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속눈썹에 걸린 세상 - 허허당 인생 잠언록
허허당 글.그림 / 북클라우드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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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이 책을 보았을때 저자의 이름을 보고 피식 웃고 말았다. 하지만 "깨달음은 결코 찾아서 찾아지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비워 버리면 스스로 찾아오는 것"이라는 깨달음 뒤에 '비고 빈 집'이란 뜻의 '허허당'으로 이름을 바꾸셨다는 것을 알고 얼마나 내 자신이 우메함을 느꼈는지..자칫 깨달음을 얻고자 수행을 하시는 분께 이 어리석은 중생이 누를 끼친것은 아닌지 나 스스로를 반성했다. 문득 스님께서는 나같이 성급한 사람을 깨우치시려 법명을 바꾸신건 아니실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이 책안에 들어있는 스님의 말씀들이 어느 하나 가슴에 와닿지 않는 것이 없다. 아마도 요즘의 내 상황이 그러했기 때문이 아닌가. 스님의 깨달음 대로 모든 것을 비워 버린다면 스스로 찾아올것을 나는 미처 버리지 못하고 억지로 쫓아 잡으려는 욕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더 화가 나기도 하고, 불안한 미래에 대해 조바심을 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 아무리 세상이 아름다워도 그대 마음이 아름답지 않으면 모두 헛것이다 " 마치 나를 콕 집어 스님께서 내 인생에 조언을 해주시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는 충분히 알고있다. 지금의 내 마음은 그리 아름답지 않다는 것을.. 그렇기때문에 나는 참으로 삐닥하게 서서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살며시 눈을 뜨고 그대 속눈썹에 걸린 세상을 보라 모두 사랑하고 싶지 않은가 " 아직은 모두 사랑하고 싶지 않을지언정 내게 가장 필요한 것은 스님 말슴대로 살며시 눈을 뜨고 내 속눈썹에 걸린 세상을 바라봐야만 할것 같다. 또 스님처럼 마음을 모두 비워봐야 되지 않을까 싶다.

 

가끔 책을 읽다보면 저자가 담고싶어 하는 내용들이 나의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어지는 것을 느낄때가 있다. 어떤 경우에는 남들은 그냥 지나치는 부분에서 나는 눈물을 흘리고 있다든지, 또 어떤 이들을 매우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는 부분에서 나는 그냥 쌩하고 지나쳐버리는 경우가 있다. 그런게 진정한 책읽기의 묘미가 아닐가 싶다. 더더군다나 이렇게 짧은 글귀에 담긴 이야기는 한번만 읽어버리고 덮어두기에는 정말로 아쉬울때가 많다. 게다가 이 글은 깨달음을 얻으신 스님의 글귀들이 아니던가..

 

"쉬어가라, 세상 그리 바쁘지 않다" 라는 스님의 말씀이 오늘은 유난히도 내 마음속에 긴 울림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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