고 읽었었는지 반성을 해보게 된다. 전반적인 이 책을 이해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이 글을 읽고 내 스스로를 반성했다면 과히 이 책을 헛 읽지만은 않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헤르만 헤세가 1919년 발표를 했는데, 당시에도 작가로 유명했던 그는 작품성만으로 평가받아 보고 싶어서 '에밀 싱클레어'라는 유령작가로 발표를 했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눈밝은 독문학자가 문체 분석을 통하여 < 데미안 >이 헤르만 헤세의 작품임을 밝혀냈다고 한다. 어떻게 문체를 보고 알아차릴수 있을까. 그 사람은 학자이고, 나느평범한 독자라고 애써 위안을 삼아본다.

고전이라도 '작품해설'을 읽지 않는 내가, 유일하게 작품해설을 읽어본 책이다. 그만큼 알듯 모를듯 해서 과연 내가 잘 쫓아가고 있는지 해서이다. 사실 남들의 해설을 듣는것보다 스스로가 무언가를 느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워낙 실력없는 독자이고, 하두 팔랑귀라서.. 그런데 이 작품은 어딘지 모르게 잘 알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자아의 삶을 추구하는 한 젊음의 통과의례 기록'이라는 이 책은, 사람들이 초반에는 혼자서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 보다는 남들에 의해서 생각을 정립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을때 고뇌하며 알에서 깨고 나오려는 그런 과정을 담은 것이 아닐까. 마치, 내가 아직도 시에 대해 어려움을 느끼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 학생때 배운 감정에 대한 주입식 때문에, 진정으로 아직 시라면 어려움을 느낀다. 밑줄 쫙 치면서 이 시어의 의미를 깨알같이 적고 무작정 외웠던 탓에 아직도 시라는 것이 거리감이 드는데, 나만의 감정으로 읽게 된다면 그것이 나의 자아를 찾는 것의 일환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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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압락사스.> - P123

무엇인가를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자신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을 찾아내면, 그것은 그에게 주어진 우연이 아니라 그 자신이, 그 자신의 욕구와 필요가 그를 거기로 인도한 것이다. - P131

철학을 한다는 건 < 아가리 닥치고 배 깔고 엎드려 생각하기 >라고 하오 - P138

자신의 꿈을 찾아내야 해요. 그러면 길은 쉬워지지요. 그러나 영원히 지속되는 꿈은 없어요. 어느 꿈이든 새 꿈으로 교체되지요. 그러니 어느 꿈에도 집착해서는안 됩니다 - P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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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파드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8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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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실북클럽 스토킹 도서

< 레오파드 >는 해리 홀레 시리즈의 여덟번째 이야기이다.

지난번 < 데빌스 스타 >를 읽고나서 중간에 < 리디머 >와 < 스노우맨 >이 있었는데, 이번달 독서계획으로 잡아놓은 것을 지키기 위해 살짝 순서를 바꿔서 먼저 읽었다. 이 감정을 그대로 가지고 얼렁 가운데 이야기를 읽어야 할 듯 싶다. 정 안되면 다시 한번 < 레오파드 >를 다시 읽던지^^;;

< 스노우맨 >에서 위험에 빠졌던 라켈은 올레그를 데리고 외국으로 나가버리고(맞나? 자신없음) 해리는 홍콩으로 떠난다. 사실 홍콩으로 가려했던 것은 아니고, 술이 너무 취해 홍콩에서 비행기에서 내릴수밖에 없었다. 노르웨이에서 터진 살인사건 때문에 카야는 해리를 데릴러 오게 되었고, 해리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다만, 아버지가 병원에 입원했다는 말때문에 고국으로 돌아오게 된다.

해리 홀레가 주인공인 책들은 비교적 벽돌이지만, 이 책은 특히 800여페이지로 가장 두껍다. 게다가 콩고에서도 벌어지는 엄청나게 무대가 넓은 작품이다. 영상화가 되도 꽤 볼거리가 다양할 것 같지만... ( 섣불리는 만들기를 마시길^^ ) 아마도 , < 리디머 >에서 등장했을(좀 가물가물) 카트리네의 교차 검색(완전 검색의 귀재)을 통해 연관성이 없을것만 같던 사건이 드디어 한사람의 소행으로 귀결될 수 있었다.

"그는 당신과 달라요, 벨만, 타협을 모르는 사람이죠. 개인적 위신 따위는 신경 안 써요. 그저 나쁜 놈을 잡고 싶어해요. 나쁜 놈이라면 가리지 않고."(p.761)

어떤 일에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자신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을 따지게 된다. 하지만 해리는 다르다. 그야말로 나쁜 놈을 잡고 싶을 뿐이다. 그래서 해리에 열광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요 네스뵈는 이 책을 쓰기 위해 1년 반의 시간을 보냈다. 마침내 퇴고가지 마친 순간, 문득 그 이야기가 마음에 들지 않았고, 산뜻하게 삭제 버튼을 클릭했다고 한다. 그리고 다시 1년이 흐르고 이 < 레오파드 >가 태어났다고 한다. 아.. 도대체 요네스뵈는 뭐지? 처음 읽을 때는 몰랐지만, 다시 읽으면서 보니, 모든 이야기가 참 숨가쁘게 진행되는 것 같다. 살짝 아쉬운 것은 < 리디머 >와 < 스노우맨 >을 읽고 읽었으면 더 좋았을걸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어서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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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말리는 골칫덩어리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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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을 부탁해 - 소방관 테마소설
고요한 외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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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베란다 바깥쪽으로 요상한 것이 달린 것을 보았다. 뭐지? 뭐지? 했는데, 날아오는 심상치 않은 벌까지.. 혹시 말벌일까?싶어서 찾아봤는데.. 말벌이 우리집에 집을 바깥쪽에서 집을 짓고 있었다. 말벌집은 함부로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고 해서, 그때 소방관님들의 도움을 직접적으로 받은적이 있다. 말벌 퇴치용은 따로 있다면서 순식간에 뚝딱 떼어서 처리해주시는 믿음직한 소방관 분들이 계서서 참 안전하게 생활을 하는 것 같다.

이 책은 소방관들을 소재로 한 소설집이다. 표지의 그림은 항상 위험을 피해 나오는 사람들과 반대로 걸어가는 소방관의 뒷모습 같다. 그들도 겁이 나겠지. 하지만 그들은 당당하게 걸어나간다. 그래서 참 듬직하다. 이 책 속의 8편의 이야기 중에서 특히나 마음이 쓰이는 것이 「우리동네 소방관은 마동석」이다. 몸집은 마동석마냥 건장한 그는 소방관이다. 하지만 그는 연고도 없는 조용한 바닷가에 와 있다. 어딜 가나 비상구를찾는게 습관이었는데 정작 내 비상구는 어디에 있는지 몰랐다.(p.55) 그런데, 불이 난 집에서 아이를 구하지 못했던 날, 그는 무너지고 말았다. 화재현상에서 힘이 든 것보다 한 사람이라도 살리고자 하는 그들에겐 구조하지 못한 혹은 동료들의 스러지는 모습들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많이 앓게 되는지도 모른다. 만약 그들이 누군가를 구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아무도 원망하지 않을것 같은데... 그들 잘못이 아니지 않은가.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아는데.. 자책하지 말라고 손내밀어 주고 싶게 만드는 이야기였다.

「당신의 하늘에 족구공을 뻥 차올렸어」는 화재진압 현장에서 사망한 어느 소방관의 가족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여기서 사망한 국화씨는 여성소방관이었다. 화재진압을 하는 소방관은 모두 남성인줄 알았는데, 실제로도 여성 소방관이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여성이기 때문에 화재 진압 현장에서 민폐를 끼칠꺼라는 편견은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 국화씨의 아들은 소방관이 되겠다고 한다. "내가 소방관이 되려는 이유는 엄마를 기억하기 위해서야"(p.232) 기특하다. 그리고 국화씨의 남편은 국화씨가 마지막으로 남긴 방화복으로 지갑을 만들었다. 그녀가 오랫동안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때론 목숨을 걸고 일하는 그분들이 가족들 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기를...

예전에 어느 학생네 방문할때 현관문에서 방문호수를 누르면 휴대폰으로 연결되던 적이 있었다. 처음에 아빠 휴대폰으로 연결 된 걸 바꾸지 못한 탓이라고 했다. 가끔 아빠가 출동할 때 문을 못 열어준적도 있다고 했다. 아빠가 뭐하시는데 출동하시냐고 물으니, 소방관이시라고 했다. 새삼 다르게 보였다. 이렇듯 소방관들도 그냥 평범한 우리네 이웃들이다.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소방관분들께 정말로 감사하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물씬 들게 하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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