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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 않고 어른이 되는 법
강지영 지음 / 북다 / 2024년 9월
평점 :
여기 한 소녀가 있다. 인생 7회차를 살고 있는 송재이. 새로 태어나면서 전생의 기억을 갖고 있는 아이이다. 그런데, 생이 반복되면서 하나 바뀌지 않는 것은 같은 부모에게서 같은 날 태어난다는 것이다. 다시 생을 살게 되면서 전회차에서 겪게 될 위험에 대해 조심하면서 생활하게 된다. 2회차 생을 살때, 재이의 부모는 그녀를 집근처 소아청소년상담센터를 찾아간다. 자꾸만 환생이나 죽음을 입에 담는 재이가 걱정이 된 것이다. 다행히 조현병은 아니라고 했다.
여기 한 여자가 있다. 소아청소년상담센터를 운영하는 정소영. 그녀는 세상의 종말을 맞이했었다. 바로 재이의 죽음이 맞이한 종말에서 모든 것이 리셋되었을 때 오직 그녀만이 리셋되지 못했다. 소영이 자연스레 나이가 들어가기 위해서는 재이가 제대로 성장해야한다. 하지만 재이는 계속해서 죽음을 맞이했고, 소영은 서류상의 나이에서 자꾸만 멀어지게 된다.
이 이야기는 꽤 독특하다. 한사람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계속 반복되는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한사람은 계속해서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 재이의 삶이 반복될수록 소영을 그녀가 무탈히 살아갈 수 있도록 자신을 희생하면서 위험이 될만한 모든 요소를 제거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이 책의 마지막을 읽을 때 문득, "한 아이를 키우려먼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맹수여도 어린시절에는 많은 위험에 노출이 된다고 한다. 그래서 새끼들은 귀엽게 생겨서 다른 존재로부터 측은지심을 불러일으키며 자신을 보호 받게끔 한다고 한다. 그만큼 많은 이들의 보호가 필요한 시절들을 우리는 지내며 어른으로 거듭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