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퍼 생각학교 클클문고
고정욱 지음 / 생각학교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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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욱 작가님의 대표적인 작품이 "까칠한 재석이"시리즈다. 아닌가? 내가 고정욱 작가를 이 "까칠한 재석"이 시리즈로 알게되었다. 딸아이가 아주 좋아하는 시리즈이기 때문이다. 늘상 이 책 재밌으니 읽어보라 했지만, 다른 책들에 밀려서 내가 읽은 작가의 첫 책은 바로 이 책이 < 점퍼 >가 되었다. 아무래도 딸아이의 조언대로 "까칠한 재석이"시리즈를 읽어야겠다.

창식이는 오산중학교에 다닌다. 아빠는 회사의 비리를 보고 참지 않았고, 그로 인해 따돌림을 당했다. 이 사실을 견디기 힘들어 아빠는 술을 마시기 시작했고, 직장도 그만두었으며, 엄마와 이혼했다. 급기야 알코올성 치매 초기라는 판정도 받았고, 몇달째 보지 못했다. 할머니는 폐지를 주워 창식이와 생활했지만, 월세도 밀려 집주인에게 연신 미안하다며 머리를 조아리신다. 간만에 술에 잔뜩 취해 돌아온 아빠를 보자 창식은 아빠에게 화를 내버리고 집을 나와버렸다. 정말로 짜증이난다. 제발 세상에서 사라져버리라고 소리친다.

누군가 낯선 목소리가 창석이를 깨운다. 어서 학교에 가야한다고 한다. 여기가 어디지? 창석을 깨우는 아이는 소월이란다. 김소월..뭐라고? 우리가 아는 그 김소월??? 주문을 외듯 세상에 꺼져버리라고 외치던 창석은 과거로 가버렸다. 일제강점기 시대에 북한이란다. 게다가 창석의 옆에는 김소월, 백석, 이중섭까지 있다. 그들과 보내는 창석의 두달간의 이야기가 펼쳐지게 된다.

백석은 얼마전에 읽은 책에서 평안도 정주가 고향인 것을 알았지만, 김소월과 이중섭까지 같은 오산학교 출신인지는 몰랐다. 실존인물들이 등장할 때마다 검색해보다 보니, 책을 읽으면서 무언가 새로운 것을 알아가게 되는 즐거움이 있다. 다들 이미 알고 있는데 나만 모르는건 아니었는지 모르지만. 평소 창석이는 애초에 힘이 없어 일본에게 먹힌 것이 잘못이지, 먹히고 나서 맛설 힘이 없으니 괜히 예술로 저항했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당시로의 시간여행에서 창석이 보고 느낀것이 많아지게 된다. 사실, 일제강점기 때 독립운동에 나이 어린 학생들도 많이 참여했다. 하지만, 지금의 학생들을 보면 당시의 아이들과 많이 다르다고 생각했었다. 과연, 같은 상황이 된다면 지금의 아이들은 독립을 위해 행동할 수 있을까라고 말이다. 하지만, 같은 나이에도 환경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볼 수가 있다. 누군가는 그랬다. 지금의 청소년들도 만약 그런 상황이 온다면 같이 일어설 수 있는 저력을 가진 아이들이라고. 창석이도 그렇게 변모해가는 모습을 보면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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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처럼 이렇게 생기면 말이죠, 그냥 주어지는 걸 받을 수밖에 없어요 - P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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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판달마루와 돌고래 생각학교 클클문고
차무진 지음 / 생각학교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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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연주에 탁월한 재능이 있는 슬옹. 슬옹은 예술 중학교를 졸업하지 않고, 백합원(국립 백합예술원 영재 아카데미)에 입학했다. 루간스키 교수는 그의 재능을 알아봤고, 쇼팽 콩쿠르에 입상한 슬옹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하지만 다른 이들로부터는 눈엣 가시같은 취급을 당하게 되었다. 그렇게 시작된 갈등으로 급기야 슬옹은 백합원의 가장 비싼 피아노를 방망이로 부숴버린다. 이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교수님과 아빠는 노력 덕분에, 백합원에서 퇴학당하지 않아도 되었다. 다만, 낙도 아이들을 가르치는 사회봉사 기간이 주어졌다. 그래서 가파도로 내려오게 되었다.

세계를 위협하는 '마린 포지 바이러스'로 인해 슬옹은 엄마를 잃었다. 아빠는 슬옹이 부순 피아노값을 변상하기 위해 신체를 기증하고 AI가 되었다. 슬옹은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우승해서 상금으로 아빠의 신체를 찾겠다는 계획을 세운다. 그 무렵 만난 '새우탕'을 좋아하는 외계인 판달마루를 만나게 된다. 판달마루는 자신이 지구를 침략하러온 판-타노 행성의 일원이라고 한다. 그들의 침략을 막고 있는 것은 돌고래라고 한다. 하지만 돌고래의 개채수는 줄어들고 있고, 판-타노인들은 이제 지구를 전멸시킬 계획에 돌입했다고 슬옹에게 알려준다. 과연 지구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그다지 멀지 않은 미래의 이야기이다. 그래서 현실성이 없어 보이기는 하지만, 판달마루만 빠지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라고 본다. 지난 몇년간 우리는 코로나로 인해 활동을 멈추어야만 했다. 그런데, 인간이 활동을 멈추고 난후 자연은 회복의 기회를 맞이했다. 히말라야 산이 보이기 시작했고, 베네치아에는 60년만에 돌고래가 돌아왔다는 소식도 접할 수 있었다. 지구 역사상 최대의 적은 인간인 것 같다. 자연이 주는 고마움을 느끼지 못하는 어리석음, 자신만을 아는 이기심. 판달마루에게 보이는 지구의 아름다움을 우리는 왜 보지 못하는 것일까. 인간이 편해질수록 지구는 자꾸만 병들어 가는 것 같다. 이방인이 지켜주고 싶어하는 지구의 아름다움, 그 소중함을 우리는 이제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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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면술사의 시대
이석용 지음 / 팩토리나인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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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스 구트(Alles Gut), 독일 격언 '끝이 좋으면 다 좋아'에서 가지고 온 것이다. 고령의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행복한 임종을 암시하도록 최면을 시술하는 복지정책의 일환이다. 그런데 말이다. 끝이 좋으면 다 좋은게 정말로 맞는 것일까. 아직 끝을 맞이하지 못해서 잘 모르겠다. 나라면, 삶이 행복했다기 보다 죽는것에 대한 두려움을 잊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나의 그동안의 삶이 어찌되었든 간에 모든 걸 다 이루었다, 만족감이 높은 상태로 이세상을 떠나게 된다면, 어쩜 그동안의 삶이 부정 당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T는 복지 최면술사 중에서도 꽤 엘리트 최면술사이다. T레벨은 최면술사로서 꽤 높은 레벨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이름보다는 공리청에서 지어준 다소 도서관 청구기호처럼 딱딱한 이름을 부여받지만, T 레벨은 그가 유일했기에 그는 그냥 'T'라고 부른다. T의 새로운 부임지에서 첫번째 시술자였던 할머니가 육교에서 떨어져 사망했다. 마지막 표정이 행복했던 것으로 보아 '알레스 구트'를 이뤄냈음이 충분했다. 하지만 뭔가 찜찜한 기운을 떨칠수는 없다. 사실, 할머니는 처음부터 최면에 호의적이지는 않았다. T는 조금씩 의문점이 들기 시작했다.

노년층을 위한 복지라는 개념에서의 '최면'이라는 것이 꽤 독특한 소재이다. 당사자가 전혀 기억하지 못했던 것을 이끌어내거나 혹은 전생의 기억까지 이끌어내곤 하는 것을 종종 방송을 통해서 보기는 했지만, 과연 저게 가능할까라는 생각도 안한건 아니다. 그런데 왜 꼭 고령의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것인지.. 아마도 모든 노인을 대상으로 하겠지만, 그래도 저소독층이 피술자의 주대상이 되긴 할 것 같다. 어찌보면 원래의 의도대로 사용이 된다면 긍정적인면이 더 높을수는 있겠으나, 소설 속 이야기에서는 부작용들이 드러나게 된다. 부작용들이 수면위로 올라오기 시작할 때, 왜 사람들의 욕심은 끝이 없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 속이나 현실에서나 누군가의 욕심 때문에 제도들이 제대로 빛이 발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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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 않고 어른이 되는 법
강지영 지음 / 북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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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한 소녀가 있다. 인생 7회차를 살고 있는 송재이. 새로 태어나면서 전생의 기억을 갖고 있는 아이이다. 그런데, 생이 반복되면서 하나 바뀌지 않는 것은 같은 부모에게서 같은 날 태어난다는 것이다. 다시 생을 살게 되면서 전회차에서 겪게 될 위험에 대해 조심하면서 생활하게 된다. 2회차 생을 살때, 재이의 부모는 그녀를 집근처 소아청소년상담센터를 찾아간다. 자꾸만 환생이나 죽음을 입에 담는 재이가 걱정이 된 것이다. 다행히 조현병은 아니라고 했다.

여기 한 여자가 있다. 소아청소년상담센터를 운영하는 정소영. 그녀는 세상의 종말을 맞이했었다. 바로 재이의 죽음이 맞이한 종말에서 모든 것이 리셋되었을 때 오직 그녀만이 리셋되지 못했다. 소영이 자연스레 나이가 들어가기 위해서는 재이가 제대로 성장해야한다. 하지만 재이는 계속해서 죽음을 맞이했고, 소영은 서류상의 나이에서 자꾸만 멀어지게 된다.

이 이야기는 꽤 독특하다. 한사람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계속 반복되는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한사람은 계속해서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 재이의 삶이 반복될수록 소영을 그녀가 무탈히 살아갈 수 있도록 자신을 희생하면서 위험이 될만한 모든 요소를 제거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이 책의 마지막을 읽을 때 문득, "한 아이를 키우려먼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맹수여도 어린시절에는 많은 위험에 노출이 된다고 한다. 그래서 새끼들은 귀엽게 생겨서 다른 존재로부터 측은지심을 불러일으키며 자신을 보호 받게끔 한다고 한다. 그만큼 많은 이들의 보호가 필요한 시절들을 우리는 지내며 어른으로 거듭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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