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요!’라고 당당히 말해요 - 자유와 인권을 지키기 위한 외침 라임 틴틴 스쿨 15
다니엘레 아리스타르코 지음, 니콜로 펠리존 그림, 이현경 옮김 / 라임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때 뇌리를 스치는 CF가 있다. '모두가 "예"라고 외칠때 "아니오"라고 답할수 있는~' 뭐 그런..


여기에 소개되어 있는 사람들이 바로 모두가 '예'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니요!'라고 당당히 말할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겠는가. 어쩌면 그 '아니요'라는 말이 뭐 그리 어렵냐라고 할수도 있겠지만, 저자는 사실 '아니요!'라는 말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런 거절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르기 때문이다. '아니요!'라고 말한 뒤에는 평생토록 일관되게 행동해야 하고, 절대로 체념하거나 절망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말한다. 참 중요한 말인것 같다. 우리는 가끔은 '아니요'라는 말을 때로는 아무 의미없이 던지기도 하지만 반드시 책임이 따른다는 말을 잊어서는 안될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에는 온갖 종류의 부당함에 맞서서 치열하게 싸운 25명의 이야기를 담았다. 많이 들어 익숙한 이들도 있지만 이 책을 통해서 새로 알게된 인물들도 많다. 특히나 성폭력에 '아니요'라고 말한 프랑카 비올라 이야기가 그렇다. 그녀는 마피아의 아들인 필립포에게 납치되어 집에 갇힌채 성폭행을 당한다. 그러면 필립포는 프랑카와 그녀의 부모님을 굴복시켜 자신의 뜻에 따르게 할수 있다고 확신했다.당시(1965년) 이탈리아의 법은 어떤 남자가 여자를 성폭행했을 때 처벌을 피할수 있다고 형법에 버젓이 등장하고 있고, 그 방법이 성폭행한 여자와 결혼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여자는 자신의 명예를 지켜야 했고, 당연하게 '보상결혼'을 받아들여야 했다. 하지만 그녀는 이 '보상결혼'을 거부하였다. 어떻게 법으로 여성에 대한 폭력을 용인할수 있는가.(다행히 이 법은 1981년에 폐지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별반 다를것은 없는것 같다. 그동안의 여성에 대한 학대나 성범죄에 대한 기준이나 처벌이 너무나도 가볍다 생각된다. 오늘도 참 씁쓸한 기사를 만났다. 10대 소녀를 화장실까지 쫓아가서 20여분간 문을 흔들고 열려고 한 60대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단다. 이게 무슨일이람... 제 2의 조두순을 꿈꾸는 것도 아니고 이 사건으로 피해자가 받았을 큰 충격을 고려한다면서 겨우 처벌은 이게 전부란 말인가. 정말로 이세상 여자로서 살아가기도 힘든 세상이고, 딸을 키우기도 힘든 세상이다. 딸을 가진 부모들이 딸을 조심시켜야 하는 세상이 아니라 아들을 가진 부모들이 단속을 잘 해서 딸들이 평안하게 살아갈수 있게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많은 프랑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느순간부터 우리는 불의에 입을 굳게 다물어 버리는 경우를 볼수가 있다. 우스갯 소리로 이세상 가늘고 길게 사는것이 좋지 않느냐는 말과 함께... 하지만 내가 살아가고 또 우리의 아이들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가 '아니요'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것이 옳지 않겠는가. 아무도 나서지 않으면 세상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또한 '아니요'라고 말했다고 당장 세상이 바뀌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아니요'를 외쳤던 사람들 덕에 지금의 세상이 만들어지지 않았겠는가. 앞으로의 세상을 위해선 우리가 당당하게 '아니요'를 외쳐야 함을 느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경제적이고 호기심 많은 가족의 렌터카 여행기 - 호주 애들레이드 편
전윤석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 가족의 여행은 완전히 전투적이다. 가기전부터 거리, 이동시간, 먹을 메뉴 등등을 계획표에 지도에 찍어놓고 한치의 오차는 좀 허용하더라도 우리는 그렇게 여행을 한다. 그래서 어쩌면 여행을 다녀오면 피로가 더 쌓일수밖에 없는 시스템. 하지만 그래도 일탈을 벗어나는 것이라 그런지 나름 만족하고 뿌듯해하고 여행의 막바지가 아쉬워지고 그런다.


어렸을때부터 꼼꼼이라는 별명처럼 무엇이든 수첩에 기록하고 점검하는 것을 좋아했다는 저자. 어쩜 나도 비슷한것 같다. 예전에 제주도 여행을 가기 위해 빼곡히 메모했던 다이어리를 잃어버리고 얼마나 당황스러웠던지. 다시 찾고 메모하고.. 왜 여행을 굳이 저렇게 하느냐며 남들은 이상하게 볼지 모르지만 그것이 나의 여행스타일이니 말이다. 이젠 나이도 들었으니 좀 여유로운 그런 여행을 즐기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이 호기심 많은 가족의 여행지는 바로 호주 애들레이드다. 국내 여행이 아니고는 렌터카를 생각을 못했는데, 뚜벅이로 하는 여행과 또 다른 재미도 있을것 같다. 유럽은 기차 여행이 제격일것 같고 호주는 렌터카 여행이 제격일것 같다. 유럽도 호주도 가보지는 못했지만 여러 에세이를 접하다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호주로 여행을 결정하고 남은 200여일에 준비과정을 아주 잘 정리가 되어 있다.



아무래도 국내도 아니고 해외에 가족들과 함께 하는 여행이라면 경비도 만만치 않을뿐더러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이루려면 꼼꼼한 계획이 필요하지 않을까. 이것들을 준비하면서 그 들뜬 마음을 왜 모를까... 읽으면서 내가 더 설레인다. 아무래도 본인 가족과 누나와 조카까지 함께 가는 여행에서 렌터카 여행은 탁월한 선택인것 같다. 그러다 보니 숙소도 나름 신경이 쓰일것이고 어른들과 아이들이 함께 즐길수 있는 것을 만족시키려면 많은 준비가 필요하지 않을까.



저자는 이렇게 각 여행일에 이동한 경로를 자세하게 써주기도 하고, 렌터카 여행을 염두해 두고 있는 이들을 위해 한글용 내비게이션이나 여러가지 팁들을 상세하게 설명한다. 특히나 캥거루 섬은 나도 기회가 된다면 꼭 가고 싶다. 숙소 주변의 나무 곳곳에 코알라가 매달려 있기도 하고 캥거루도 돌아다닌다고 한다. 왈라비는 도망가지 않고 아이들과 마주해 앉아 있는 모습이 신기해 보였다고 한다. 그곳 동물들은 인간들과 친화적인 것 같다. 동물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낙원과 같은 곳일것만 같다.



랜터카 여행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내가 원하는 대로 구석구석 다 가볼 수 있다는 것이다.


좀 늦은 나이에 운전면허를 따고 나만의 차가 생겼을때, 나의 생활이 많이 달라짐을 느꼈다. 시간의 구애를 받지 않아도 되었고, 어느 곳이든 못 갈 곳이 없었다. 아마도 여행도 그런것일지도 모른다. 아니, 어쩌면 여행이라고 이름붙으면 뚜벅이어도 좋고 렌터카여도 좋을것만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복수해 기억해 모중석 스릴러 클럽 48
섀넌 커크 지음, 김지현 옮김 / 비채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납치된 십 대 소녀, 그러나 정작 위험에 빠진 건 그녀가 아니다.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는 말이 아닐까 싶다. 이제껏 현실에서나 소설에서나 피해자를 본 사람들과 그 가족들을 사건 이후 굉장한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간다. 그야말로 몸과 마음이 피폐해져 살지 못해 살고 있다. 얼마전 화성연쇄살인사건 진범의 고백에 따라 그 옛날 유괴되어 살해된 초등학생의 유골을 찾는 일이 대대적으로 있었다. 수색현장을 찾은 유가족들은 "30년을 폐인처럼 살았다"라며 오열했다고 한다. "때린 놈은 다리를 못 뻗고 자도 맞은 놈은 다리를 펴고 잔다"라는 말이 있지만 이제는 그것도 맞지 않는 것 같다. 오히려 때린놈들 가해자들이 더 뻔뻔하게 기를 펴고 사는 세상이 아닌가. 그런 세상에 이 <복수해 기억해>는 얼마나 통쾌함을 선사해 주시는지 아주 읽는 내내 행복했다.


납치된 10대 소녀 리사. 그녀는 남다르다.

첫날 밤 그는 4.3시간 잤다. 나는 2.1시간을 잤다.

걸어서 1.1분

16번 도구, 17번 도구

이것이 무슨 납치된 이의 자세란 말인가. 이제껏 경험했던 피해자들은 극한의 상황에서 공포와 두려움을 느끼며 자칫 자포자기 상태로 빠지게 된다. 하지만 리사는 다르다. 그녀는 납치당하는 그순간부터 탈출할것을, 자신에게 위해를 가하려는 이들에게 철저히 복수할것을 계획한다. 자신을 위해 그리고 아기를 위해.


그렇다. 이들은 임신한 소녀를 납치하여 아기가 태어나면 다른 이들에게 팔고(설마 그들이 정상적으로 입양하지는 않을테니까), 소녀는 그냥 조용히 집으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 깊은 호수에 던져 버리는 범죄조직이다. 실제로 이런 일들이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참 씁쓸한 이야기가 아닐수 없다. 도대체 인간이란 작자들은 어디까지 타락할수 있는 존재일까. 그러나 다행인 것은 이 이야기 속 리사는 그냥 당하고만 있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녀는 소시오패스라는 진단은 받지는 않았지만 보통 사람하고는 다름에는 틀림없다. 아무리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산다"라고는 하지만 이런 상황속에서 동요하지 않고 침착하게 주변 도구들을 이용하며 계획을 할 수 있겠는가. 리사가 존경스러울 뿐이다.


어제 '그것이 알고싶다'를 봤다. 농수로에서 발견된 어느 여성의 이야기이다. 그녀는 납치된 후 극한의 공포에 휩싸였을것으로 추정된다라는 말이 참 가슴을 후벼판다. 그녀가 겪었을, 많은 피해자들의 겪었을 공포에 비해 우리나라의 벌은 너무나도 가볍지 않은가. 그래서 어쩌면 리사를 응원하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그깟 법. 법이 제대로 그들을 벌주지 않으면 내가 벌주겠어. 이 책을 덮고나서 어느 아내를 범죄로 인해 잃은 한 남편이 절대 범인에게 사형을 언도 하지 말아달라. 아이를 모두 성장시킨 후에 내가 그를 죽일수 있도록 제발 사형시키지 말아달라고 호소하던 일이 생각나서 너무나도 마음이 아프고 애달프다.


정말로 가해자들이 발뻗고 잘 수 없는 그런 세상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서 와, 이런 정신과 의사는 처음이지? - 웨이보 인싸 @하오선생의 마음치유 트윗 32
안정병원 하오선생 지음, 김소희 옮김 / 작가정신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어서와, 이런 정신과 의사는 처음이지? 암요, 암요, 처음이지요.

예전에 의사라면 좀 무뚝뚝, 물어봐도 이야기 안해줄것 같은 그런 느낌이랄까. 특히나 종합병원 의사들은 말이다. 그런데, 엄마때문에 알게된 종합병원 의사선생님은 얼마나 친절하신지 그리고 질문에도 대답을 잘해주신다. 하지만 몇몇 의사들은 아무래도 본인들이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직업군이다 보니 가끔은 환자를 내려다보는 그런이들도 없지않아 있다.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오르기도 하는군. 그래도 몇몇 실제로 만났던 사람들중에 기분나쁜 의사보다는 좋은 느낌의 의사들이 훨씬 더 많은 것 같아 다행스럽다. 이 책의 저자인 하오선생은 아무래도 후자의 좋은 느낌의 의사를 넘어 살짝 허당끼가 있는 의사라고 할수 있겠다.


정신과라고 하면 예전에는 좀 진료받기가 껄끄럽고 뭔사 제정신이 아닌사람 같아 보이고, 혹은 그냥 아픈 것인데 우리는 그것을 조롱하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 사회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너무나도 극에 달했고, 우울증, 불면증등의 많은 문제가 야기되므로 난 정신과 치료에 대해 별로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또한 정신과 치료라고 하는게 꼭 앞에서만 열거한 것만 있는것이 아니지 않을까. 뭐, 난 전문가가 아니니 잘은 모르겠지만 말이다.


이 책의 원제는 원래 <어서와, 이런 정신과 의사는 처음이지?>가 아니었다고 한다. <당신도 버섯인가요?>가 이 책의 원제라고 한다. 정신병원을 찾은 환자가 우산을 들고 모퉁이게 가만히 쪼그려 앉아 있었다고 한다. 기이한 행동에 모두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지만, 아무도 왜 환자가 그런 행동을 하는지 알수가 없었고, 이러지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한 의사가 우산을 들고 환자를 따라 쪼그려 앉았다고 한다. 그러기를 한 달, 환자가 드디어 입을 열었단다. "저기..... 당신도 버섯인가요?" 그렇게 말문을 연 환자는 버섯도 잠을 잘수 있다, 버섯도 약을 먹을수 있다라며 호응해주는 의사와 함께 열심히 잠도 자고 약도 먹으면서 치유했다고 한다.


정신 질환에 대한 불충분한 이해로 오해가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부 미디어에서는 스토리를 위해 정신 질환을 과장해 표현하기도 하고, 언론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정신 질환이 타인에게 주는 피해를 확대해서 보도하기도 합니다. 그 때문에 정신질환과 질환을 가진 환자들은 점차 악마화되었고, 대중들은 오해 속에 공포심을 갖기 시작했죠. 안 그래도 설 곳이 좁았던 정신 질환 환자들은 한걸음 더 밀려나게 된 것입니다.(p.8, 9)


정신질환도 그저 감기처럼 몸이 아픈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나도 당연히 맞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가끔 전철에서 이상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우선 겁이 나긴 한다. 그리고 때론 조현병 환자들이 범죄를 저지르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가 관심을 갖고 치료를 받는다면 병이 회복되고 나면 다 똑같은 삶을 살게 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우리가 조금만 더 너그럽게 그들을 바라봐 주고 지속적인 치료를 할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한다면 함께 어울려 살수 있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많은 에피소드 중에 <호두나무의 약속>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저자의 어린시절 소꿉친구인 구이즈는 태어나자 마자 아빠를 사고로 잃었다. 그런데 그 시절 과부에 대한 시선이 그리 좋지 않아 사고로 남편을 잃었지만 이를 과부상이네, 역귀네 하는 말들이 오고 갔다고 했다. 구이즈 또한 아빠 없는 아니라고 놀리기도 했다고 한다. 아니 이것이 왜 놀림을 받아야만 하고 지탄을 받아야만 하는가. 그런데 종종 자신을 무시하던 사람들을 향해 구이즈의 엄마인 천아주머니가 평소엔 온화했던 분이 남편에게 빙의라도 된 듯 변하더란다. 그를 보고 사람들은 귀신이 씌었다며 더 멀리 했고 소문이 안좋게 나자 갑자기 구이즈와 천아주머니는 마을을 떠났다고 한다. 어른이 된 저자는 정신과 전문의가 되고 나서야 천아주머니는 악귀에 씐것이 아니라 히스테리성 빙의로, 흔한 히스테리성 발작 중 하나라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천아주머니가 재앙을 부른다는 역귀가 되었던건 무지몽매한 시대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시대는 변했다. 하지만 변하지 않고 예전의 무지몽매함을 지닌 사람들이 많다. 우리가 올바르게 성장하고 건강한 생각을 가졌다면 사고로 아빠를 잃은 아이에게 아빠가 없다고 놀리지도 않을 것이고, 얼굴이 보이지 않는 인터넷 세상에 산다고 함부로 대하지도 않을것이며, 믿음을 주는 사람들에게 배신하지 않을 것이다.

괜히 이야기가 어둡게 흘러 온것 같지만 이 이야기는 유쾌하게 재미있는 이야기들도 많다. 제목처럼 정말로 이런 의사는 처음이다.


"우리는 신이 한 입 베어 문 사과처럼 누구나 결점을 갖고 있다.

만약 그 결점이 비교적 크다면 그것은 신이 특히나 그 사람의 향기를 좋아했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와이하다
선현경 지음, 이우일 그림 / 비채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와이 한번 하실래요??" 이 물음에 절실하게 "네!"를 외치고 싶다.

아마 내 나이가 그런 나이인가보다. 휴식이 필요한 나이.. 사회생활을 한지 20여년이 넘어가면서 이젠 조금씩 휴식이 절실해진다. 나름 가족과 여행도 가기는 하지만 그게 어디 휴식인가. 우리 가족의 여행은 전투적일뿐 아니라 온전히 나만의 휴식을 갖기에 매우 힘든탓도 있다. 짧은시간에 많은것을 보고 즐기는 그런 일상을 벗어난다는 여행만 했지, 낯선곳에서 이렇게 오랜 이방인 아닌 삶을 살아본 적은 아직까지는 없었다. 또한 아무래도 앉아도 꼬박꼬박 통장에 생활비가 입금이 된다면 한달이든 1년이든 어디론가 훌쩍 떠날텐데, 나처럼 평범한 사람, 게다가 일을 한만큼 댓가를 받는 프리랜서로서는 감히 상상해볼수 없는 그런 생활이 아닐까 싶다. 지금 내 주무대를 떠나서 외딴곳에서의 삶은 정말로 경력단절로 이어지면서 아마 남은 생은 안봐도 그려질만 하다. 다만 이제 원하다면 조금더 시간이 지나고 은퇴를 한다면 그제서야 나도 어디론가 가서 한달정도 혹은 1~2년정도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곳이 내가 좋아하는 제주여도 좋고, 아니면 정말 필자들처럼 다른 나라 휴양지여도 좋을것 같다. 하나 아쉬운점은 필자부부처럼 역동적인 파도타기 같은것은 할수 없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체력이 따라 주지 않을것도 같다. 어쩌면, 내 취미가 역동적이지 않고 책을 읽는다거나 십자수를 한다든지 하는 정적인것이 많아 다행이라고 할수도 있겠다.


야자수나무가 그려져 있는 표지(? 껍데기)를 살짝 들춰보면 원책도 꽃무늬가 있어서 참 예쁘다. 게다가 가볍고 에세이같은 이야기가 참 매력적이다. 추리스릴러를 좋아하는 내게 어울려 보이지 않을것 같긴 하지만 나름 이런 책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리고 마치 일기를 써나가듯이 자신들의 일상을 나열한 것이 보는이로 하여금 편안함을 갖게 해준다.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살아가는 나로서는 느낄수 없는 에피소드들.. 이를테면 카이마나 해변(Kaimana Beach)에서 철퍽철퍽 물에오르는 물개 한마리. 수영하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유유히 해변으로 올라오더니 찜질방 나들이 온 아줌마처럼 자리를 잡고 드러눕더란다. 다소 낯선 모습이라 사람들이 주변에 모일법도 한데 안전요원들이 달려 오더니 접근금지 명령 깃발을 주변에 꼽더란다. 그래, 바다가 만들어준 그 해변은 사람들만 사용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분명 자연은 모든 생명을 가진 이들에게 자신의 한켠을 내어주며 휴식을 즐기기를 바랄 것이다.


나는 필자를 이 책을 통해서 처음 만났는데, 남편을 지칭하는 말이 참 독특하다. 글속에 그를 이름 그대로 '우일'이라고 지칭한다. 가끔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귀에 거슬릴정도로 "오빠가, 오빠가~"를 남발하는 이들이 있다. 다른사람들은 괜찮을지 모르지만 난 별로...내가 아는 사람도 아닌데 남의 오빠를 그토록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들을 필요가 없지 않는가. 근데, 무척 독특하게 필자는 "우일은, 우일은"하며 남편을 칭한다. 한번도 그런 경우를 만난적이 없어서 그런지 색다르게 내게 다가왔다. 개구진 그림이 있었기에 더욱더 이 글이 편한했을지도 모르겠다. 이 부부의 환상적인 콤비덕에 하와이가 그리 멀지 않은 바로 우리 옆동네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도시에서 자란탓에 산과 바다로 들로 그렇게 여행을 가면 이런 곳에서 며칠은 좋지만 계속은 못살것 같다라는 말을 하곤 했다. 그건 그만큼 내가 편안한 세상에 찌들어서 금방에 영화관도 있어야 하고 교통도 편해야 하고... 등등 그래서 이것들을 모두 놓고 떠나는 것을 선호하지 않았던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테라스에 나서면 파란 바다를 볼수 있는 곳에 커피한잔 들고서 바람을 맞으며 그렇게 책을 읽는 삶을 꿈꾸기도 하다. 지금은 아니더라도 조금더 시간이 지나면 그런 삶을 지속적으로 아니더라도 한달, 두달 그렇게 지낼수 있는 그런 시절이 오지 않을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